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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주 Jul 20. 2020

트럼프는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을까?

베스트셀러 <부자들의 습관 버티는 기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요즘 기업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계속 올랐다. 앞으로는 어떨까? 4년전, 많은 사람들의 예측을 뒤엎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던 이유를 이해하면 방향을 알 수 있다. 

2018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의 금리놀음에 혼줄이 빠졌다. 2007년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섣부른 금리인상은 주가급락을 가져왔고 시장의 비난이 쏟아졌다. 마침내 연준은 금리인상카드를 접고 금리인하로 돌아섰지만 연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회복하진 못했다.

돌이켜보면 2007년의 글로벌금융위기도 연준의 실수에서 비롯되었다.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은 동안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서브모기지에 이르기까지 팽창한 대출시장에 대한 위험관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미숙하고 성급한 판단이었다. 달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거품에 가득 차 있었다. 


연준의 후회와 3가지 실수

과거의 연준은 경제 전반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하는 기관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대 안정기(Great Moderation)’라고 불렸던 1990년대의 연준은 신뢰,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07년의 위기를 자초한 것도 모자라 그 이후의 관리에 실패하면서 모두의 신뢰를 상실했고 마침내 ‘연준을 끝내라(End the Fed)’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심지어 연준 내에서도 ‘우리는 미국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컨대, 2019년 4월에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약 38%만이 재닛 옐런 의장을 신뢰한다고 나타났다. 이것은 2000년대 초반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에 대한 신뢰도가 7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연준에 대한 현재의 위상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준은 도대체 왜 바보같은 실수를 되풀이 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의 3가지 주요 흐름을 놓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첫째, 점점 복잡해지는 금융시스템이 금융버블, 즉 위기관리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둘째, 이미 2004년부터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셋째, 연준의 예상과 달리 물가는 노동시장에 반응하지 않았다. 즉, 실업율은 줄어 들었지만(고용율이 증가했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았다. 특히 2018년의 연준은 고용률이 증가하는 것에 고무되어 금리를 인상했지만 결과는 비참할 정도로 망신살이 뻗쳤다. 즉, 지금의 경제를 과거의 금융시스템으로 해석하고 관리하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이같은 배경을 이해하면, 코로나에 대한 연준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대응, 앞으로의 움직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연준은 결코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시대, 다른 생각, 다른 행동

사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애초에 트럼프는 세계의 지배자인 미국의 대통령이 갖추어야할 ‘품격’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당선을 미국사회의 돌연변이 현상으로 이해하는 이유다. 연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월가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를 주목하게 했고 미국의 금융시스템 붕괴와 같이 기존 질서의 파괴로부터 촉발된 유권자들의 혼란이 뒤섞인 이변이었다. 

새로운 시대는 이처럼 거대 미국의 금융질서를 파괴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하여 전혀 미국답지 않은 대통령의 탄생으로 그 실체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 또한 서막에 불과하다. 시대는 우리가 훨씬 더 낯선 것들에 익숙해 져야한다고 말한다. 코로나는 변화에 대한 적응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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