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cabin’s room <2> 건축사사무소 53427 인터뷰
트윈세대는 어린이 시기를 지나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취향과 의견, 또래 문화를 만들어가는 전환기의 12-16세 친구들을 말합니다. 자신과 세계에 대한 탐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트윈세대 친구들을 위해 슬기샘어린이도서관 3층에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트윈웨이브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12-16세 트윈세대의 가능성이 실현되는 공간입니다. 트윈세대라면 누구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드나들며 다양한 취향과 콘텐츠를 접하고, 집이나 학교에서는 하기 어려운 경험을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서퍼가 다양한 파도를 넘나들며 바다를 탐험하듯, 쉼, 만남과 소통, 탐색과 탐험, 표현과 창작이라는 네 가지 핵심 경험을 통해 때로는 편안한 휴식을 때로는 낯선 콘텐츠를 통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너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트윈웨이브가 만들어지기까지, 그 과정의 생각과 고민들을 <in the cabin’s room>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인터뷰는 트윈웨이브의 공간을 만들어주신 ‘건축사사무소 53427’ 팀과 함께 했습니다.
이소림│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씨프로그램의 이소림입니다. 씨프로그램의 신혜미 디렉터님도 함께 자리해주셨고요. 고기웅 소장님, 하태환 대리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이제까지 어떤 작업들을 해오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고기웅 소장님│안녕하세요, 건축사사무소 53427 건축가 고기웅입니다. 저희 사무소는 주거/상업/문화/레저 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6~7년 전부터 어린이 안전체험공원, 놀이터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만들게 되었고, 이번 트윈웨이브 프로젝트에서 공간 설계를 맡았습니다.
이소림│개관을 맞이한 현재의 소감은 어떠신가요?
하태환 대리님│제가 사무소에 와서 첫 번째로 맡은 프로젝트가 이 트윈웨이브 프로젝트예요. 과정 중에 우여곡절도 많고 디자인에서의 고민도 많았는데, 공간이 완공되고 트윈세대 베타테스터 분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참 좋고 그동안 걱정했던 것도 홀가분하게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트윈웨이브에서 즐겁게 지내고 추억들도 많이 쌓아서 트윈세대가 지나서도 이곳이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기웅 소장님│프로젝트 시작한 지 일 년 정도 된 것 같은데요, 그동안 크고 작은 위기도 어려움도 많았지만,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선한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 늘 좋은 결과가 나온다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 프로젝트였습니다. 각자 다른 주체이지만 파트너 모두가 프로젝트를 통해 만족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이 인상적이었고요. 7월 있었던 마지막 월례회의 때 운영자와 추진단 분들께서 모두 ‘동료’라는 말을 여러 번 하셨잖아요. 그 말이 무척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이소림│트윈웨이브라는 컨셉은 어떻게 탄생되었나요?
고기웅 소장님│우선, 저는 매번 설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가능하면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도 추진단과 운영진분들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면서도 아이들의 생각을 듣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디자인 워크숍에서 트윈세대 친구들을 만나 활동을 하고,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컨셉입니다.
이소림│워크숍 과정과 트윈웨이브라는 컨셉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고기웅 소장님│워크숍에 자발적으로 신청한 트윈세대 친구들과 함께 디자인 워크숍을 했어요. 도면 위에 아이들이 하고 싶은 활동이나 원하는 공간의 기능들을 표현해볼 수 있도록 했는데, 도면이 꽉 찰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 다양성을 품어주려면 하나의 공간이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목적의 시설을 만들어야겠다고 우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도면을 꽉 채우고도 ‘선생님, 어떤 생각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새로운 공간을 만들 거고 너희들하고 싶은 것들 다 할 수 있으니까 함께 생각해보자고 자리를 마련해주어도 표현하기 힘들어했습니다. 일상적으로 가던 학교나 도서관에서의 공간 경험이 늘 똑같았기 때문에 갑자기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경험해보지 않아서 표현은 하기 힘들지만, 무언가 새로운 공간과 활동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기능을 하는 공간들에 더해서, 아이들이 새롭게 생각하거나, 새로운 활동들을 유발하는 공간, 학교나 집 등 일상의 공간에서 볼 수 없는 자유롭게 해석이 가능한 상황들을 공간의 구획을 최소화하면서 연속되게 구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워크숍 과정을 통해 저는 트윈웨이브가 조금이라도 새로운 곳이 되고, 그 공간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새로운 상상을 더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상처럼 하는 공간, 바다처럼 여지가 있는 공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바다를 탐험하듯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이 바다라는 모티브와도 그 의미면에서 잘 맞았고, 아이들의 투표를 통해 ‘트윈웨이브’라는 이름도 결정되었습니다. 트윈웨이브가 일상적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공간이겠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 잘 적응하며 새로운 행동들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물 위를 걷는 소금쟁이처럼 혹은 변화하는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요.
“경험해보지 않아서 표현은 하기 힘들지만, 무언가 새로운 공간과 활동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트윈웨이브가 조금이라도 새로운 곳이 되고, 그 공간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새로운 상상을 더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상처럼 하는 공간, 바다처럼 여지가 있는 공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바다를 탐험하듯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혜미│워크숍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의견을 자유롭게 내라고 했을 때, 그동안 쌓여온 기존의 경직된 공간 경험 때문인지, 공간에 대한 트윈세대의 상상을 자유롭게 이끌어낸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소장님께서는 워크숍을 기획하시고 진행하실 때 특별히 어떤 기대나 의지를 가지셨던 게 있을까요?
고기웅 소장님│설계에서의 아동 참여 워크숍은 여러 가지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워크숍의 방법을 만들기 키트 등의 툴을 사용해서 진행하게 되면 워크숍 결과물의 완성도가 좋고 이에 따라 성취감도 좋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교육적인 면에서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워크숍을 통해 이러한 가시적인 성취 외에도 이 기회를 통해 진짜 안 해봤던 생각들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해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상하는 활동에서 많이 멀어져 있는 트윈세대 친구들이기에 제가 아이들을 만날 때 가급적 백지상태로 만난다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아이들도 백지상태로 건축가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또한 워크숍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공간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고, 그 생각들을 모아서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니까 서로 상충되는 생각이나 현실적인 한계들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워크숍을 통해 알아가는 것 같아요. 이 과정을 겪은 아이들은 워크숍의 결과물과 실제의 공간이 1대 1로 같을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고,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서 함께 만든 공간이라는 점에 대해 강한 애착심도 갖게 되어서 공간을 사용하게 될 때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신혜미│워크숍을 앞두고 저는 트윈세대일수록 말수도 적어지고 결과물의 양도 적어지는 부분이 걱정이 되었던 것 같아요. 설계를 하시는 입장에서 소장님께서는 결과물에 얽매이기보다 조금 더 편안한 워크숍으로 기획해주셨기 때문에 오히려 참여한 친구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워크숍에 참여해줬고, 워크숍의 결과 혹은 이야기 내용 자체뿐 아니라 아이들의 소통 방식, 행동 들을 통해서도 아이들에게 이곳이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할 지에 대해 잘 캐치해주시고 설계에 반영해 주셨던 것 같아요.
고기웅 소장님│아이들은 저희 예상보다는 뭔가를 늘 더 많이 해주니까, 그 걱정을 아이들이 늘 없애 주죠.
신혜미│그런 과정을 거쳐 공간이 오픈한 뒤, 아이들이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고기웅 소장님│워크숍에 참여했던 아이들과 함께 완공 후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트윈웨이브를 ‘상상하지도 못한 공간’, ‘상상력을 추가시켜주는 도서관’과 같은 반응을 보여준 것이 정말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간의 저의 고민과 소망들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어서 아이들에게 이 공간이 새로운 상상을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소림│어떤 건축 관련 책에서, 건축 설계에는 소설적 상상력, 조형적 상상력, 기술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혹시 설계를 하시며 새로움이라는 가치 외에 또 어떤 것들을 상상하셨었는지 궁금해요.
고기웅 소장님│연결을 통해 교감하고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했던 것 같아요.
건축이나 인테리어나 가장 기본적인 일은 ‘공간을 나누고 연결하는 것’ 일 텐데요.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의 영역이 다른 영역과 단절되지 않고 연결됨으로써 막다른 공간 없이 연속적인 공간을 상상하면서, 다락과 같은 일부 공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영역이나 공간이 두 개 이상의 동선으로 다른 영역과 연결되어 있게 만들었습니다. 동선이 다양해야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활동도 다양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기웅 소장님│더불어 동선의 연결뿐 아니라 시선의 연결도 고려했습니다. 공간과 공간, 영역과 영역이 시선으로 연결되어서, 다른 공간에 있는 아이들이 뭐 하고 있나 관심을 갖기도 하고, 아이들이 교감하고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 그리고 새로운 친구도 생길 수 있는 상황 등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이소림│비슷한 맥락일 수도 있는데, 아이들에게 ‘포켓 다락이 왜 좋아?’라고 물어보았더니 ‘트윈웨이브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대답을 했어요. 실제로 포켓 다락 근처의 창작존에서 만들기 활동을 하는 아이들을 내려다보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신혜미│저희가 찍은 사진 중에서도 소장님께서 친구들을 데리고 공간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계신데, 아이들이 밑에서는 놀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은 ‘일하는 곳’이라고 평면적인 정의가 내려질 텐데, 트윈웨이브에서는 한 장면 안에 아이들이 다 다른 경험을 하고 있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고기웅 소장님│지난주에는 사진 촬영을 하러 트윈웨이브를 갔었는데요, 나란히 있는 두 개의 포켓 다락 안에 아이들이 놀고 있었는데 구멍을 통해서 한쪽에서는 한 아이의 발가락이 보이고, 다른 포켓에서는 다른 아이의 머리가 살짝 보였어요. 정말 인상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공간과 공간, 영역과 영역이 시선으로 연결되어서, 다른 공간에 있는 아이들이 뭐 하고 있나 관심을 갖기도 하고, 아이들이 교감하고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 그리고 새로운 친구도 생길 수 있는 상황 등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이소림│소장님께서 맡으셨던 군산시 놀이터 프로젝트를 보면서, 소장님께서 만약 어떤 마을을 만드시면 그 마을에 사는 어린이들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마을 안에서 여러 놀이터를 다니면서 노는 그 연결성이 지금 말씀해주신 트윈웨이브 안에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할 수 있는 대지를 만들어주신 부분과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그 부분이 중요하셨던 걸까요? 연결성과 함께 또 신경 쓰셨던 부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고기웅 소장님│여럿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공공 공간에서 ‘내가 어느 정도의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지를 사용자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공공공간이란 이 ‘선택의 여지’가 사용자에게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위에 말씀드린 동선이나 시각적인 연결성뿐 아니라 사용자가 ‘나만 혹은 내 친구들과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친구들과도 함께 있을 것인가, 혹은 그 친구들과도 새롭게 무언가를 해볼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본다면, 포켓 다락에서 개구부를 통해 아이들이 밖을 내다볼 수 있고 또 아이들이 누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올라갈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다락이 사방으로 막혀 있지 않고 조금이라도 열려 있다면 그곳이 나만의 공간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고요. 필름 부스의 벽을 굳이 시선이 통과할 수 있는 벽으로 만든 것도 아이들이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게 한 것이고요.
이소림│공간에 있어서 이 ‘선택의 여지’가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이라서 더욱 중요했던 것일까요?
고기웅 소장님│우선은 좋은 공공공간의 원칙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한편으로는 이러한 공공공간을 처음 접하고 사용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트윈세대가 타인과 더불어 공공공간을 쓰는 것을 배워나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디자인 워크숍에 참석했던 트윈세대 친구들의 생각, 그리고 그 이전에 추진단에서 진행하셨던 사전 리서치의 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었어요.
사전 리서치 중에 아이들의 공간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한 문항이 있었는데 결과를 보면, 다락인데 마냥 폐쇄적인 곳이 아니라 옆에 열린 공간이 있다든지, 카페 같은 공간인데 가구에 의해서 영역이 구별되는 곳 등을 골라준 결과를 보면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특히나 혼자 있고 싶을 때는 혼자 있을 수 있고, 여럿이 있고 싶을 때는 여럿이 있는 게 쉬워야 되겠구나 하는 구체적인 부분들을 보다 세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택의 여지를 주기 위해 마냥 오픈되어있는 공간을 주고 알아서 쓰라고 하기보다는 공간의 구성이나 짜임새를 가지고 가이드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동선과 시각의 연결, 그리고 각 공간들만의 적당한 크기와 거리를 통해 이 선택의 여지가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만약 두 개의 공간이 너무 가까이 붙어 있으면 프라이버시를 갖고 싶어도 얻기 힘들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내가 저 쪽에 있는 친구들과 교감을 하고 싶어도 그게 어렵게 될 거예요. 그런 부분들을 신경 쓰며 설계를 했습니다.
이소림│이러한 고민으로 만들어진 트윈웨이브를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면 어떤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고기웅 소장님│저한테도 그렇고 아이들한테도 그렇고, 트윈웨이브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트윈세대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저에게 새로웠고, 아이들 입장에서도 자신들만을 위한 공간을 가져보는 새로운 경험이 될 거예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행동을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새로움이 무엇인지는 우리가 같이 목격해 나가야겠죠.
“이 시기의 아이들은 특히나 혼자 있고 싶을 때는 혼자 있을 수 있고, 여럿이 있고 싶을 때는 여럿이 있는 게 쉬워야 되겠구나 하는 구체적인 욕구들을 보다 세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이소림│앞으로 트윈웨이브의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기대하시거나 걱정되시는 점이 있으실까요?
고기웅 소장님│이번 프로젝트는 도서문화재단 씨앗과 씨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워낙 훌륭한 추진단이 전문성 있는 기획과 업무 추진을 해주셨고, 건축가가 예산 혹은 시공 현장에서의 어려움 등을 겪을 때마다 슬기롭게 조율을 잘해주셨습니다. 시공을 맡아준 BM 스튜디오에서도 설계의 의도를 정말 잘 구현해 주셨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이미 경험하신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의 운영진이 계셨기 때문에 완공 이후의 운영에 대해서도 걱정되는 것이 전혀 없어요. 또한 수원시에서도 이와 같은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과 확산을 약속해주셨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이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트윈웨이브가 다음 세대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데에 긍정적인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소림│건축가로서의 여정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가 있으신가요?
하태환 대리님│예전 회사는 협업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지시가 내려오면 그대로 진행하는 방식의 업무였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서로 다른 직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하게 얘기하고 그 의견도 수렴해 나갔습니다. 또 공간 설계면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만 있는 것보다 운영하는 입장도 들어보고 이용하는 입장도 들여다보며 설계를 진행했던 것이 참 좋은 경험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참여 워크숍을 통해 설계를 진행하는 프로세스가 새로웠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저희는 그것을 바탕으로 공간화시켜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니까 더욱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생겨났던 것 같아요. 정말 재밌었어요.
고기웅 소장님│이 전에는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트윈세대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게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아요. 또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자료와 정보를 습득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이러한 생각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소림│마무리로, 다음 인터뷰는 슬기샘 운영자 선생님들과 함께합니다. 질문을 하나 하신다면?!
고기웅 소장님│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이들 공간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운영자분들이 계시는 공간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운영지원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 기능적으로 잘 작동되는 것은 물론이고, 운영하시는 분들이 그 자리에서 멋있고 훌륭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세대를 위한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나도 되고 싶다, 될 수 있다는 꿈을 아이들이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을 하시는 분들도, 다음 세대를 위한 공간들도 더 많아질 수 있고요.
운영자분들께 질문을 드려요. 운영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하시게 된 계기, 왜 아이들을 위한 직업을 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트윈웨이브 공간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운영팀 인터뷰 1 <사서에서 운영자로, 그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신혜미│저희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도 아이들을 만나는 어른들이 전문가로 인정받고 존중받고 빛을 계속 발하실 수 있도록 자리매김하는 것이에요. ‘수원 슬기샘에 가서 일하고 싶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정말 큰데, 공간을 만드시는 과정에 그런 고민까지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나도 되고 싶다, 될 수 있다는 꿈을 아이들이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을 하시는 분들도, 다음 세대를 위한 공간들도 더 많아질 수 있고요.”
▶ 건축사사무소 53427 웹사이트: www.office-53427.com
▶ 씨프로그램 웹사이트: https://c-program.org
▶ 트윈웨이브를 만날 수 있는 방법 : 트윈웨이브 인스타그램
▶ 트윈웨이브 구축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는 방법 :
∥트윈웨이브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씨프로그램 spaceT 총괄 디렉터, 신혜미 님과의 인터뷰
∥너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트윈웨이브 공간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건축팀 인터뷰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상처럼 하는 공간>
∥트윈웨이브 공간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운영팀 인터뷰 1 <사서에서 운영자로, 그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컬렉션 서가? 아날로그 재료바?! 트윈웨이브의 콘텐츠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콘텐츠팀 인터뷰 <낯선 경험으로 안내하는 콘텐츠의 힘>
○ 인터뷰 진행: 씨프로그램 신혜미 디렉터, 이소림 매니저
○ 편집: 씨프로그램 이소림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