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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 생각이 분명하되, 망설이는 사람이 좋다

롱블랙 2024년 6월12일 no. 760

롱블랙 2024년 6월12일 no. 760

PD 권성민 : 좌파 우파 페미니즘으로 역주행 예능을 만들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097 


1. 사상검증구역 : 더커뮤니티는 역주행 기록. OTT 채널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로 2024년 1월26일 첫 화가 공개돼 총 11부작이. 재밌는 건 3월 직후 시창자 수 증가. 최근 백상예술대상 후보에 오르며 그 작품성 인정. 


12년 넘게 예능을 만들고 있는 권성민 PD. 그는 이야기의 자유도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롱블랙


2. 예능은 확장성이 크다. 시사교양은 마니차층이 따로.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전해도 확장성이 낮아요. '예능의 본질은 '유희'. 쉬는 시간까지 교훈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 예능의 할 일은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는 데에서 끝나요. 욕심내서 교조적인 이야기를 하는 순간, 예능의 역할을 넘어선.


노인과 소년·소녀가 함께 출연하는 <가시나들>. 권성민 PD는 작품을 통해 ‘대립되는 세계’를 다루며 ‘열린 촬영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가시나들


3. 온라인에서 쥐 잡듯 싸우는 사람들이 실제 만나서도 싸울까? 절대 못 싸울거라 생각했어요. 서로의 맥락과 역사를 안다면요.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 온라인에서의 싸움은 '필터 버블, 에코 챔버 효과' 같은 사회 문제를 가속화.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결코 그런 모습은 아니잖아요. '생각보다 우리는 서로를 증오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싶었어요.


4. 서바이벌은 두 가지가 있으면 화제가. 빌런와 영웅. 빌런을 만드는 건 쉬워요. 그 사람을 이기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아넣으면 돼요. 그런데 '더 커뮤니티'에서는 한 사람이 밑바닥까지 이기적으로 변하는 장면은 별로 없어요. 저는 시청자가 피폐해지지 않았으면 해요. 적어도 이걸 보고 나면 내가 사는 세상, 만나는 사람들을 더 부드러운 시선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랐어요.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는 권성민 PD만의 ‘대립’이 가장 고도화된 프로그램으로 평가. 젠더, 정치, 계급 등에서 서로 대립되는 참가자들로 결국 ‘화합’을. ⓒ더 커뮤니티


<더 커뮤니티> 시청자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된 ‘온라인 사상검증 테스트’. 시청자들은 테스트를 직접 해보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더 커뮤니티


5. 가시나들의 배우 문소리, 톡이나 할까?의 작사가 김이나, 더 커뮤니티의 유튜버 천재이승국까지. 이들에겐 공통점이. 다정함이 엿보인다는 것. 권피디는 이들을 '망설이는 사람들'이라 말해요. "저는 자기 생각이 분명하되 망설이는 사람을 좋아해요. 세상을 측정하고 잣대가 하나뿐인 사람 보다,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망설이고, 어쩌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나눠 가지고 있을 세상의 조각들에 대해 항상 생각하려고 하는 분들이죠"


6. 콘텐츠 시장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봐요. 주식 시장도 폭락을 다 예측하진 못하니까요. 예측이 불가능한 업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 '내 콘텐츠의 결을 만드는 것'. 그냥 내가 잘하는 걸 해야 해요. 흥행의 관건이라면 내가 잘하는 것을 시장이 원하는 것처럼 잘 포장해야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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