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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esprit Feb 06. 2016

디자이너들의 여행_출발

출발


2014.8.28_ 꿈에 그리던 유럽 여행기 출발


일 년 전부터 디자이너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하고, 여름휴가를 포함한다고 해도 길게 2주동안 회사를 비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또 닥치면 된다는게 세상일인가 보다. 업무에 대한 걱정 반, 주위의 부러움 반을 등에 업고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고대하고 기다리던 여행이지만, 바쁜 업무 탓에 준비기간의 즐거움은 느낄 사이도 없이 어느새 공항에 서 있는 나를 우리를 발견한다. 면세점에서 간단히 독일 독거남 동준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고 커피를 마셨다. 오늘은 날씨조차도 화창한 초가을 분위기, 잘 다녀오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들린다.  


이동하는 기내에서 잠을 잘 못 자는 습성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12시간의 긴 비행을 시작한다. 잡념을 주저리주저리 담을 아이패드와 키보드, 은희경 작가의 소설 한 권. 이제 비행기는 가뿐하게 구름 사이를 더듬어 가는 중이다. 옆에 디자이너들은 모두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조용하다. 오직 비행기에서 나는 엔진 소음뿐. 




여행은 많은 메시지와 경험, 새로운 사고를 자신에게  가져다준다.

어릴 적부터 그리고 디자인을 시작하고부터 늘 동경의 대상이던 유럽, 그중 파리와 독일이 이번 여행지가 된 것은 아마도 직업이 주는 동기가 큰 것 같다. 다음 목적지를 다시 유럽으로 잡는 것도 그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을 준비하며 일정과 경비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었고, 여행 전날까지도 이런저런 문제들로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꽤 괜찮은 일정이 되어주리라 기대해 본다. 

인생에서 대부분의 것들을 남보다 빠르게 배우고 경험하던 내게 유일하게 늦게 찾아온 것들, 대학, 결혼, 그리고 여행이다.  어느새 인생의 반을 달려왔고 지나온 시간들을 조금씩 마무리하고, 다음의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가게되는 이 여행을 기점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하겠지.   



현재, 비행기는 모스크바를 지나고 있고 38000피트 상공을 날고 있다. 오늘 하늘과 바람은 평화롭고 조용하고 비행은 한가로우며 안전하다. 발밑에선 평화로운 북유럽 스칸디아비아 반도의 농촌이 펼쳐지고 있다. 어쩌면 지형도 그들의 디자인을 반영하듯 단조롭고 군더기가 없이 정리되어 보인다. 

이제 풍경은 구름 사이로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중간중간 아름다운 구름과의 조우를 즐기며 나는 이 비행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런던의 희뿌옇고 스모키 한 공기를 맛보기를 기대하면서. 비행 속에 멈춰진 12시간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마치 잠시 멈춰진 시간 속을 거닐다 내려가는 느낌이다.  이 비행은 오래된 영국 항공기의 쾌쾌하고 쌉싸름한 감각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영국항공은 탠저린사의 이돈태 대표의 디자인으로 무척 친숙한 항공사다. 기울어가던 영국항공이 재기하는 데 큰 영향을 준 디자인의 좋은 예라고 볼수 있다. 그 좋은 디자인은 비즈니스 클래식에서 적용된 부분이라 지나가면서 슬쩍 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애플 디자인의 아이콘인 조너선 아이브가 탠저린 출신이고, 최근 자신들만의 전략과 노하우를 공개하는 책도 세상에 나온 것을 보면 저력이 있는 회사임에는 틀림이 없는듯 하다. 

히드로 공항에서 우린 잠시 머물렀다가 베를린으로 이동한다.


쉬지 않고 달려온 나에게 주는 달콤한 2주간의 휴가가 어떤 기억을 남겨줄 것인지,  나조차 알지 못했던 숨겨진 모습을 보게 될지 또는 서로의 감정으로 위기를 겪을지 모든 게 아직은 드라마틱하게만 다가온다.

나는 신나게 어김없이 미친 듯이 즐길 준비를 맞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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