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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림 Sep 02. 2021

새로운 상상이 시작되는 공간, 트윈웨이브를 소개합니다

in the cabin’s room <1>  신혜미 디렉터 인터뷰



Part 0 : spaceT 트윈웨이브의 출항을 알립니다!

트윈세대를 위한 도서관 spaceT가 전주 우주로1216, 서울 노원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에 이어 세 번째로 수원 슬기샘어린이도서관 3층에 문을 열었습니다. '트윈웨이브'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12-16세 트윈세대의 가능성이 실현되는 곳입니다. 그 출항에 즈음하여 트윈웨이브를 이루는 공간, 콘텐츠 그리고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각 파트너 분들과 나눈 인터뷰, <in the cabin’s room>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spaceT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씨프로그램 신혜미 디렉터와 함께 합니다.


Part 1 : 트윈웨이브의 문을 열며


이소림│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신혜미│안녕하세요, 씨프로그램에서 spaceT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신혜미입니다! 2014년부터 씨프로그램 Playfund에서 어린이를 위한 제3의 공공공간을 만드는 파트너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일을 맡고 있다가, 2019년부터 spaceT와 어린이 작업실 모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공공 도서관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개관 전 진행했던 베타테스트 날의 신혜미 디렉터 모습 ©주현동


이소전주를 시작으로 서울 노원구, 수원. 이렇게 세 번째 spaceT가 완성이 되었어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신혜미│우선, 만들 때보다 만들고 나서 오히려 더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할까, 이곳을 어떤 경험으로 공간을 채워 나갈까 기대가 됩니다.


두 번째 소감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에요.

건축가분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조성하고,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올 수 있는 전용 공간을 제시하는 일은 어느 정도 잘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에 더해 도서관에 머물기보다는 책을 빌리기 위해 잠깐 들르고, 도서관의 콘텐츠를 접하기보다는 시험기간에 공부를 하러 오는 이용자였던 트윈세대 친구들이 공간에 머물며 더 다양한 경험을 시도하고 이 경험을 이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많은 요소들을 더 알아가고 있어요.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콘텐츠가 친구들에게 말을 건넬 수 있도록 기획하고 세팅하는 것, 운영자가 트윈세대 친구들을 위해 환대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현실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알면 알수록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트윈세대를 위해 이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확신이 더욱 들어요. 트윈웨이브 개관 전에 베타테스트를 했잖아요. 친구들이 공간에 와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저희가 생각했던 방향 혹은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공간을 구석구석 누비고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공간이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했구나라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이런 장면들을 보면 오픈 전의 두려움은 눈 녹듯 사라져요.


공간을 오픈하자마자 각자의 편안한 공간을 찾아가는 트윈세대 친구들 ©주현동


이소림│개관 전의 그 은근한 두려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신혜미│개관 전에는 ‘오픈을 했는데 트윈세대 친구들이 안 오면 어떡하지, 혹은 왔는데 데면 데면 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들어요. 결국은 어른들이 만드는 공간이잖아요. 참여 워크숍 등의 과정을 통해 트윈세대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어떤 지점에서는 어른들의 생각으로 끌고 가는 부분들이 생겨요. 이런 생각 덕분에 오픈하는 시점에는 트윈세대 친구들의 취향과 니즈가 잘 반영되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공간을 기획하고 콘텐츠와 운영에 관한 논의를 할 때 사전 리서치와 아이들을 만나며 함께 진행한 워크숍의 결과를 중심에 두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워크숍의 결과뿐 아니라 아이들이 한 얘기, 단어, 문장 같은 것들까지도요. 그래서 앞으로의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리서치 과정을 더욱 잘 진행하고, 그 정량적, 정성적 결괏값을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모든 주체들과 공유하는 게 중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이소림│리서치 단계와 완공의 시기, 그 사이의 두려운 시간들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아이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믿는 것이겠네요.


건축팀과 진행한 참여 워크숍 모습 ©도서문화재단 씨앗
코어마인드에서 진행한 사전 리서치 결과물. 친구들의 일상 속 경험을 세심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소림│트윈웨이브는 어떤 파트너분들과 함께 했나요?


신혜미│우선 트윈웨이브는 씨프로그램과 도서문화재단씨앗이 추진하는 spaceT 프로젝트의 후원으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슬기샘어린이도서관과 협력하여 조성했습니다.

트윈세대 조사부터 콘텐츠 기획, 공간 설계 및 시공까지 각 분야 전문가팀이 참여해주셨어요. 트윈세대 조사는 마켓 리서치팀인 코어마인드, 콘텐츠 기획 및 세팅은 씨프로그램에서 직접 운영하는 스토리스튜디오 혜화랩과 페이퍼풀즈(서울연필), 공간 설계는 건축사사무소53427, 시공은 BM스튜디오가 참여했습니다.


이소림│트윈웨이브의 파트너분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으셨다면?


신혜미│spaceT 프로젝트는 늘 각 분야의 전문가팀들과 함께 합니다. 그만큼 각자의 관점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게 되는데 각 팀의 의견에 귀 기울이면서도 건축가로서의 방향성을 가지고 설계를 해 나갈 수 있는 뚝심 있는 건축가가 필요했어요. 트윈웨이브 설계를 맡아주신 건축사사무소 53427은 바로 그런 건축팀이었습니다. 저희 추진단과 운영팀의 의견을 잘 들어주시면서도 가장 중요한 주체인 트윈세대 친구들의 의견을 경청하셨고요, 그 사이의 균형점을 잘 이끌어내어 설계해주신 점이 인상 깊고 감사했어요. 개관 후에 공간을 찾은 트윈세대 친구들이 ‘어 이 공간, 내가 의견 낸 건데’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요. 


건축팀과 함께 하면서 인상 깊었던 두 번째 장면은 트윈세대 친구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어 놓고, 우선은 듣는 것에 중심을 두셨던 참여 워크숍 과정이에요.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아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해석 해나 가시는 모습을 통해 고기웅 소장님을 더욱더 존경하게 됐어요. 실은, 워크숍이 끝나고도 결과물로 나온 것이 모호해서 과연 어떤 정보를 가지고 설계를 하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후 설계가 진행되면서, 소장님께서 단지 어떤 유형적 결과물만이 아니라 이면에 있는 트윈세대 친구들의 의도와 맥락을 더 깊게 이해하시려고 노력하셨다는 것을 알아갔습니다. 대화 과정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이 이야기한 문장, 채색 워크숍 땐 선택한 색뿐 아니라 그 색을 선택했을 때 원했던 분위기 등을 기억하시고 공간 기획에 담아내셨어요. 그런 관점을 갖고 계셨기 때문에 워크숍의 결과물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이고요. 아이들의 의견, 내뱉는 문장들, 어떤 반응들과 그 이면의 생각들에 귀 기울이시려고 노력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트윈세대들을 중심에 둔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전 리서치와 아이들을 만나며 함께 진행한 워크숍의 결과를 중심에 두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워크숍의 결과뿐 아니라 아이들이 한 얘기, 단어, 문장 같은 것들까지도요.

너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트윈웨이브 공간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건축팀 인터뷰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상처럼 하는 공간>



Part 2 : 어린이 도서관 속 트윈웨이브를 만드는 이야기


이소림│도서관 파트너로서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나 기준이 있으신가요?


신혜미│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운영자분들의 중요성을 더욱더 깨닫게 되었어요. 구축 후에 현장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이 다양한 경험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필요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결국 운영자분께서 하시는 일이니까요. 새로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하는 것인 만큼 도서관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에 주고자 하는 경험의 방향성과 철학이 spaceT 프로젝트와 잘 맞으면서도 기본적인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잘 쌓아두신 분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게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좋은 운영자분들을 찾고 있었어요.


때마침 슬기샘 어린이도서관 (이하 슬기샘)과 연락이 닿았어요. 약 10년 정도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시면서 많은 초등학생들을 만나 오셨고, 초등학교를 지나는 시기의 세대에게 필요한 경험에 대해 이미 많은 고민을 하고 계셨어요. 또 도서관이 그런 경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셨고요.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이 도서관에 필요하고, 이 공간에선 기존에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공감대가 있었던 슬기샘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리뉴얼 전, 슬기샘어린이도서관 3층의 모습


두 번째로 입지도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트윈세대 친구들이 잘 찾아올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위치해 있는 것뿐 아니라 입지적인 면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이 도서관을 올 때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는가도 함께 봅니다. 슬기샘은 큰 호수를 중심에 둔 만석공원 옆에 위치해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있다가 공원으로 나갈 수도 있고, 공원에 찾아왔다가 잠깐 쉬러 온 도서관에서 공간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어요. 학교도 근거리에 있었고요.


만석공원 옆에 위치한 슬기샘어린이도서관


이소림│슬기샘 운영자분들과 협업하며 시너지를 내셨던 경험 혹은 인상 깊으셨던 점도 있으신가요?


신혜미│네, 분명히 있었어요. 설계 단계에서는 주간 미팅을 통해 운영자의 이야기를 건축팀과 나누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이 협업의 과정에서 운영의 디테일에 있어서는 슬기샘 운영자분들을 따라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테라스에 놓을 조경석의 종류와 배치를 논의할 때 추진단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공간 이용 방식을 운영팀에서 설명해주신 덕분에 보다 안전한 테라스 공간이 될 수 있었어요. 돌을 밖으로 던질 수도 있다는 건 현장의 경험 없이는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었을 거예요. 운영팀의 이런 노하우 덕분에 조경석을 안전하게 고정하는 방향으로 조경 계획이 정리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나 오셨던 현장의 이야기가 갖는 힘은 정말 큰 것 같아요. 공간을 기획할 때도 그랬고, 앞으로 운영을 해나가실 때에도 그 경험치는 곳곳에 녹아들 거예요.


한편으로 어린이들을 만나오셨던 운영의 노하우를 발휘하시면서도 새롭게 만날 트윈세대라는 대상을 기존의 시각으로 판단하지 않으려 하셨던 점이 정말 인상 깊습니다. 그래서 설계 과정에서 공간의 큰 방향은 추진단의 지향점을, 공간 운영과 관련해서는 운영팀에서 전달해주신 요소들을 기반으로 삼아 전체적으로 잘 조율하고 풀어갈 수 있었어요. 


초등학교를 지나는 시기의 세대에게 필요한 경험에 대해 이미 많은 고민을 하고 계셨어요. 또 도서관이 그런 경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셨고요.

설계 단계에서 매주 진행되었던 운영팀과 건축팀의 회의 모습


이소림│공공도서관에서 청소년 공간을 마련하는 것과 어린이도서관에서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신혜미│어린이 도서관은 어린이에서 그다음 시기로 넘어가는 길목의 트윈세대 친구들을 많이 만나 오셨기 때문에 그 시기의 친구들을 전환기라는 측면에서 이해하셔요. 어린이 시기를 지난 트윈 친구들이 도서관에 계속해서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고, 그러기 위해서 어떤 공간과 콘텐츠가 제시되어야 할지 자연스럽게 고민하시는 것 같아요. 


공공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일반 시민, 어린이, 청소년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트윈세대들의 이용률이 떨어지고, 앞으로는 그 친구들이 도서관에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시는 것 같아요. 전체 연령을 고려하면서도 전용공간으로 조성된 청소년 공간의 필요성, 중요성들에 대해 함께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이 시기의 친구들에게 과감히 공간을 내어줄 결정을 하시는 거고요. 


정리하면, 기존 이용자였던 어린이들의 도서관 경험을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지게 하고 이를 더욱 확장시켜 주고자 하는 어린이도서관과, 전체 생애주기에서 비어있는 이용자층인 트윈세대에게 적극적으로 공간을 내어주고, 그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공공도서관 사이에는 관점의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다만, 모두 다음세대 즉 도서관을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게 될 청소년들에게 도서관이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방향을 갖고 계신 점은 동일합니다.  


트윈웨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그 전환기 친구들에게 공간을 할애해보게 되었어요. 어린이도서관은 곳곳에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관의 특성, 운영주체나 그 공간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성향, 주 연령대에 따라서 spaceT에도 여러 가지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소림│다른 spaceT와 비교해볼 때 트윈웨이브만이 가지는 또 다른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신혜미│특히 슬기샘은 수원의 어린이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 도서관이었기 때문에 그다음 시기를 위한 서비스가 마련되면 도서관 속 좋은 경험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더 있었어요. 실제로 참여 워크숍을 하는 과정에서 트윈세대 친구들과 대화해봤는데 도서관에 대한 추억들이 되게 많은 거예요.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했던 1박 2일 캠프에 대한 추억을 얘기하기도 하고, 관장님을 mc송이라는 닉네임으로 부르며 친근하게 여기는 모습도 있었어요. 

이용자와 운영자 모두가 공간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애정을 갖고 있고, 또 이용자가 운영자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는 부분이 트윈웨이브만의 특징이에요. 트윈웨이브를 통해 도서관 속의 연속된 경험이 트윈세대 친구들에게 만들어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고요.



트윈웨이브 공간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운영팀 인터뷰 1 <사서에서 운영자로, 그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운영팀 인터뷰 2 <시작점에 함께 선 우리>

◎운영팀 인터뷰 3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일>



아이들에게 늘 다정하신 송현수 관장님의 모습 ©주현동



Part 3 : 모두에게 낯선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


이소이번 트윈웨이브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신혜미│Playfund를 운영하며 다양한 팀들을 많이 만났는데요, "제가 어렸을 때는"으로 시작해서, 그때의 좋았던 콘텐츠를 현재의 어린이, 청소년에게 주어야 한다고 하거나, "지금의 아이들에겐 이것이 필요합니다"라며 근거 없는 주장만이 있는 메시지를 만날 때는 정말 아쉬웠어요. 현재를 살고 있는 친구들이 하는 생각이나 경험 그리고 실제 콘텐츠가 주어졌을 때의 반응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하거나 당위적인 메시지만이 있으면 구체적인 목표나 기획력이 부족하게 되더라고요.


씨프로그램에서는 지자체 도서관에 spaceT공간을 만들면서 동시에 스토리스튜디오와 스토리라이브러리라는 두 개의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며 관찰하고 기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경험과 그 경험을 주기 위한 콘텐츠들,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반응들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두 개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다른 도서관 공간으로 확산하는 실험도 끊임없이 진행 중입니다. 실제로 실험의 결과로서 도출된 일부 콘텐츠를 트윈웨이브에 맞게 세팅하고 반응을 보고 있습니다. 두 실험실 덕분에 경험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실질적인 콘텐츠를 트윈웨이브에 세팅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입니다. (스스라 화이팅!!) 


스토리라이브러리의 모습


스토리스튜디오 혜화랩의 콘텐츠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트윈웨이브의 창작존이 꾸려졌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트윈세대를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공간을 만든다는 생각에 함께 힘과 뜻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운영팀 분들께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의 운영자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실제 운영 업무를 마주하시는 시점부터 정말 많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시더라고요. 이제는 저희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의 종류와 세팅 방법 등에 대해서도 운영팀을 도와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구축 후에도 러닝메이트로서 2년간 함께 하며 트윈세대 친구들의 반응을 함께 지켜볼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에요. 


©주현동



컬렉션 서가? 아날로그 재료바?! 트윈웨이브의 콘텐츠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콘텐츠팀 인터뷰 <낯선 경험으로 안내하는 콘텐츠의 힘>


∥콘텐츠 실험이 이루어지는 곳, 스토리스튜디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스토리스튜디오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이소림전주, 공터를 거쳐 트윈웨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과정에서 spaceT에 대해 더 구체화돼가신 생각이 있으실까요?


신혜미│처음엔, 트윈세대들에게 전용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지트 같은 공간이 트윈세대에게 잘 제공되면 이 안에서 다양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편안하게 쉬고 친구들과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을 넘어서 각자의 사회 경제적 조건과 상관없이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 공간에서 쉼, 만남 등 일상에서 늘 안전하게 채워져야 할 경험들도 충족 하지만, 작업이나 탐색 같은 조금은 낯선,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면서 나와 세상을 발견하고, 풍요로운 문화적 자산을 쌓아갈 수 있길 바라요. 또한 그 과정에서 각자의 선호와 취향이 다를 것이므로, 다양한 선택지들을 제시하고 싶고요. 


이소그러면 운영자분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신혜미│운영자와의 인터렉션이 정말 많아졌어요. 이 전에는 저희가 각 전문가팀들과 소통을 해서 나온 결과를 공유하고 반영했지만 지금은 운영자가 생각하는 이 공간의 방향성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 나누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콘텐츠들이 필요한지, 어떤 기준으로 공간을 운영해 나가야 할지, 어떤 목소리로 공간을 알려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어요. 실제 확보할 수 있는 예산 규모 및 확보 방안도 함께 의논하고요. 이전에도 운영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구축 후가 아닌 프로젝트 전 과정에 있어서 운영자의 역할이 커지고 함께 협업하게 된 점이 큰 변화입니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초반에 운영자팀과 공간의 정체성 워크숍을 했어요. 이 공간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슬기샘 운영자분들의 생각을 명확히 인지하고 spaceT 프로젝트 관점에서 공간을 통해 트윈세대 친구들에게 주고자 하는 경험을 확인하여 이를 함께 녹여내는 과정이 필요했거든요. 운영자팀은 트윈세대 친구들이 편하게 쉬다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면 시도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방법적으로는 트윈세대 친구들과의 소통을 통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 기반하여 필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다고 하셨고요. 또 도서관이면서도 문화재단과 연결되어 있는 공간이기에 탐색해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채워가길 바란다고도 이야기해주셨어요. 나아가 다른 수원시 공공 공간에 귀감이 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하셨죠. 이 워크숍을 통해 슬기샘 운영팀이 품고 있던 트윈웨이브에 대한 지향점을 언어화하고, 저희도 spaceT프로젝트 관점에서의 지향점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어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죠!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이 공간을 운영하실 팀에서 이 공간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으신지가 가장 중요해요. 방향성을 언어화하여 팀과, 또 저희와 공유하는 과정, 그리고 다른 점이 있다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러닝메이트로서 함께 나아갈 트윈웨이브 운영팀과 추진단의 모습
트윈웨이브 '정체성 워크숍'을 통해 도출했던 트윈웨이브의 정체성과 핵심 경험


이소트윈웨이브와는 구축 후에도 2년 동안 협업을 이어나가시게 되셨어요.


신혜미│저희는 ‘이제 phase 2가 시작됐다’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가장 큰 목표는 러닝메이트로서, 운영팀의 파트너가 되어드리는 것이에요. 기관에서는 늘 한정된 운영 인력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계시기 때문에 공간 구축 후 운영 시스템이 안정화될 때까지 운영과 홍보 면에서 함께 의논하고 필요한 솔루션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또한 탐색과 작업을 위한 콘텐츠는 트윈세대 친구들에게 낯설면서도 다양한 문화적 경험의 기회를 주기에 무척 중요하지만 이를 제공하는 일은 운영자 입장에서도 낯설고 쉽지 않은 일거예요. 운영자분들이 이 낯선 시도를 직접 해나가실 수 있도록 이 과정에 러닝메이트로서 함께 하며 그 변화의 시간을 잘 건너가 보려고 해요.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시도이기 때문에 여러 자원을 세팅하기 위한 예산이 당장은 부족할 수 있고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한 고민의 파트너가 필요할 수도 있고 외부의 전문가가 필요할 때도 있어요. 다른 공간의 사례를 통해 검증된 콘텐츠를 세팅해야 할 수도 있을 거고요. 트윈웨이브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며 여러 솔루션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트윈웨이브 구축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던 마지막 월례회의 모습
그리고 다시 시작된 phase 2 첫 미팅 모습


이소림│트윈웨이브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시나요?


신혜미│이 공간을 통해서 아이들이 낯선 시도들을 편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낯선 경험이라는 건 경험의 종류와 깊이와 넓이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책만 읽던 친구가 그림을 한번 그려볼 수도 있고요, 혹은 늘 스케치북에만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려보니 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모션 그래픽을 시도해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림에 관한 것에 더 푹 빠져볼 수도 있고 경험의 종류 자체가 달라지는 걸 수도 있는 거예요. 이 과정이 어떤 스킬을 향상하기 위함보다는 계속되는 시도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트윈세대의 친구들은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시기니까요. 수원시의 트윈세대 친구들의 각자의 항로를 개척하는 캡틴이 되어, 트윈웨이브를 기지 삼아 다양한 모험을 떠날 수 있길 바랍니다! 


트윈웨이브 컬렉션 서가에서, 신혜미 디렉터




▶ 트윈웨이브 프로젝트 아카이빙 인터뷰, <in the cabin's room>

트윈웨이브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씨프로그램 spaceT 총괄 디렉터, 신혜미 님과의 인터뷰

너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트윈웨이브 공간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건축팀 인터뷰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상처럼 하는 공간>

트윈웨이브 공간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운영팀 인터뷰 1 <사서에서 운영자로, 그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운영팀 인터뷰 2 <시작점에 함께 선 우리>

운영팀 인터뷰 3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일>

컬렉션 서가? 아날로그 재료바?! 트윈웨이브의 콘텐츠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콘텐츠팀 인터뷰 <낯선 경험으로 안내하는 콘텐츠의 힘>


▶ 씨프로그램 웹사이트: https://c-program.org

▶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매거진

▶ 각 spaceT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하시다면?

우주로1216 인스타그램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인스타그램

트윈웨이브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 인터뷰 진행: 씨프로그램 신혜미 디렉터, 이소림 매니저

○ 편집: 씨프로그램 이소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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