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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Feb 01. 2024

너는 어떤 사람이고 싶어?

사나움과 분노

너는 어떤 사람이고 싶어?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희망사항인거지? 그럼 난 이런 사람~


사랑스러운 생각을 하고,

큰 귀로 너의 말을 듣고,

반짝이는 눈으로 널 보고,

보석 코로 가난의 냄새를 거르고,

향기 나는 말을 하고,

환한 미소로 너를 안는 사람.


그래서 만들어봤어. 짜잔~~~

선인장 사진을 편집한 거야.

빛을 넣고 예쁜 색으로 바꿨어. 스티커를 사용해서 머리 위에는 하트들을 올려놨고, 눈은 반짝이는 방울로, 코는 보석으로, 입은 꽃으로 표현했어. 팔 위치에는 수많은 노랑 별들을 넣어서 꿈과 희망이 전달되는 걸 표현했고.

어때? 난 무척 마음에 드는데.


우리 안에는 선인장처럼 가시가 있잖아. 그래도 빛 닿으면 우리도 이런 모습일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어떤 모습이냐고? 심심해서 내 이름으로 그림글씨를 만들어봤는데 이런 모습이 나왔어.

호기심에 찔러보는 아이(최), 잘 웃는 아이(윤), 사나운 아이(정).


그림글씨를 쓰게 된 건 손이 떨려서야. 똑바로 한 번에 못하니까 덧칠을 했어. 글자 모양 비슷하게 덧칠을 하면서 만들어진 형태에 의미를 부여하 다듬은 거라 처음 그릴 때 계획 따윈 없어. 우연히 나오는 거지.

약국 식구들이 내 이름 만들어놓은걸 보고 다들 잘했대. 특히 사나운 아이를 좋아하더라고. 난 평소 많이 웃고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날카로운 편이라. 이거 칭찬 맞나 싶기도 하고~^^


요즘 난 화가 나있나 봐. 제목에 있는 분노 글씨도 만들었거든. 

붉은빛 배경의 분노도 만들었는데 난 이게 좋아서. 귀엽고 예쁜 색이지만 많은 무기를 장착하고 있고, 노의 끝자락은 움직이지 않게 땅에 고정되어 있어.  소리 내지 않지만, 내가 용납 못하는 상태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거야. 차갑고 집요하게. 붉은빛 분노보다 무서울걸?^^


혹시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영화 봤어? 사실 나의 사나움이나 분노는 사람을 향한 거라기보다 '죄'나 '악'에 대한 거야. 이 영화의 주인공 명화의 분노 같은 거. 

우린 우리 삶이 훼손되는 지도 모른 채 잘못된 선택을 하고, 죽고 싶지 않아서 타인의 생각에 끌려가기도 하잖아. 명화처럼 스스로와 다른 사람의 가치를 지키고, 다수의 의견에 맞설 수 있는 사나움필요하다고 생각해. 용기를 내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힘도 있어야 하고.


죄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절대로 내가 꿈꾸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사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신이 내 눈도 멀게 하고, 귀도 닫게 하고, 코도 막게 하고, 사랑을 쏟아부어줘야 가능해. 그래도 그런 걸 꿈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죄에 저항하는 힘을 키우면서 난 그쪽으로 작은 걸음을 옮길 거야.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죽을 만큼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선택과 갈등을 통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안 봤으면 한번 꼭 보길 권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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