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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14. 2024

차가 당신을 말해줍니다.

대리 기사님의 직업 구별법

  개인 사정상 차를 가져가지 못해 부득이 대리를 불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대리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게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혹시 공무원이세요?"

  제가 지금은 퇴직을 해서 공무원이 아니지만 옛날 공무원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얼굴에 공무원이라고 쓰여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아신건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제가 공무원이라고 생각했는지 물었습니다. 

  "직업마다 차량 모습이 다른데, 특히나 내부 모습이 다르죠."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몇 가지 직업의 내부 모습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1. 앞 좌석에 놓인 담배꽁초와 깡통

  유난히 담배를 피우는 분이 많은 업종이 있다고 합니다. 앞 좌석에 담배와 꽁초들이 항상 수북하게 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담배꽁초가 많이 쌓여있는 차는 대부분 사채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채업의 경우 고민이 많아서 그런 걸까요?

  

 2. 대시보드 위에 있는 책과 교재들

  차량에 대시보드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차량 앞자리 앞에 있는 약간의 공간이 있지요.

멋스럽게 장미 한 송이 올려진 대시보드는 운치가 있을 듯합니다.

  그 대시보드 위에 책과 교재가 많이 올려진 분들은 대부분 교사나 교수님이라고 합니다. 바쁜 수업으로 인해서 그런 걸까요? 대시보드나 좌석 위에 책들이 많이 올려져 있다고 합니다.


 3. 뒷자리에 쌓인 팜플렛과 상품들

  앞자리에는 장식이 많이 달려 있고 뒷 좌석에는 팜플렛이 놓여 있습니다. 가끔씩 상품도 보이고요. 뒷 트렁크에도 물품이 가득 들어 있는 차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직업일까요?

  보통 영업을 주업으로 하는 분들의 차는 이렇게 영업과 관련된 물품이 차량 앞 뒤에 들어 있다고 합니다.


  4. 특별한 장식 없이 내부가 비어 있는 경우

  제 차를 보고 왜 공무원이라고 했을까요? 제 차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습니다. 대시보드 위에 아무것도 올려져 있지 않고, 담배꽁초도 없습니다. 차에 특별히 다른 것을 추가한 부분이 없죠. 물론 귀찮아서 꾸미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대시보드 위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사고 발생 시 해당 물건이 날아와 부딪혀서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렇게 하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대리기사님은 이렇게 차에 장식도 없고 다른 물품도 없는 차는 공무원을 직업으로 가진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직업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하고 있나 봅니다. 직업을 바꾸려면 자신의 환경을 바꾸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직업이 차에 드러난 것이지만 차를 일부러 바꾸면 내가 하는 직업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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