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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an 11. 2024

내 슬픔 다 모아 너에게 가져가도 될까?

잘 간직해즐께


진하고 선명하지 않아도

고운 빛이면 돼

고운 결의 마음은

진하고 선명할 수 없거든

진한 빛들 사이에서

존재감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오늘도 그날처럼 비가 왔어

그리움이 빗물 타고 흘렀던 그날을

난 봉인해놨었거든

이제 봉인을 걷고

그리움마저 보내줄게



유레카! 이거였네

너에게 하고 싶은 말

너란 선물 정중히 사양할게

선심 쓰듯 내 옆에 있지 마

네 생각 따윈 필요 없어

이제 난 내 삶을 살 거니까




젊은 이건 나이 드신 분이건 누구를 만나던 대화 안에는 슬픔이 배어있다.

나는 슬픔 수집가인가 보다. 대화 중에 오갔던 슬픔을 사진에 기록해 둔다.

위의 내용은 나의 슬픔과 우연히 듣게 되는 너의 슬픔에 대한 기록이다.


제목의 사진을 보면서  슬픔을 청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갈대가 총채로 보였나 보다.^^


내 슬픔 다 모아 너에게 가져가도 될까?

내가 이렇게 묻는다면 다들 기겁을 하면서 넌 왜 그렇게 복잡하게 사냐고 타박을 할 거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 상상의 호호아줌마에게 묻는 거다.


호호아줌마의 답변은 간단명료하다.

"당연하지~ 내가 잘 간직해 줄게."


지금까지의 아픔은 앞으로의 삶이 빛을 더해줄 거다. 와인이 숙성되듯 삶의 따뜻한 깊이를 더 할 거다.

호호아줌마는 슬픔을 쓰레기처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함을 걷어내고 잘 간직해 줄 거다. 언젠가 꺼내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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