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적자가 날 때가 아니다. 왜 손해가 나는지 모를 때다. 그때부터는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게 되고, 상대가 나를 속였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는 훨씬 단순하다. 원가를 몰랐기 때문이다.
마이닝 사업을 하며 시추를 맡긴 적이 있다. 처음에는 7억 원을 요구했다. 다른 곳을 찾아서 맡겼더니 그 곳은 5천만원을 요구했다. 그들이 내놓은 결과물은 비슷했다. 그 말은 사업을 맡긴 사람이 6.5억원을 손해 봤다는 뜻이다. 기술의 문제나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였다.
JETTY에서 맞은편 부두까지 이동하는 비용이 1년에 천만 달러 가까이 든다는 견적을 받은 적이 있었다.
배 한 척의 가격은 고작 60만 달러 수준이었다. 계산해 보면 한 달이면 원금을 회수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그때 사업주가 한 일은 화내는 것도, 흥정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원가를 계산했다.
기름값
배 리스료
유지비
그 순간부터 협상의 방향이 바뀌었다.
원가를 알면 상대의 마진이 보인다. 그리고 마진이 보이면 이제 협상의 주도권은 상대에게서 나로 돌아온다.선택은 내 몫이다.
받아들일 것인가?
구조를 바꿀 것인가?
다른 길을 찾을 것인가?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 선택도 할 수 없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디테일이 수익을 가른다. PIER와 JETTY는 종종 구분 없이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JETTY: 소형 선박 접안시설
PIER: 대형 선박 접안시설
JETTY를 만들면 될 것을 PIER로 불필요하게 비용을 과대하게 지출할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모르면 필요 없는 비용을 당연하듯 지불하게 된다.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의도적으로도, 무의식적으로도. 하지만 숫자는 그렇지 않다. 다만 해석하지 않으면 말해주지 않을 뿐이다. 원가를 아는 순간 사업은 감각의 영역에서 계산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초보는 “얼마에 팔 수 있을까?”를 먼저 묻는다. 반면 고수는 “얼마에 만들 수 있을까?”를 먼저 본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생각은 언제든 흔들린다. 반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계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원가를 모를 때는 결정 하나가 늘 두렵다. 하지만 원가를 알면 결정은 빨라진다. 이익이 남는지, 아닌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