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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래 Dec 19. 2019

예비 보건교사, 브런치 작가 되다

그토록 받고 싶었던 '축하'와 '기대'



실패는 두렵다.

특히 비슷한 실패를 경험해 본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번에도 떨어지게 되면 글쓰기에 재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았다.



글 쓰는 것이 좋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자신도 학창 시절에 글 잘 쓴다고 칭찬 많이 받았다는 말을 한다. 아무 의미 없이 내 이야기에 자신의 자랑도 살짝 끼워 넣는 것이겠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그 속에 나도 포함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난 혹시 보통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몇 마디 호의로 던져준 칭찬에 사로잡혀 재능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웃긴 것은, 이런 염려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향하지 않고 오로지 나에게만 향하는 것이다. 온갖 수사로 꾸며진 화려한 글은 화려한대로, 담백한 글은 담백한 대로 남들에게는 재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내 글에서는 이도 저도 아니게 잘 쓰는 '척'하려는 것이 느껴져서 (특히 공개된 곳에 글을 쓸 때) 글이 너무 느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도전에는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솔직한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하며 내 능력을 포장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고고하게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고 팔짱 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글을 한 번 봐달라는 노력을 했다. 검색해서 다른 사람은 어떤 식으로 자기소개와 활동계획을 썼는지 봐보고, 별 것 아니지만 사진도 첨부했다.



나는 소위 '감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래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읽기 편할까 생각하며 핸드폰으로 확인도 해보고,  글자에 색도 넣어보았다. '여기요, 여기도 좀 봐주세요'라고 글 속에서 외쳐보았다.



글을 올리고 난 후, 주말에는 검토를 안 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브런치 앱과 네이버 메일을 락날락거렸다. 그러면서 수시로 글을 고치고, 글자색도 만지며 내 재능에 대한 선고를 기다렸다. 월요일, 통화를 하는 도중 무심코 들어간 메일함에 브런치로부터 메일이 와있었다.




이 메일을 받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던지. 메일을 확인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꽤액 질렀다.




수험생활이 반년이 되어가던 차였다. 성취는 항상 셀프로, 누군가 나에게 참 잘했다는 말 한마디 들을 수 없어, 어떻게든 스스로 그런 말을 해주어야 했다.



그러다 너무나 오랜만에 타인이 축하한다며, 기대한다는 말을 해온 것이다.



긴 공백기를 거쳐 참 달콤한 성취였다. 비록 내가 최종적으로 거둬야 할 합격의 성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획한 것 하나는 이루어냈다는 기쁨이 정말로 컸다. 하나의 성공이 참 고팠었다. 이 작은 성공이 앞으로의 성공을 예견해주는 것 같아 바닥이었던 자신감이 자라기 시작했다.









**********


안녕하세요, 박미래입니다.

임용 1차 시험이 끝난 후 한 달 정도가 지났네요.

참 시간이 빠릅니다.

브런치 작가가 된 후 블로그에 쓴 글을

제 게으름 때문에 이제야 다듬어 올립니다.


2차 준비를 하면서 글 쓰는 것이 지겨워질 정도로

맘껏 글을 쓰고 있네요.

합격하고 나서는 면접 준비용 글이 아니라

제가 쓰고 싶은 글을 맘껏 쓰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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