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우울함을 다시 묻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
별도 보이지 않는 밤
고요하지도 거룩하지도 못한 밤
어둠 속에서 쉴 수도 없는 밤
밤이 지나도 새벽이 오지 않을 밤
그래서우울하고괴롭고쓸쓸하고처량하고비루한시쓰기좋은
ㅂ ㅏ
ㅁ
간밤에 이 우울한 시를 보고, 걱정해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걱정해주시는 것보다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은 지방출장이라 조금 전에 깨어서 이동 중입니다.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지요. 어떤 밤엔 다음 날 새벽이 안 올 것 같은 밤도 있지요. 그런 심정을 그저 미숙하게 표현한 것이, 괜한 걱정을 드린 듯합니다.
밝은 시를 쓰고 싶을 때도 있고, 어둠을 드러내는 시를 끄적이고 싶을 때도 있는데, 간밤엔 아마 어둠을 조금 더 드러내고 싶었나 봅니다. 시를 계속 쓰고 있다는 건, 아마도 잘 지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주셔도 될 듯합니다. 여름의 끝자락 8월 마지막 날이네요.
가을엔 <다시, 묻다> 시집을 마무리해서 세상에 내놓고 싶은데, 쓰는 걸 멈추고, 글 다듬고 편집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차일피일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기다려주시는 분들에게 송구할 뿐입니다. 낙엽이 떨어지기 전에 시집 들고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느슨하게 연결된 모든 벗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019. 8. 31.
불혹에도 여전히 흔들리는
질문술사 시인박씨가
새벽에 일어나 끄적여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