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박씨 Dec 24. 2021

2021년 8대 뉴스 (개인편)

개인적이며, 나중에 큰 변곡점으로 기억될 2021년 8가지 사건

누군가가 정해놓은 주 7일, 1년 365일을 우리는 챗바퀴 돌듯 살아내고 있다. 한 바퀴를 살아내면 몸과 마음에 마치 나이테처럼 흔적이 생긴다. 어김없이 연말연시를 맞게 되고, 식상하지만 우리는 또 반성문을 써본다


숫자에 불과하다(?)고..

자연스럽게 이 시기엔 나이 타령과 함께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 나의 한 해를 돌아보았다. 정리해 놓고 보니 키워드는 ‘건강’, ‘지속가능역량’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2021년 8대 사건!


개인적인 것!

#1. 실신 (04월 29일)

페OO인 광고 경쟁 PT에 참여했고, 팀원, 제작의 도움으로 좋은 제안을 할 수 있었다. 지극 정성을 다했고,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제안이었다. 좋은 결과가 있은 후, 긴장이 풀렸는지 승리의 기쁨을 즐기기 위해 2~3일 연속 술을 마셨다. 그러던 중 귀갓길에 9호선 에스컬레이터에서 갑자기 폴더폰처럼 몸이 접히면서 실신하였다. 10초 남짓 기억이 없는데, 엘리베이터 빗살무늬를 어깨에 문신처럼 남기게 됐다. 

만약 머리로 부딪혔다면, 뒤에서 잡아주지 않았으면, 바로 깨어나지 못했다면... 아찔하다

2018년 모 제약회사 프로젝트로 촬영한 영상 재현할 뻔.. https://youtu.be/Md5tYghvLHw


#2. 종괴의심소견(7월 16일)

실신 이후 원인을 찾기 위해 몇 차례 검진을 받았다. 가족력도 있어, 심장, 뇌 정밀 검사를 몇 차례 받았는데 MRI 상에서 뭐가 보인다고, 진단 결과에 쓰여 있는 전문용어로는 종괴의심소견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몇 가지 잊히지 않는 순간이 있던데, 결과지를 먼저 받고 의사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혼자 대기하던 순간, 와이프가 조금 늦게 와서 만났지만 차마 말할 수가 없어 모른 척 아무 얘기 없이 기다리던 순간... 그냥 흔하디 흔한 드라마 속 비극 주인공이었다. 오만가지 잡생각은 덤! '나한테 왜 이럼???'


#3. 코로나 확진(7월 18일)

큰 병원에 가서 다시 정밀 검사를 받기로 하고, 근심 걱정을 하던 중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더니 덜컥 코로나에 걸려 버렸다. 자세한 내용은 개인 브런치 최고 인기글이 되어버린 호외, 코로나에 걸렸다 참고하시면 될 듯. 


생활치료소에 열흘간 갇혀보는 경험, 온 가족에게 전파되어 평생 욕먹겠지만 자연항체를 선물해 준거라 우기는 불편한 경험을 해보았다. 하루 정도의 몸살&근육통, 4일 정도의 후각 상실이라는 경미한 흔적을 남기고 퇴소했으나, 퇴소 후 등산, 운동을 해보니 체력이 엄청 떨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정상적인 체력으로 돌아오는 데는 약 2주가량이 필요한 듯..


#4. 치악산 비로봉 정상 찍고 하산길에 119를 부르다 (12월 16일) 

고교 동창 녀석이 뜬금없이 2박 3일로 캠핑을 가자고 했다. 가끔 빈말로 평일에 날 잡아 남자들끼리 놀러 가자고 했던 걸 기억했다가 실천하는 집요한 놈이다... 암튼 모 보험사 경쟁 PT를 마치고 조금의 틈이 생겨 과감히 회사와 와이프의 허락을 받고 치악산으로 겨울 캠핑과 등산을 가기로 했다. 


마치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처럼 텐트를 치고,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차를 마시고, 돼지 목살을 구워 막걸리를 마시는 아름다운 행위를 즐기던 중, 마침 또 경쟁 PT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기쁜 소식까지 전해져 흥을 돋아주었다. 그런데 한두 차례 우주가 빙빙 도는 기분을 느꼈지만, '술이 과해서일 거야' 아니면 '텐트에 설치한 등유 난로의 영향일 거야'라고만 생각하고 곯아떨어져 버렸다.  


담날 새벽 기상해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치악산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까지 왕복 5~6시간 걸린다는 코스인데 친구가 다리에 경련이 와서 올라가는데만 3시간 반이 걸렸다. 정상 근처에는 눈이 와서 아이젠 없이 오르는 게 쉽지 않았지만, 힘겹게 오른 정상, 비로봉 정상에서 만난 비경은 이랬다. 오~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핸드폰과 눈에 실컷 비경을 담고 내려가던 중 어지럼 증과 구토 증세가 나타났다. 몇 차례 쉬고, 올리고를 반복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던지 친구가 전지현을 불러야겠다며 산악구조대와 119에 신고를 했다. 


그러나 오지 않는 구조대와 119

신고를 했지만 한참 시간이 지나도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내가 있는 곳까지 구조대 한 명이 올라오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다. 만약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그냥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여곡절 끝 응급차를 타고 원주 시내 병원으로 향했고, 또다시 심장과 머리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별다른 문제를 찾지 못해 수액을 맞고 집으로 복귀. 증상이 계속되면 의심 가는 건 귀와 관련된 것 같으니 이비인후과에 가보라고 하여 다음날 검사를 받아보니 '전정신경염'이었고, 난 어지럼 증을 얻었다.

등짝 스매싱 20대 맞고 등산금지 명령을 받았다. 의사가 '한마디로 귀에 걸리는 감기 같은 거예요'라더니 정말 약을 먹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괜히 캠핑, 등산을 제안했던 친구만 끔찍한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 미안하다 친구야...


#5. 계속해서 안 좋아지시는 아버지 건강

아버지는 2년 정도 꾸준히 건강이 안 좋아지고 계신다. 올해는 유난히 증세가 심해지셔서, 운전을 못하실 정도다. 차를 파셨지만 면허증을 반납하지 않으신다. 아직도 내차를 당신이 운전하시겠다고 하시는 걸 보면 아직 인정하기 싫으신듯하다. 


나름 천하를 호령하시던 양반이 힘이 빠지고, 손을 떠시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면서 화가 많이 난다. 못돼먹어서... 살아 계실 때 잘하자!라고 오늘도 다짐해본다.


개인편은 여기까지다. 다음 편에서는 일과 관련된 3가지 뉴스를 정리해 볼 예정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같은 일을 다르게 하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