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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ang Kim Dec 26. 2023

66. 금전적 인센티브는 마약이다.

금전적 인센티브(돈)이 마약인 이유, 행동 경제학 그리고, 교육.

1. 금전적 인센티브와 기업

경제학에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크게 인센티브(Incentive)와 패널티(Penalty)가 있다. 그리고, 경제학을 조금만이라도 공부 해봤거나, 회사를 운영 해본 사장님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패널티보다는 인센티브가 더 (어렵지만) 더 나은 방법이라는걸 알고 있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주거나, 상품과 같은 금전적인 보상(통상적으로 말하는 "돈") 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금전적인 인센티브(monetary incentive), 즉, 돈은 마약이다. 돈은 직접적이다.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직원들은 고무 되고, 회사 생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짧다. 돈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더 큰 보상을 원하고, 원하는 돈의 크기는 기하 급수적으로 커진다. 그러다, 실적이 안좋아 그런 보상을 못 받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을 더 심하게 느낀다. 마치 마약을 맞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돈을 인센티브로 사용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짧게 사용해야 한다.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장기화 되면, 이는 더이상 인센티브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된다. 실제로 매년 연봉의 50%를 상여금으로 받는 모전자의 사업부의 경우, 실제 직원들은 50%를 받는게 당연한거고, 그렇게 못받으면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을 왕왕 볼 수 있다(아, 물론 실제로 그만둘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이긴 하다).


혹자(특히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는 "우리 회사는 그래서 복지를 중요시 합니다" 혹은 "우리 회사는 자기계발의 기회를 줍니다' 내지는 "우리 회사는 워라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쩌고 저쩌고..."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가장 중요한것 빠졌다. 그건 바로 이러한 모든 정책들이 금전적 인센티브를 대체하는 성격이라는 점이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앞서 언급한 모든 정책들에는 "(당신이 원하는 높은 연봉 대신에) 복지를 줍니다.", "(당신이 원하는 높은 연봉 대신에)  워라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라는 것이다. 즉, 이러한 대부분의 다른 가치들 또한 금전적인 인센티브와 그리 다르지 않다.


내가 아는 몇몇 사장님들은 "비전(Vision) 공유(공감)" 혹은 "가치(Value) 공유(공감)"이야기 하신다. 사실, 앞서 언급한 금전적 인센티브의 문제는 경제/경영 분야에 나오는 단골 주제(?) 가운데 하나 이고, 그래서 나온 이야기가 바로 비전 공유 혹은 (돈이 아닌) 가치 공유이다. 정말로 직원들이 당신(혹은 사장)과 같은 비전을 공감하고, 나랑 같은 "이윤이 아닌" 가치를 공감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건 그냥 개소리 일 뿐일 가능성이 엎다.

우선, 당신(사장)과 직원은 같은 비전을 가질 수가 없다. 사장인 당신은 회사를 위해 어떤 희생도 할 각오가 되어 있지만, 직원들은 아니다. 각자의 목적이 있어 회사에 들어 온 것이고, 그 목적이 바로 그들의 비전이기에 당신의 비전과 직원들의 비전이 같을 수없고, 같은 비전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두번째는 아무리 멋져 보이는 비전이라도, "기업"이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 날 수 없다. 그리고, 기업의 태생적인 비전은 바로 이윤 추구, 즉 "돈"이다. 기업을 만든다는 것 혹은 기업이 존재 하는 가장 첫번째 존재 이유는 바로 "이윤"이다. 그리고, 어떠한 기업도 이 기본 전제를 벗어 날 수 없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니다. 돈 버는 것보다 내 회사의 비전(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와 같은)이 훨씬 더 중요하다!"

라고 말이다. 그럼, 내가 질문을 하겠다. 


"당신의 회사가 지금 부도 위기인데, 어떤 투자자가 와서 '비전을 바꾸면 부도를 막고, 추가로 (당연히 합법적인) 자본금을 대 주겠다' 했을 때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이 질문을 했을때, 기업 혹은 기업 책임감 있게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자본금을 선택하는게 당연한거다. 여기서, 비전을 지키겠다고 자본금을 포기하는게 사장이라면 그게 또라이인거다. 결국, 기업에서는 비전(즉, 돈이외의 가치)이 돈을 이길수 없다. 그러니, 기업의 최우선 가치는 "(금전적) 이윤추구"가 될 수밖에 없고, 그 어떠한 허울좋은 비전도 돈이 없으면 기업은 망한다. 좋든 싫든 그게 팩트이다.


2. 금전적 인센티브와 교육

이러한 내용은 아이들을 키울 때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보통은 얘들 공부 시키려고, "너 이번 시험 100점 맞으면 정난감 사줄께." 내지는 "너 이번에 몇등 하면 용돈 올려줄께"와 같은 공약들을 걸게 되는데, 이러한게 바로 금전적 인센티브에 해당 한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해서는 절대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아이들에게 했던 방식은 "공부는 너(아이)가 하는거다"였다. 성적이 잘나오는 것도 너가 하는거고, 못해도 너가 책임지게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말이 통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공부를 하는 목적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돈"은 제외 된다. 이점에 있어, 내가 아이들에게 해줬던 이야기는 두가지 인데, 그 중 한가지는 "성적과 공부(실제로 아는 것)는 별개 문제라는 것" 이고, "공부가 재미 있어야 한다" 는 점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가르친다고 될 문제가 아니고, 너(아이)가 스스로 깨쳐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아이들 모두가 공부를 잘하게 되고 시험성적이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둘을 깨닺기 시작하면, 공부를 스스로 하게 되고, 굳이 성적이 잘 나왔다고 부모가 금전적인 보상을 할 필요도 없게 된다.


금전적인 보상을 대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는 바로 "재미"이다. 재미가 있으면 돈이 개입 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러한 재미에는 "본능적(혹은 감각적)인" 재미도 있고, "지적인(혹은 이성적인)" 재미도 있다. 모든 재미의 요소는 이 둘을 양극으로 하는 스팩트럼의 형태로 존재 하는데, 극단적으로 본능적인 재미 중에 하나가 바로 마약, 살인과 같이 포함 될 수 있다(이러한 재미의 스팩트럼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 덜 극단적인 재미가 쇼핑하고, 술마시고, 여행 다니고, 퉁쳐서 "돈 쓰는" 재미가 여기에 해당 하고, 이 보다는 덜 극단적이지만, 여전히 본능적인 재미는  운동하고 연기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그림 그리는, 주로 몸을 쓰는 재미가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본능적인 즐거움에 해당 한다. 반대로 지적인 재미의 극단이 바로 "해탈" 즉 이성의 재미로 감정적인 재미를 넘어 설수 있는 수준이 여기에 해당 하는데, 이는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하고, 그 보다 조금 덜한 지적인 재미는 자연을 배우는(물리, 화학, 생물등)을 배우는 재미, 그보다는 덜 극단이지만, 여전히 지적인 재미는 인간군상(통상 인문학(역사, 문학등))을 배우는 재미가 있고, 그보다 덜한 지적인 재미는 장기, 채스, 바둑과 같은 복잡한 (생각하는) 게임, 가장 아랫 단계는 단어 맞추기같은 게임류(하지만, 적당히 어려운)가 여기에 해당 한다.  


이러한 재미의 스팩트럼에서 본능적이면 본능적인 재미 있을 수록 대부분은 돈으로 즉각적, 혹은 짧은 시간내에 재미를 보는게 가능하고, 지적인 재미로 갈 수록 돈보다는 그외 것(지식이라든지, 숙련도라든지 돈이 아닌, 시간과 노력등)이 있어야지만, 그 재미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춤이나 노래는 약간의 박자를 탈 줄 알면 누구나 감정적으로 즐거울 수 있지만, 수학이나 물리학이 감정적으로 즐겁기는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이다. 

이야기가 옆으로 샛는데 어쨋든 그래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재미가 아닌, 이성적이고 지적인 재미를 접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초/중/고등 과정의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한다(성적이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과정들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의미). 이렇게 모든 재미를 접해 보고도, 본인이 하고 싶은게 음악이고, 미술이고, 체육(퉁쳐서 연예인)이면 뭐 그럴 수 있다. 근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과 노력이 든 후에야 알 수 있는 재미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채 연예인을 업으로 하겠다는건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손해이다. 그것이 고등학교 수준의 최소한의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한번 이야기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알아들을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관(돈 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부모의 생활이 되고, 그런 가치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공부 할 이유를 스스로 찾고, 본인 인생의 최고의 가치가 "돈"이 아닌, 자신의 "무엇"으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개인의 올바른 인센티브

기업이 이윤 추구(돈)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건 당연한거지만, 인간이 이런식이면 곤란하다. 무슨 말이냐. 인간(혹은 개인)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가 돈이 되어서는 곤란하단 말이다. 돈의 가치를 최고로 가진다는 의미는 개인이 느끼는 최고의 인센티브가 "돈"이 된다는 의미이다. 세상의 어떤 가치(꿈, 행복, 사랑, 창작 활동(음악, 미술, 글쓰기, 코딩), 노력등 무형의 가치들)들도 돈(혹은 물질)으로 환산이 되지 않으면 무의미 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대로 뭐가 되었든 돈으로 환산만 된다면, 그걸 의미 있는걸로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 방식에는 "자신이 원하는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응, 다른거 아니다. 완전히 틀렸다. 뭔가 하기 위해서 필요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뭔가"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찾는건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니며, 평생 따라 다니는 문제 이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뭔가를 찾는 활동 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뭔가"에 "돈"을 넣고, 이후에 돈을 열심히 버는게 오히려 쉬운 일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데, 나이가 들고 나면, 가난한 이들은 가난한데로 "돈만 더 있었으면..."이라면 인생을 후회하게 되고, 부자들은 부자데로 "돈 있어도, 딱히 하고 싶은게 없네..."라며 남은 인생을 지루하게 보내거나, 돈으로 할 수 있는 본능적인 자극을 쫓게 되는 경우를 생각보다 흔하게 보게 된다.


대한민국은 개인의 최고의 가치가 "돈"이 된지 이미 너무 오래 되었다. 혹자는 안정된 직장, 혹자는 "미래를 위해 돈을 벌려고 한다." 내지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돈을 번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결국 현재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돈"이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한번 돈맛(?)을 알면, 그 것을 벗어나서 다른 가치를 찾기가 불가능 하다. 한번 마약을 하면 끊기 불가능 한처럼 말이다.  당신은 아니라고 장담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다음 질문에 대해 대답해보라. "당신의 미래의 가치를 위해 지금 돈(기업 이윤, 연봉, 자본금등)을 포기 해야한다면 포기 할 수 있습니까?"

지금 포기하지 못한다면, 미래에도 당신은 돈을 포기 하지 못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고질적인 문제들: 저출산 문제, 의대 쏠림 현상, 자발적 취업 거부 문제, 수도권 쏠림 현상 문제, 노년층 우울증 문제, 청소년층 자살문제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에는 돈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가치관이 그 기저를 차지하고 있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돈(혹은 잘사는 것)"으로 동치 시킨채, 쓸데 없이 치열하게 인생을 사는 동안 감당이 안되는 박탈감으로 자신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거나, 설령 돈으로 동치된 인생 목표로 어느 정도 성공을 한다 하더라도, 돈으로 할수 있는 채울 수 있는 재미는 절대로 채울수 없는 허기짐으로 현타로 맞이 하게 되는게 대한민국 인간들이 가지는 대부분의 인생 경로이다. 돈으로 받는 보상으로 느끼는 재미(혹은 행복)는 같은 크기의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항상 더 큰 돈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는 마치, 마약 중독자가 같은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용량의 마약을 필요로 하는 것과 완벽히 일치 한다. 

돈이 마약인 이유도 여기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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