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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Jan 01. 2024

一單詩  : 관계를 북돋아주는 한 글자 _ 밥




밥은

참 신비로운 단어다.


다시 보고 싶단 말을

밥 한번 먹자로 표현하고

맡은 일을 잘 못하면

밥값도 못한다고 핀잔을 준다


질문을 팔아 밥벌이를 하지만

정말 내가 밥값은 하고 있는가?

종종 의심에 빠져들곤 한다


이게 나를 발전시키기도 하고

옭아매기도 한 삼봄씨의

못난 인생질문이었다


밥 사주는 이가 어른이더라

나는 언제 밥을 사는 인간이 될 것인가?

삼봄씨가 여전히 품어갈 인생질문이다


아마도 참된 내 친구들은

내가 떠나고 난 후에

나의 장례식장에 와서

밥 한 그릇 먹고 갈 것이다


올 한 해 아무리 바쁘더라도

함께 밥 한 끼 나누어 먹을 친구들에게

영혼이 허기질 때 밥 사주시는 스승들에게

미리 고마운 마음 전한다.



_ 삼봄詩作 < 밥 >




||| 2024.01.01
    질문밥사 삼봄씨
    새해 첫날을 여는 시로 ‘#밥’을 짓다.

    밥 한번 같이 먹자는 소리를 길게도 썼다.



세종 대왕께서도 “밥 하나만 보고 가자”고 하셨단다.


오늘의 한 단어는 ‘밥’
새해들어 처음 쓴 시의 제목이 ‘밥’이다.
맘에 든다.

밥을 직접 해서 함께 나눠 먹다보면
가족이 된다.

밥을 자주 먹다 보면 친구가 된다.
밥도 함께 먹기 싫어진다면
친구라 하기 어렵지.

바라는 거 없이, 부담도 주지 않고
그저 밥 사주는 이들은
늘 좋은 어른이었다.

밥값은 하고 있는지 늘상 다시 묻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보려 노력했던
나의 삶이 조금 버겁기는 했다.

오늘은 새해 첫날이니
애들에게 떡만두국을 해 먹였다.

다들 저녁 밥은 뭘 드셨나?

밥은 먹고 살고 있으면
일단 그것으로 되었다.
밥도 못 먹고 살고 있으면
큰일이지. 그럼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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