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문화] (10)
매년 겨울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 행복한 성탄을 기대하며 특별함을 더해주는 ‘White Christmas’를 꿈꾼다. 백색의 하늘에 울려 퍼지는 캐럴송이라니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다. 그러나 이제는 더 강력한 특별함이 지구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상 기온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말이다.
사계절 온화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겨울 폭풍이 몰아닥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지고 지난달에는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1989년 이후 처음으로 폭설 경보가 내려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아침 기온이 3.9도까지 내려가 132년 만에 최저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따뜻함의 대명사인 중부의 텍사스에서도 겨울 폭풍과 한파가 몰아닥쳐 난방설비와 온열기가 동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도 벌어졌다. 이러한 현상들은 비단 미국의 상황만이 아니다. 중동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1월 영하 30도의 한파로 70명 이상이 사망했고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에서는 지난해 12월 최고기온이 영하 9.3도의 역대급 한파가 몰아쳤다. 반대로 워싱턴 DC는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올라 여름 같은 날씨가 나타났고 스페인과 스위스 일대는 20도를 넘어가는 이상고온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적 파급과 생태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스위스의 위치한 스키장들은 개장 자체를 포기하거나 아주 일부만 개장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텍사스의 경우 난방설비가 없어 온열기 등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 반도체 공장과 석유, 가스 생산기업들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갑작스러운 한파에 야생동물들이 죽어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것은 뉴턴의 운동 제3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과도 같다. 우리가 지구환경을 파괴하며 밀어내는 만큼 우리는 더 크게 지구로부터 내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화성으로 가는 것은 최선이 아닌 차선이다.
필자가 매일 집을 오가며 바라보는 산이 어느 날 하얀 설산이 되어 있었다. 아름다웠지만 무서웠다. 한 마을이 통째로 얼음이 된 뉴스와 지난주 우박이 쏟아져 자동차가 파손되고 시민들이 우박을 피해 뛰어다니는 상황을 보며 영화 ‘Tomorrow’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막연한 미래의 어느 날 벌어질지 모르는 SF 재난 영화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자정능력은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생명다양성의 인식 부족이 우리를 점점 화성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년 420만〜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서와 매시간 축구장 300개 크기의 숲 사라지고, 매년 1,4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며 27억 명이 1년에 한 달 정도 물 부족 경험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을 경험할 것이라 한다. 캘리포니아 몇몇 도시에서는 천연잔디를 뽑고 인조잔디를 심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고 지난달 갑자기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 시에서 방문조사를 진행한다. 조치 명령에 따라 집에서 키우는 식물이나 야채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물이 기름보다 비싸진지 오래다. 이제는 무엇보다 비싸질 것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후대의 지구를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바로 쓰고 온전히 전해줘야 한다. 나부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쓰레기 분리, 리사이클링 등 우리의 터전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출처. 문화뉴스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