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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Nov 30. 2023

험지를 찾아 산기슭을 찾아 헤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1. 대기업에서의 조직개편 후에 일어나는 변화는 한번 쯤 볼만하다. 짝짓기 게임처럼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나서고, 리더들은 눈여겨 둔 직원을 섭외하러 다닌다. 불과 1~2주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합집산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을 봉석이처럼 하늘에 붕떠서 바라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2. 아직 쓰임새가 많은지 여기저기서 오라고 한다. 그런 제안에 아직 쓸모는 있는 존재구나를 느끼면서 안도한다. 팀에 재무적으로 기여를 했기에 팀을 떠날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오퍼가 왔다.


3. 그 오퍼는 험지 중의 험지다. 그 제안을 하신 상무님도 '강책임이 안오면 안되는데.. 교육 영역을 맡을 사람이 없는데.. '라고 간절히 바라면서도.. '험지 중에 험지'를 맡으신 고뇌가 가득했다. 상무님의 제안에 한두번 고민하다 함께하겠다고 했다.


4. 그 팀은 6,900명이나 되는 회사에서 단 3명 뿐인 팀이다. 얼마나 험지인가 ㅎㅎ 상무님이 그런 험지에 오겠다는 것을 미안해하셨는지 첫 티미팅에서 팀장 제안을 주셨다.


5. 팀장 안하고 싶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 특히 내년에는 미래엔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실제 그거 하기에도 벅찬 24년이 될 것이기에 자리를 원하거나 더 안정적인 조직을 찾고 싶진 않았다.


6. 왜 험지를 선택하는가? 5년 간의 팀장을 그만두고 느낀 점이 있었다. 자신의 가치와 능력은 자리에 무관하다는 사실을.. 언제나 회사를 떠날 수도 있고 언제나 조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명백한 그런 사실을 '조직에서, 회사에서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는 현실을


7. 그래서 혼자 할 수 있어야 한다. 홀로 산을 뒤져 사냥할줄 알아야 하고, 땅을 파서 우물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내 위치와 조직, 그리고 회사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8. 주어진 일에 열정적일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 감사하다. 그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너무나 고맙다. 회사를 떠나는 날 2023년은  가장 빛나는 한 해였다고, 2024년은 가장 중요한 것을 이룬 한 해였다고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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