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 같은 훈련을 지속하면 집중력과 인지력이 좋아지고, 마음이 평온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감정과 충동, 중독 조절이 개선된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과학자들은 이런 메커니즘을 찾기 위해서 인간의 작업기억에 주목해 왔다.
분명, 마음챙김 명상을 훈련함으로써 주의력과 작업기억이 개선되었다. 반면에 몸을 천천히 이완시키는 훈련을 받은 그룹에서는 이런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순히 신체운동을 훈련받은 경우에도 이런 향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결과는 마음챙김 명상이 주의를 집중하고 유지하면서 전환하는데 도움을 주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작업기능이 바로 주의의 집중, 유지, 전환을 기초로 움직인다.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작업기억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좋은 성능을 가진 컴퓨터라고 하더라도 램(RAM) 메모리가 아주 작으면 아무도 것도 못한다. 램(RAM)이 당장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활용되는 메모리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에서 이런 램(RAM) 메모리에 해당하는 것이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다.
작업기억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하는 인지능력을 말한다.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꺼내서 조합하고, 분석하고 처리해서 원하는 판단과 행동을 하게 하는 능력이다. 어떤 생각이나 일을 하기 위해서 여러 정보를 머릿속에 떠올리고 곰곰이 생각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한다.
인간의 삶에서 작업기억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일 처리에서 학습, 문제해결, 창의적인 생각과 의사결정 등 일의 성과를 좌우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우울, 충동, 주의력을 조절하는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작업기억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인지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실수를 많이 하고, 판단력이 떨어지고, 산만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통증이나 우울, 충동을 조절하기 힘들어진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정적으로 격화되어 있을 때는 작업기억의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작업기억의 용량이 적은 어린아이들은 생각과 집중, 감정과 행동의 조절이 잘 안 된다. 나이가 들어 작업기억이 성능이 떨어지면 실수가 잦아지고 대화 중에 정보를 기억하기 힘들고, 학습과 적응력이 떨어지고, 충동적 반응이 많아지게 된다.
작업기억을 개선하는 방법은 많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거나 표현하고, 악기를 연주하거나, 자연에서 산책하거나, 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등의 일은 작업기억을 높인다. 하지만 마음챙김 명상이 좋은 이유는 다른 준비 없이 언제나 습관적으로 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비용도 들지 않고 배우기 쉽다. 더욱이 자율신경의 안정과 정서적 안정, 정신건강에 통합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근본적으로 주의를 조절 및 활용하는 패턴을 바꾸는 작업이다. 옷을 갈아 입는 것이 아니라 체질을 바꾸는 것과 같다.
Schöne, B., Gruber, T., Graetz, S., Bernhof, M., & Malinowski, P. (2018). Mindful breath awareness meditation facilitates efficiency gains in brain networks: A steady-state visually evoked potentials study. Scientific reports, 8(1), 1-10.
하루 10분 주당 평균 41분 정도의 마음챙김 호흡명상 훈련으로 주의력과 작업기억이 향상되었다. 점진적 이완그룹은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Quach D, Jastrowski Mano KE, Alexander K.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xamining the Effect of Mindfulness Meditation on Working Memory Capacity in Adolescents. J Adolesc Health. 2016;58(5):489-496.
매주 2회, 4주간 총 8번, 세션당 45분의 마음챙김 명상 참가자들의 작업기억 용량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반면에 하타요가, 웨이트리스 그룹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불안에는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Zeidan, F., Johnson, S. K., Diamond, B. J., David, Z., & Goolkasian, P. (2010). Mindfulness meditation improves cognition: Evidence of brief mental training. Consciousness and Cognition: An International Journal, 19, 597–605.
명상 경험이 없는 성인 60명을 상대로 하루 20분 4일간의 짧은 마음챙김 훈련은 작업기억의 향상을 보였다. 책 읽기를 한 그룹보다 작업기억의 향상이 크고 피로와 불안도 더 크게 감소했다.
Mrazek, M. D., Franklin, M. S., Phillips, D. T., Baird, B., and Schooler, J. W. (2013). Mindfulness training improves working memory capacity and GRE performance while reducing mind wandering. Psychological Science. 24, 776–781.
2주간의 마음챙김 훈련이 작업기억과 GRE 점수를 향상시켰다.
Jha, A. P., Witkin, J. E., Morrison, A. B., Rostrup, N., & Stanley, E. (2017). Short-form mindfulness training protects against working memory degradation over high-demand intervals. Journal of Cognitive Enhancement, 1, 154-171.
군인들과 관련하여 8주간의 마음챙김 기반 개입 훈련으로 작업기억의 손상을 줄일 수 있었다. 군대처럼 높은 스트레스 상황과 인지 부하가 주어진 상황에서 작업기억의 저하가 덜 발생했는데 대조군은 작업기억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저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