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차
밥 따로 물 따로 먹기 시작한 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면서
기존에 하던 8 체질 식단을 좀 느슨하게 했더니 바로 화장실 쪽에 변화가 생겼다.
밥 따로 물 따로를 하고 있을지라도
되도록 패스트푸드나 과자, 인스턴트식품은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금음 체질인 나의 8 체질 식단은 8 체질 중에서도 까다롭다.
우선 밀가루나 인공조미료, 설탕처럼 이미 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진 식재료가 해롭다.
커피와 차 같은 기호식품도 안 된다.
우유를 포함한 모든 육식이 금지되고, 그렇다고 채식이 다 좋은 것도 아니다. 감자, 고구마와 같은 근채류는 안된다.
사과, 배, 수박 같이 맛있고 구하기 쉬운 과일도 금지되고
메주콩이 맞지 않아서 된장이나 청국장도 먹어서는 안 된다.
가장 놀라운 것은 마늘조차 해롭기 때문에 웬만한 한국 음식은 사실 다 씻어 먹어야 한다는 점.
게다가 비타민 A, D, E까지. 도대체 무얼 먹고 사냐는 질문이 나올 법하다.
그래서 아무래도 밥 따로 물 따로를 함께 병행하다 보면
평소에 먹고 싶었지만 못 먹었던 것들이 너무 먹고 싶어 질 때 그 유혹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다.
밥 따로 물 따로를 하고 있으니 몸 상태가 + 상태일 것이고, 설령 금음 체질에 해로운 음식을 먹어서 - 상태가 될 지라도 결국 그 합은 0이 되어 크게 몸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화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오산이었다.
지난 7주간 3차례 정도 해로운 음식을 메인으로 섭취했는데 그때마다 화장실 상태가 좋지 않았다.
또한 두피나, 어깨, 등에 뾰루지가 나기도 했다.
결국 밥 따로 물 따로를 하더라도
당신이 무엇을 먹는가는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8 체질을 하지 않아,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밥 따로 물 따로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알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꾸준히 하고 있는데도 그 효과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매일매일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섭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금음 체질의 경우, 커피, 차, 밀가루, 설탕, 마늘 같은 음식은 특히 피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섭취하는 것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밥 따로 물 따로를 하면 좀 더 유연하게 8 체질을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근본적으로는 8 체질을 지키면서 밥 짜로 물 따로를 해야 내가 원하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음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맛있는 음식들은 몸에 나쁘고 내가 일단 그것들의 맛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먹어 버리는 날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안다.
그럴 때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억누르지는 말고
먹는 기쁨을 누리고,
몸의 컨디션이 살짝 내려갔을 때 왜 그런지를 파악하여
다음 식단부터 다시 잘 조절해주면 된다.
삶이란 원래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고
내가 할 일은 그럴 때 잘 대처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
100%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먹어선 안 되는 것을 먹었을 때 곧바로 회복하기 위해,
8 체질 식단과 밥 따로 물 따로를 하는 의미가 크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적고 꾸준히 할 수가 있다.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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