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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Nov 04. 2024

가을의 흔적

담담하지 못해 끄적여둔 자작 시 한 편 올려둡니다


어떤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나가는 사이

심장과 아랫배 사이에

울렁임이 남습니다.


이 감정을 무엇이라 이름 붙여

불러주어야 할까요?

후회? 죄책감? 슬픔? 단애(斷愛)?


이미 지나간 일인데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데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도

몸속으로 밀려오는 이 감정을

어찌해야 할까요?


생각도 감정도

붙잡지 말고 흘려보내라고

놓지 못하고 잡고 있는 것은

그저 에고라던

지혜로운 스승님 말씀을 되새겨보지만

제가 나뭇잎 떨어지게 하지 않았다며

공연히 변명 한 줄 덧붙여 둡니다.


떠난 자,

돌아가지 않기로 한 사람이 저이건만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은 못난 이.


가을 나무 아래에서

떨어짐을 바라봅니다.


_ 2024. 11. 4. 월요일 아침

  담담하지 못해 끄적여둔 시 초고

 <가을의 흔적>

||| 살짝, 가을이 싫어지는 가난한 마음 -

 올라왔다 사라짐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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