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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링 Aug 22. 2021

뉴욕, 강행군이 끝나도 밤은 계속된다.




Love the way getting warmed up 


시차 적응을 하루만에 해치우고, 7시에 기상했다. 말끔한 정신으로 웜-업에 나섰다. 그 방법은 확실하고 간단했다. 중심가를 가로질러 조깅하는 것! Bryant Park 을 향해 질주했고, 촉촉히 젖은 공원에서 이국의 아침을 상쾌하게 맞이한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시작할 기대감을 흠씬 들이마신다.


하루를 바삐 시작하고, 전과 같이 일상을 여는 뉴요커들 사이에서 마치 그래왔던 것처럼 건강한 아침으로 여행의 포문을 열었다. 출근하는 이들사이로 역주행하는 러너의 기분, 나쁘지 않군! 


비가 와서 아쉬웠지만, 참 예뻤던 Bryant Park





자, 이제 강행군을 시작하지


여행체력을 강인하게 길러온 경험치가 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알찬 것들로 꽉 채울 궁리만을 했다. 이 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것, 평소에 할 수 없는 것은 뭘까?를 헤아리며 고민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하게 운을 떼기에는 로컬식 브런치만한게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비주얼의 치킨 와플! 무려 와플에 치킨을 끼얹은 헤비함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고, 스파클링 와인과 오렌지주스를 조합한 미모사 칵테일의 묘한 맛이 짜릿했다. 짠-하고 한번 더 웜업해주는 기분이랄까. 

 

둘째날의 시작을 장시한 <Friedman's>. 오전부터 로컬들의 웨이팅으로 와글와글.



처음 맛보는 브런치 조합: 미모사 칵테일과 치킨와플. 띠용하는 조합이지만 맛 없을리가 없었다.





조급한 여행자의 필수품, Sightseeing Bus Tour


날씨가 꾸덕한 탓도 있었고, 개별적으로 가닿기에는 너무나 콘텐츠가 많은 도시다. 뻔하지만 지혜로운 인트로는 의외로 Sightseeing Bus Tour다. 웬만한 스팟을 커버하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적절하게 돌아볼 수 있고, 무엇보다 친절하게 도시를 알짜로 훑어주는 버스투어가 여행자에게는 꽤 친절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2층 버스에 넓게 뚫린 창을 보며 가이드의 해설을 들었다. 비가 추적이는 뉴욕의 운치란, 가까이선 혼란이지만 멀리선 운치였다고나 할까. 종종 특정 스팟에 미리 대기중인 행위예술가(?)들이 가이드와 합을 맞추어 퍼포먼스를 곁들여주어 돌발잼이 상당했다. 분수가에서 갑자기 마주친 설정으로 커플이 춤을 춘다거나, 지팡이를 가지고 단독 무대를 선보인다거나. 연신 꺄르르-하며 시간을 보낸다. 


약 60여명의 사람들이 2층버스에 주르륵 앉아 창가를 바라본다. 마치 상영관처럼 스치는 비오는 뉴욕의 모습.





배고플 틈은 없다


내키는대로, 발 닿는 대로 로컬 브랜드를 찾느라, 하루 종일 배고프지 않았다. 여행자가 사랑하는 도시의 전형성, 블루보틀과 쉑쉑버거가 그것을 내뿜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골랐다. 국내에 지점을 확대하기 전이었던 쉑쉑은 뉴욕에서 처음 맛보았다. 빅맥과 와퍼에 익숙해져서 별 기대가 없었던 탓일까. 미국 버거 인정해. 칭찬해. 늦여름이었지만 온도가 춥춥한 도시 속에서 먹는게 곧 힘이고 동력이 된다. 


휘휘 돌리며 커피가 내려지고, 너트류가 박힌 파운드 케이크는 꼭 추가된다.



굳이 고칼로리로 짜맞춘 세트 메뉴, 치즈 프라이에 밀크쉐이크. 와-앙하고 물어버렸다.





미션은 한정적이지만, 뉴욕은 24시간


하루에 할당된(?) 일련의 여행자 퀘스트를 깨부수고 나니, 파랗던 하늘이 까매졌다. 드문드문 비를 피해다니느라 삭신이 쑤실 지경이었지만, 바쁜 일정을 보내고 정리할 얘깃거리와 사진이 쌓이면 어찌나 뿌듯한지.


저녁을 해결하고, 간단한 Drink를 머금으면 그 날이 저물었는데, 뉴욕은 긴긴 밤에도 알록달록하게 생동감을 내뿜었다. 서울의 번화가도 이에 못게 night life가 발달해있지만, 이 곳은 매일 밤이 축제인 것만 같은 화려함이 있었다. 왁자지껄한 축제임과 동시에, 매일 매일이 '기회'인 것만 같은 아우라가 있었달까. 그 날의 일정은 마쳤어도, 조금 더 잡고 싶은 아쉬움을 남겼던 밝디 밝은 밤이었다. 



비 좀 멈춰달라고 꽤 자주 빌었으나, 야속한 허리케인이 지나느라 혼란한 날씨



잠들지 않는 도시 속에서 잠들다니. 매일 밤이 못내 아쉬웠다.



물론 우리만의 밤을 꾸밀 작은 파티를 여는 것은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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