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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torsangjin Dec 09. 2022

첩첩석중

[캘리문화] (6)

산이라고 해서 말 그대로 산(Mountain)인 줄 알았다. 사막에 재미난 이름의 산. ‘Magic Seven Mountain’

‘사막 한가운데 산이 있다고?’라는 질문이 십중 팔, 구는 나온다. 의문을 자아내며 현장으로 차를 돌렸다.

한국에도 많이 소개되어 인지도가 높은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작품이다.

스위스 출생이어서 일까 산을 연상하게 하는 돌 같은 자연물을 많이 활용한다. 또는 원색의 인공물을 산처럼 쌓아올리는 식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회색빛 가득한 사막에 강렬한 컬러를 수놓았다.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쉴 새 없이 차량이 들어온다. 주말엔 진입로가 주차장을 방불케한다고 한다. 멀리서 볼 때 광활한 대지 위에 쌓아올린 돌의 크기와 무게를 가늠할 수 없었다. 등산을 하다가 작은 돌을 쌓아올린듯했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대단함이 느껴진다. 주차를 하고 저 멀리 보이는 작품에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압도하는 스케일 감이 첫 번째 놀라움이다. 가까이에서 보면 아주 섬세한 채색과 완전한 중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라스베이거스에 한창 공연 중인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대형 광고 보드를 보았다. 마술사는 늙지도 않았다. 어릴 적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가 누구인가? 만리장성을 맨몸으로 통과했고 비행기를 통째로 사라지게 하며 모두의 뇌를 흔들어 놓은 마술사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마술을 왜 못할까?라는 생각에 우연히 국내의 한 마술사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마술사들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선보일 예산이 부족할 뿐이다.”


기술이 아닌 돈의 문제라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고 예산보다 강렬한 한방이 있는 콘텐츠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세계적인 방송 프로그램인 AGT(America Got Talant)에서 결승에 오른 한국의 마술사 유호진씨가 반증한다.


사막 한가운데에 그의 작품 ‘Magic Seven Mountaion’를 보며 아티스트의 상상력을 발현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러웠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지만 기존의 무엇을 뛰어넘는 ‘wow effect’를 만들어내고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아티스트는 물론 공공의 영역에 있는 사회적 인식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 후대에게 물려줄 무형의 자산은 지금 기성세대의 과제 중 하나이므로 첩첩이 쌓인 단단한 돌 같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시간의 가치는 영원하고 그것이 주는 감동도 영원하기 때문이다.



* 문화뉴스 기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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