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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빠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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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자까 Jan 30. 2019

첫째 아이에게 가지는 애틋함

아빠마음

(*딸 둘을 키우는 아빠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부모의 선택이 불가능하듯 지금 내아이의 선택도 불가능한 일이다(그냥 우연한 자연의, 생명현상의 결과다). 첫째의 존재는 좋든 싫든 가족을 이루고 난 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첫 생명이다. 가족 내 대소사는 끊임없이 일어났다 사라지고, 때론 가족을 결속하는 계기가 되고 때로는 가족을 와해시키는 난관이 되기도 한다.


첫째 아이, 큰 아이, 첫사랑...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고 두렵고 신기하기까지 한 첫 생명과의 대면은, 아이에게 있어서는 세상의 모든 자극과의 첫 대면이다. 첫울음을 터트릴 때의 감격은 아직 가시지 않았고, 첫걸음마를 시작할 때의 환희도 잊을 수 없다. 처음 아빠라는 단어를 그 조그마한 입으로 옹알거릴 때도 결코 잊을 수 없다. 모든 행동이 다 처음이었고, 그에 대한 반응 또한 처음이었다. 웃음과 기쁨, 감동을 첫 아이와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다는 행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이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대소사에 첫째 아이는 가장 먼저 노출되고 반응한다. 그 첫아이는 부모의 반응을 흡수하고 나름 해석하고 내재화하며 자란다. 기대와 감정의 반응을 온전히 습득해 나간다. 좋은 일 일 때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좋지 않은 일 일 때도 생긴다. 꾸중을 들을 때나 야단을 맞을 때, 제지를 당할 때, 잘못된 일을 언급할 때, 큰 아이는 최전방에서 가장 먼저 노출되는 대상이다.


둘째가 태어나고 그런 자극은 아무래도 무뎌진다. 엄마 말로는 첫째는 어떻게 키웠는지도 모르게 컸다고 한다. 낯섬과 서투름으로 조심조심하다 보니 많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육아를 했고, 아이를 키우는 행복감보다 걱정과 두려움으로 키워왔다 한다. 둘째는 첫째 아이보다 조금은 덜 힘들다는 말이, 육아의 노하우가 쌓였다는 것이고 한결 수월하게 좀 더 아이 본연의 사랑스러움을 만끽하며 키웠다는 말일것이다.


어쨋던, 안 좋은 일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큰아이의 반응은 사뭇 진지하고 반응 또한 크게 다가온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수준이나 대응 또한 과해 보인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부모의 기대가 줄지 않을까 하는 염려 또한 내재화되어 있는 듯하다. 그에 반해 돌째는 그런 첫째를 방패막이(?) 삼아 나름의 처신술을 잘 익혀나간다. 큰 아이가 혼나고 있음 둘째는 눈치껏 부모의 반응을 살피고 알아서 자신의 일을 쥐 죽은 듯이 해나가며 때로는 혼이 난 맏이를 가만가만 위로까지 하는 처세술을 보인다.


아이의 성격이 첫째와 둘째가 달라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혹자는 유전적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환경적 요인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부모의 반응과 대응에 따라 각각 아이의 성격 또한 다르게 형성된다고 본다.


이런 첫째 아이에게 부모가 하지 말아야(해야 할) 할 행동 원칙이 있다면,

1. 첫째여서 가지는 위치에 대한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

 : "언니(형, 오빠, 누나..)가 돼서 왜 그 모양이니", "언니가 좀 양보하면 안 돼?!", 등등

2. 잘잘못을 따질 때 서열이 아닌 잘못된 내용만을 지적해야 한다.

 : 언니라서 동생에게 양보하고 이해해야 한다가 아닌 네가 먼저 이런이런 행동을 한 건 나쁜 거야 라고.


이 원칙만은 그런대로 잘 지켜온 거 같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아빠에게 가지는 믿음이 어느 정도 강건하다. 점점 고학년이 될수록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친구와 아님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할 것이다. 사춘기가 가까워올수록 점점 더 거칠어질 것이고 반항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가족 내 울타리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시간과 경험들을 거쳐나갈 것이고, 세상의 전부가 부모가 아님을 알아갈수록 부모와의 이해 상충이나 의견 충돌도 종종 발생할 것이다. 그럼에도 다 같은 자식이지만 아빠의 입장에서는 첫째에게 조금 더 마음이 갈 것이고 신경이 쓰이지 싶다.


첫째가 가지는 위치와 그 위치에서 감당해야 할 세상의 온갖 자극에도 꿋꿋이 버텨내며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면, 언제나 아빠는 늘 내 아이를 믿고 지지함을 말과 행동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 지친 아이의 심신을 달래줄 요량으로 한 번씩 첫째와 단둘이 가지는 시간을 만들어 갈 것이다. 때론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자신이 가장 믿어주는 존재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아빠는 늘, 항상, 언제나 너의 편이고,
언제나 제일 먼저 생각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



(*물론, 둘째도 충분히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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