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광섭 May 13. 2021

연결했는지 묻지 말고 먼지를 불어 보라고 얘기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 센터 이야기


개발자들의 QnA 사이트인 "Stack OverFlow" 와 일정 관리 SW인 Trello 의 창업자로 잘 나가고 있는 조엘 형님은 소시적에 “조엘 온 소프트웨어” 라는 책을 썼습니다.


Software 를 잘 만들기 위한 기본 철학을 유쾌하게 써 내려간 책으로 꽤 재미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인 "레이몬드 첸" 이 했다는 콜 센터 얘기였습니다.


저는 직접 전화를 받는 업무를 하지는 않지만 고객이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할때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를 마음에 새기게 된 인상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예전 MicroSoft의 콜센터에는 키보드가 동작하지 않는다는 문의가 자주 왔습니다. 

당시에는 PS/2 라는 방식으로 연결해야 했는데 키보드와 마우스 꽂는 부분이
 달라서 실수를 하기 쉬웠습니다.
혹은 컴맹인 고객은 아예 안 꽂고 전화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PS/2 연결 포트(출처: wikipedia)




이런 일이 많다 보니 콜 센터 직원이 경험에 의해서 문의한 고객에게 “키보드를 잘 꽂았는지 확인해 봐라” 라고 하면 누구를 바보로 아냐며 화를 내기 마련입니다.

레이몬드 첸은 이렇게 고객이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어 보면 설령 고객이 절차를 따르지 않았어도 기분이 상할수 있으므로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예로 키보드가 동작하지 않는다고 문의가 오면 제대로 꽂았냐고 묻지 말고 “먼지가 껴서 그럴 수 있으니 빼서 먼지를 불고 다시 끼우라” 고 조언하면 고객은 컴퓨터 후면을 살펴보고 키보드가 안 꽂혀 있거나 잘못 꽂힌 것을 발견하고 아무도 모욕받지 않고 조용하게 문제를 해결할수 있습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품을 만들고 응대를 하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 같습니다.

특히 전문 직군에 오래 있으면 특정 직군에만 통용되는 지식을 다른 이가 모른다고 답답해하거나 또는 관리직이 되는등의 이유로 현장을 떠나게 되면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데 소홀해지기 마련입니다.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레이몬드 첸" 의 사례는 오늘날의 치열한 기업 환경에서도 통용되는 유용한 마음가짐이라 생각되어 되새김 차원에서 기록해 봅니다.



반전: 이런 인상적인 조언을 한 레이먼드 첸은 경력있는 고객 지원 담당자라고 생각했는데 MicroSoft 에서 Windows 95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개발자였습니다. ( 윈도우 개발 282 스토리 를 참고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