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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박씨 Oct 05. 2019

죽을 때 할수 있는 말은 없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밖엔

10월 3일 개천절 휴일에 혼자 등산을 했다. 혼자 산을 가끔 가는 편이다. 수원에서는 광교산이 적당하다. 아이들과 와이프는 몇 번 가더니 질려버렸고, 나도 더 이상 가기 싫다는 아이들을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혼자 걷다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땀이 나고 지쳐가면서 어느덧 그날의 생각 하나에 꽂히게 되는것 같다.


죽기 전에 아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태풍이 지나간 뒤여서 산은 젖어 있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 내려오는 길에 한 두번 미끄러지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굴러 떨어져 죽는거 아니야??' '이거 집에 있는 처자식들과 인사도 못하고 죽으면 안되지...' 쓸때없는 생각이다. 버릇인지 트라우마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형이 모두 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홍천강에서, 형은 등산을 갔다 심정지로 돌아가셨다. 두분 모두 임종을 보지 못하고 보내드렸는데, 죽기 전에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라는 생각을 문득했는데..


고미사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을 것 같고, 그럴 힘도 없을 것이고...결국엔 고맙다. 미안했다. 사랑한다. 잘 살아라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뭔가를 좀 남기고 싶어졌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대화가 안되는 것을 느끼는 상황도 글로 남기기로 한 이유이다. 이제는 자기 생각과 고집이 생겨 조금만 진지하려고 하면 잔소리로 여기는 것 같다.


나도 잘 못하는데, 누구에게 감히 훈수를 둘까만은 그래도 살면서 좋아 보였던 사람들, 나빠보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생각날때마다 정리해보고 죽은 후 내 스마트폰에서 발견되지 않고 어느 정도 시점이 되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나의 사랑하는 박시연, 박채연, 박정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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