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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라이더 Aug 15. 2018

감성 스크랩 #69

기억편





The snowman, PM 11:00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얼음 처럼 시린 겨울이 빨리 오길 바란다

기분이라도 내기 위해서

저번 겨울에 뭘 했는지 기억해 봤다

기억함과 동시에 그때를 불러오기에는

음악만한게 없기에 겨울에 자주 들었던

음악을 찾았다


그 겨울에 자기전 이불을 뒤짚어 쓰고,
추위를 녹이려 따뜻한 라떼를 마시면서,
창밖에 지나가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는 거리와 사람들을 보며, 

시린 겨울밤 촛불을 켜놓은 것 처럼 따뜻해보이는 야경을 보며, 

눈 내리는 순간을 감상하면서 많은 순간이 기억나게 하는
짧은 영상과 함께 깔린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


어린아이가 눈내리는 집앞 마당에서 푹신하게 쌓인

눈 위에 발도장을 찍고 신나게 뛰어 논다

마치 눈내리기만을 기다린 것 처럼 추운줄도 모르고 펑펑내리는 눈을 온몸으로 반겨준다

혼자 놀던 아이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크게 눈덩이를 모은 다음 

집에서 모자와 목도리를 가져오고, 과일을 가져오고, 돌맹이를 주워와 

눈코입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눈사람을 꼭 안아준다

 

저녁을 먹을 때도, 잠들기 전까지도

아이는 집안에서

'혹시 누가 건들면 어쩌나.. 녹아버리면 어쩌지?

살아서 움직였으면 좋겠다!'라는
심정으로 창문에 기대어 눈사람만 바라본다


잠을 자다 깬 아이는 눈사람이 잘 있나 궁금해서

창문넘어로 마당 쪽을 처다보는 순간

번쩍이더니 기적같이 눈사람이 살아 움직였다


서로 먼 발치에서 조심스럽게 인사를 했고
아이는 눈사람 손을 잡고

따뜻한 집으로 초대한다

아이도 눈사람도 친구가 생겼다


영상은 여기까지다

그 넓은 곳을 혼자 놀던 아이에게 눈사람은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인것 처럼

영상 속 그림과 음악은
겨울에 느껴지는 아련함과 크리스마스라는

따뜻한 설레임을 기억나게 해준다


8월에 크리스마스를 찾았다



< The snow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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