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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의 기록자 Jan 12. 2023

당신이 오늘 만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최근의 나의 삶에는 새로운 만남이 많았다. 문학 동네에서 가을펜팔 이벤트를 진행했었는데 그것을 계기로 펜팔 친구가 생겼고, 글쓰기 모임에서 만났던 분과 따로 식사를 하게 되면서 친구가 되었다. 매일 만나고 연락하던 사람들을 벗어나 새로운 만남을 하게 되니 설레기까지 했다. 


한 사람을 알아가는 일은 그 사람의 살아온 삶을 알아가는 것이기에 신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참 쉬웠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관계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망설이게 되었다. 상처를 받은 것이 많다 보니 새로운 인연을 만들 때 이익관계를 따진다. 더 이상은 상처받고 감정 낭비를 하고 싶지 않기에 이 관계를 맺는 일이 과연 나에게 좋은 영향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익숙한 것을 떠나서 처음 보는 사람과의 그 자리를 견디고, 대화를 하며 상대방의 인생에 관심을 갖는 일은 여간 에너지를 쏟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성향의 차이이기는 하겠지만 나는 유독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뺏기는 편이다. 분명히 상대방이 싫은 것이 아닌데,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체력이 고갈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반대의 사람들도 있다. 같이 있는 것이 즐겁고 만날 때 그로 인해서 충전이 되는 사람. 문제는 인생에서 나에게 충전을 해주는 사람들만을 만나며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을 만날 때에 나는 유독 나를 더 관리해야 한다. 내 에너지가 충분할 때 사람들을 만나야 서로에게 즐거운 만남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만난 분은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분으로 정보를 모르고 볼 땐 나보다 어린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나와 동갑의 같은 상황인 분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기가 아직 없다는 것만 하더라도 나에게는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같은 지금을 살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기에 이야기가 잘 통했다. 게다가 글쓰기에 공통 관심사가 있으니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사주를 봐주시는 분이 내 성격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해 주신 적이 있다.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고 사람들도 당신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아. 그렇게 울면서도 다시 사람들 좋다고 도와주고 그러는 팔자야.


난 그 이야기를 듣고 격하게 공감을 했었다. 사람들이 좋아서 잘 지내고 또 상처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삶. 그게 나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보편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인생은 결국 사람들과 부딪히며 울고 또 웃으며 지내는 삶일 것이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또 다른 사람을 통해서 위안받고 치유가 됨을 경험한다.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다가 그 생각 자체를 멈추기로 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기에,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준 사람들처럼 나도 누군가 인생에 좋은 것들을 듬뿍 주기로, 내가 받은 만큼 아니 그 보다 더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 봐. 결국 나는 또 사람을 좋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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