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창선 Jan 15. 2018

온라인의 브랜딩: 커버 이미지 통일이 능사가 아니니까

무작정 퍼런색으로 통일시킨다고 다는 아니예요.

흔히 트리플미디어 전략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어요. 미디어를 행위자의 목적에 따라 분류해놓은 것이죠.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 는 유입, 노출, 전환의 과정을 목적으로 유료진행되는 매체를 말해요. TV광고나 DM, 인쇄물, 지하철/버스광고, 엘리베이터에 빙글빙글 나오는 디스플레이 광고등이 이에 해당하죠.


언드 미디어(Earned Media)는 대표적으로 바이럴과 보도자료 등이 있겠네요. SNS를 통한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이에 해당합니다. 주로 브랜드의 충성하는 고객들의 확보와, 영향력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성되는 TAT(Talk about this)를 목적으로 합니다. 온드미디어와는 약간 차이가 있는데 온드미디어가 노출을 메인으로 한다면 언드미디어는 대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사람에 의해 사람에게 퍼져나가는 것이 언드미디어의 특징이죠.


온드 미디어(Owned Media)는 자체적으로 지니고 있는 채널. 그러니까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채널, 앱 등을 의미해요. 물론 소셜미디어는 온드미디어를 포함한 위 2개의 미디어 모두에 걸쳐있긴 하지만, 주로 맞춤형 콘텐츠나 제작 이후 디지털 자산이 될 수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는 카드뉴스나, 이러한 브런치 콘텐츠, 또는 영상콘텐츠 등등이 되겠죠.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미디어를 설명한 까닭은 각각의 미디어채널에 대해 업무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페이드가 불특정다수에 대한 직접적인 매출과 유입을 목적으로 한다면, 언드미디어는 소수군집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운영의 특징이 있어요. 직접적인 매출보단 긍정적인 이미지와 원하는 표현들이 등장할 수 있게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죠. 반면 온드미디어는 브랜드의 색을 드러내고 직접적인 매출발생보단 브랜드이미지 구축과 아이덴티티 형성에 좀 더 포커싱되어 있어요. 더불어 우리만의 콘텐츠를 '자산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세 미디어 모두 브랜딩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비쥬얼브랜딩이라고 하면 흔히 온드미디어를 통한 아이덴티티 구축을 우선적으로 떠올릴 수 있어요.


무슨 설날명절 선물세트같이 온드미디어는 대부분 정형화된 세트로 움직입니다.


웹/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앱)

이런 식으로 말이죠. 흔히 처음에 비쥬얼브랜딩 기획을 하면, 우선 온드미디어의 컨셉부터 통일시키는 것을 생각하곤 해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어찌보면 잠재고객이나 구매의사가 없던 외부인들이 제일 먼저 접하는 채널이 될 테니까요. 색깔을 확! 보여주고 기억에 남기고 싶겠죠.


그래서 많이들 하는 행동이 '온통 똑같이 맞추기' 더군요.


아무래도 브랜딩! 하면 이런 스테이셔너리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맞습니다. 비쥬얼은 분명 통일 되어야 함이 맞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통일시킬 것인가에 대해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보통 디자인 요소가 확 드러나는 곳은 3가지입니다.


"웹랜딩페이지"

"블로그배경"

"페이스북 페이지커버"


그래서 보통 페이스북페이지와 블로그를 통일시키고, 프로필사진도 똑같이 맞춥니다. 근데 이게 또 마냥 좋아보이진 않는달까요. 보통 사람들은 무언가를 인식할 때 맥락을 통해 이해하려고 합니다. 왜 이게 이런 모양인지, 왜 커버가 이런지 등등 그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 쉽게 이해가 되죠.


이게 우리 로고니까 어서 나를 쳐다봐 이 자식아!!!


라는 식의 뜬금포 노출은 사실 별로 기억에도 안남을 뿐더러 통일되었다고 해도 '그래서 이게 뭔데?' 라는 의문만 남기게 됩니다.



페이스북


이미지와 텍스트는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야 하고 각각의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서로를 보듬어야 합니다.

아래의 이미지는 Raize GLS의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페이지에 들어왔을 때 왼쪽의 로고가 보이죠. 그리고 왼쪽엔 심플하게 캐치프라이즈가 있습니다. 추상적인 캐치프라이즈이지만, 레이즈의 로고에 존재하는 화살표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문구죠. 마치 로고를 풀어 설명해놓은 듯한 구성입니다. 전체적인 통일감은 컬러톤으로만 맞추었어요.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삼분의일 페이지도 그러합니다. 로고에 대한 내용을 커버이미지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죠. 보통 그래서 로고와 캐치프라이즈는 서로를 압축/풀이하는 관계에 존재해야 합니다.


페이스북 콘텐츠를 구성하는 방법도 그렇습니다. 전체적인 콘텐츠를 꼭 브랜드컬러에 완벽하게 통일시킬 필욘 없습니다. 물론 보기엔 이쁘겠지만 굳이 안해도 될 일이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을 더 기울이도록 합시다. 대신 스낵콘텐츠가 아닌 브랜드를 소개하는 콘텐츠일 때는 브랜드컬러를 활용해주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건 있더군요. 물론 삼성은 파란색, LG는 빨간색, 카카오는 노란색, 네이버는 초록색 등. 색으로 명확히 기억나는 브랜드들이 존재하긴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주요컬러들은 이미 대기업의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숙히 잡혀 있습니다. 어떻게 생긴지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어도 색 정도는 금방 기억 나잖아요.


스타벅스? 맥도날드? 농심로고? 애플? 배달의 민족? 쿠팡?


대략 어떤 색인지 다들 떠오르시죠?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겨우 시작한 우리 작은 브랜드가 색으로 기존정보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색상정보는 그런 대기업로고 이외에도 너무도 많아서 색으로 우릴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암청색은 우리 브랜드!!! 인디안브라운옐로우는 우리 브랜드!!! 라는 식으로 지정할 순 없잖습니까. 보통 색상은 브랜드 가이드에 의해 다양한 서브컬러를 활용하고 심볼과 캐치프라이즈를 활용하여 연계이해시키는 쪽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이런식으로 컬러 바리에이션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미리 설정하고 심볼릭으로 승부를 보는 거죠. 훨씬 다양한 채널에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애시당초 브랜드가이드를 만들 때 이러한 범용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컬러 바리에이션이 가능해지면, 콘텐츠 특성에 따라 시즈너블하게 움직일 수도 있고 테마에 따라 확장시킬 수 있어서 브랜드의 유연성이 훨씬 강력해져요. 색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요. 그것 말고도 다양한 방법은 많습니다.



블로그


블로그의 경우엔 요즘 배경화면 등에 엄청 집착하는 경향이 있던데... 실상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보통 블로그는 포스팅을 중심으로 보기때문에 포스팅 콘텐츠에 더 공을 들이는 쪽을 추천합니다.

마이크임팩트의 블로그인데, 사실 뭐 별 건 없습니다. 플랫한 컬러에 그냥 여백으로 깔끔하게 뺐죠. 블로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이렇게 깔끔한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블로그메인을 들어와 클릭클릭해서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포스트 콘텐츠에 삽입되는 사진이나, 문장, 내부삽입 이미지에 더 신경써 보도록 해요. 블로그는 사진과 글의 적절하고 찰진 조합이 훨씬 중요하니까요.



랜딩페이지


랜딩페이지는 그냥 깔끔하게 가는 것을 추천하되,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제발 UX에 더 신경썼으면 합니다. 요즘 어느정도 예쁜 랜딩페이지라고 하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긴 합니다. 워낙 유행도 있고 모듈화되어 있는 요소도 많고 테마형, 드롭앤드래그 방식의 자체제작 사이트가 워낙 많으니까요. 그래서 어느정도 웹사이트 디자인이 평준화 되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온라인 계약업체인 '모두싸인'의 랜딩페이지입니다. 단순한 구조이지만 스크롤을 내리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모두 담았습니다. 디자인이야 깔끔하면 됩니다. 웹페이지가 눈요기하려고 들어오는 곳은 아니잖아요. 한 번에 보고 내가 가고싶은 것을 빠르게 찾을 수 있으면 됩니다. 맞아요. 대표인삿말같은건 별로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연혁이나 등등도 딱히 중요하지 않습니다. 웹기반 서비스면 어떤 서비스인지 빨리 소개해주고 얼마인지 알려주면 됩니다. 그래서 디자인자체보다 상단메뉴나 스크롤효과, 마우스오버 등 행동과 인지영역에서 더 고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카오의 메인 페이지입니다.카카오하면 노란색이 떠오르지만, 홈페이지가 노란색으로 쳐발쳐발 되어 있진 않지요.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에만 포인트 컬러로 브랜드컬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뭐 대단한 구성이나 놀라울 것도 없어요. 얼추얼추 비슷한 내용입니다. 공홈인 만큼 사업영역 소개가 메인이고 사람들이 제일 많이 궁금할 인재영입파트에 포인팅을 주었습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딱히 초록색으로 난리를 쳐놓진 않았죠. 여기서 가장 궁금한 서비스영역과 채용정보를 가장 상단에 걸어놓았어요. 아래 칼럼은 좀 뭔가 난잡하긴 하네요. 하지만 그냥 뭐 엄청나게 대단한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그냥 웹페이지 느낌이죠.


제가 자주 즐겨마시는 쥬스솔루션 홈피는 다 좋긴 한데, 폰트 크기도 그렇고 상단메뉴의 구분도 좀 아쉬운 느낌입니다. 고객입장에선 뉴스같은거 별로 안궁금하거든요. 차라리 Price탭이나 Order탭을 걸어놓고 좀 더 가독성 좋은 폰트를 썼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스크롤 안내린 전면화면 상태에서 보여지는 정보가 너무 없어서 결국 배너를 지우고 밑으로 스크롤을 내려야 정보를 볼 수 있어서 1차행동단계를 아쉽게 그냥 날리는 느낌이예요.(하지만 맛있으니 괜츈)




뭐 간략하게 살펴보았는데, 중요한 건 이런 겁니다. 미디어채널을 무작정 우리 색으로 도배한다고 브랜딩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예요. 로고를 사방팔방 널브러뜨리는 것도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프로필과 커버이미지, 콘텐츠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야 해요. 맥락이 훨씬 중요하죠.


블로그는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백투더베이직같은 뻔한 소리겠지만, 고객들의 살갗에 직접닿는 곳이 부드러워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내복은 안감이 부드러워야 합니다. 포장지가 예쁜건 의미가 없죠. 랜딩페이지도 그렇습니다. 목적자체가 미술감상용이 아니니, 원하는 목적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쉽게 달성할 수 있으면 됩니다. 브랜드 통일이란 건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디자인으로 쫙 라인업하는 게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비슷한 톤의 '경험'을 주는 것이죠. 난잡한게 브랜드컨셉이라면 뭐 그럴 수 있겠지만, 랜딩페이지는 깔끔한데 페북은 막 병맛콘텐 느낌이고 블로그는 막 사용후기 느낌이 그득하면 도대체 여긴 뭐하는 곳인지 혼란스럽습니다.


브랜딩의 핵심은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어디에 있어도 내 색깔이 변하지 않는 겁니다. 잡스가 청바지에 터틀넥만 입긴 했지만, 그걸 벗고 코트에 구두를 입고 나온다고 해서 못알아보진 않을 거예요. 의미없이 보여주는 이미지보단 맥락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미디어채널을 구축해보도록 해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