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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박씨 Sep 09. 2021

같은 일을 다르게 하는 사람

직업엔 정말 귀천이 없나?

내가 일하는 곳은 공유 오피스 삼성동 위워크다. 건물 대부분을 위워크에서 임대하여 운영하는 듯하다. 대부분의 빌딩 입구에 보안을 담당하는 직원분들이 상주를 하고 안내 및 통제를 하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여기에 방역 수칙이 추가되어 모든 출입객은 체온을 측정해야 출입이 가능해졌다.


체온 측정기 위치가 안전 요원 근무하는 곳이라 자연스럽게 이분들을 만나게 된다. 이 분을 이틀에 한번 꼴로 만나는 것 같으니, 주로 2교대나 3교대로 근무를 하는 듯하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 힘내세요!", "칼퇴를 위하여, 화이팅!"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이 직원분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분에 관한 것이다. 입구에서 유난히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해주시는 분이다. 대부분 목례를 하시는데, 이 분은 솔 톤으로 기분 좋게 맞아주시니, 나도 들어갈 때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게 된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 외에도 핸드폰에 '오늘 하루도 화이팅, 힘내세요!', '칼퇴를 위하여, 화이팅!' 같은 응원 메시지를 써놓는다.

그리고 그날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겨울엔 안경을 쓴 사람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온도차로 안경에 김이 서린다. 이때 안경닦이와 함께 인사와 건네는 방식이다.


"오늘도 외근이 있으시냐?", "퇴근하시냐?"

이런 특이한 점 때문에 이분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다. 그런데 단순히 인사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몇 번 얼굴을 익히더니 기억을 해준다. 외근을 나가는 걸 몇 번 보더니 "오늘도 외근이 있으시냐?", "잘 다녀오시라!", 오후쯤에 나가면 "퇴근하시는 거냐?"라고 말을 걸어준다.


처음엔 '오지랖이  넓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꾸준히 그러니  원래 저렇게 친절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가끔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살 때 박카스를 하나  사서 입구에서 들어오며 드리는 정도가 됐다.


같은 일을 다르게 하는 사람 

보안 담당 직원분은 4~5분이 계시고, 교대로 일을 하기 때문에 어쩔  없이 비교하게 된다. 다른 분들은 잘못한  없다. 일반적인 보안 담당 직원들처럼 과묵하게 일을 할뿐. 다만  분이 조금 다르게 일을 하는 것이고, 이 다름이 나에게 다른 인식과 생각거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과연  일이 즐거울까?' 수입, 안정성, 사회적 지위 등의 객관적인 기준으로 라면 좋은 직업은 아닐  있다. 그런데  분은  즐겁게 일하시는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를 돌아본다. '나는 나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일까?', '처음에만 즐겁고, 일을 하는 중간 중간, 마무리까지 즐거울까?', '한결같을까?', '박카스를 사주고 싶은 사람인가?', 아니면 그냥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익명의 보안요원처럼 기억될까?...


다짐해본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은 어떤 식으로든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중용 23을 다시 적어본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드러나고,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뭘 해도 잘할 사람'이라는 평가는 이렇게 작은 일에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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