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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모 구거투스 Jul 11. 2019

[기록] 교과세특을 쓰는 간단한 방법

수행평가가 기록의 핵심입니다.

<2019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교육부)의 '교과학습 발달상황' 장에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습니다.


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란은 학생 참여형 수업 및 수업과 연계된 수행평가 등에서 관찰한 내용을 입력하고, (이하 생략)


즉, 수업과 수행평가에서 교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을 입력한다는 것입니다.

관찰한 것만을 기록한다고 생각하면 교사가 세특을 입력하는 부담이 많이 줄어듭니다. 기록하는 교사를 힘들게 했던 요인은 대부분 학생의 지적 성장과 변화, 깨달음 등 교사가 관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자료를 요구하고 그들이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세특을 기록하는 폐단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교과세특에 대해 교사는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수업시간에) 내가 볼 수 있었던 것을 입력한다.


다시 말하지만, 수업시간에 교사가 볼 수 있는 것은 수행평가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수업 중에 이루어진 활동 산출물니다.




이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해 볼게요.


1. 특정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또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수행평가가 있었다면, 참여한 모든 학생에게는 수업/교과서/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등과 관련한 '발표 주제(또는 학자/이론/개념/텍스트)'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이것은 '모든 학생들'에게 기록할 수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발표 주제만 적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아하신가요? 학생의 관심 분야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 자료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해당 교과의 교육과정 내용 요소 중에서 어떤 주제를 선택했는지만 밝혀도 학생이 무엇에 관심과 호기심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과목만 보고 어떻게 아느냐고요? 당연히 알 수 없지요. 세특을 쓰는 교사는 해당 학기 해당 과목만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정작 대학에서의 평가자는 전 학년, 전 과목에 걸쳐 이러한 관심사를 확인합니다. 그러므로 아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수행평가에서 다룬 주제를 밝히는 것을 학생의 진로에 맞춰 기록한다는 것으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교과에서 다루는 것 중에서'입니다. 교과에서 다루는 역량이나 성취기준이 잘 드러나면 됩니다. 가령 국어의 경우 높임법에 대해 발표했다면,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역량과 관련하여 그 독창성이나 우수성을 밝히면 되지, 굳이 진로와 연결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2. 몇몇 우수한 학생들은 독창적이거나 뛰어난 내용 또는 형식으로 발표를 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수한 학생들'에게 기록할 수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세특을 쓸 때 많은 교사들이 힘들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작성의 대상이 되는 모든 학생의 독창성이나 우수성을 찾아서 교사가 기록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너무 힘듭니다. 그런 게 모든 학생에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기록은 진실되지도 못합니다. 당연히 과장이나 편견이 담긴 기록이 될 여지가 큽니다. 좋은 세특 기록은 독창성이나 우수성이 있는 학생만 그렇다고 적는 것입니다. 그렇게 적어야 교사도 덜 힘듭니다. 그렇지 않은 보통의 학생들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성취수준(상/중/하)을 고려하여 평이하게 적어주면 됩니다.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3. 대략적인 성취도를 기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행평가이므로, 산출된 성적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점수를 노골적으로 밝히는 것은 곤란하지만, 우수한 학생의 경우에는 '상위 10%에 해당하는 성취를 보였음.' 또는 '상위 20%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음'과 같이 기록할 수 있습니다. 단, 이렇게 하려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만점이나 거의 만점의 점수를 받는 수행평가는 지양해야 합니다. 보통에게는 중간에 해당하는 점수를 주고 잘한 학생에게만 만점을 주는 방식으로 수행평가가 이루어져야 이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기록전략은 지필평가(서논술형평가) 결과를 활용해서도 가능합니다. 모든 문항은 특정 내용 요소의 이해 여부와 지식 활용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어의 경우, 완벽한 문장과 표현을 구사하여 서논술형 답안을 작성했다면 아주 좋은 기록의 소재입니다.





학생부 기록의 신뢰성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항목을 간소화하고 글자 수를 줄이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록 교과세특에 대해서만큼은 큰 변화가 없지만, 전체적인 경향을 이해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세특도 객관적이고 단순해져야 합니다. 굳이 학생의 정보에 교사가 정성적인 평가를 하고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어떻게 공부한 학생이라는 것만 보여주면 해석과 의미 부여는 평가자(입학사정관 등)들이 할 겁니다.


이제 수업 시간에 학생이 무슨 질문을 했는지, 어떤 우수한 발표를 (돌발적으로) 했는지, 어떻게 모둠 활동에서 협업의 역량을 발휘했는지 등을 굳이 일일이 체크하거나 추후에 조사힐 필요가 없습니다. 수행평가가 적어도 3가지~5가지일 것이므로 그것에 대해서만 써주어도 충분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수행평가 자체가 수업활동이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교사의 사전 계획이 좀 더 치밀했다면 좋겠지요. 만약 계획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다음 학기에 조금 더 보완하면 됩니다. ‘수행평가=수업활동’이라는 등식에 유념해서 말이죠.





이처럼 발표, 보고문 등을 활용한 수업 활동은 그 자체로 수행평가로 연계가 가능하고, 그 활동 속에서 학생이 보이는 관찰 가능한 모습들과 성취도가 교과세특의 글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에게 예문을 출력해서 나눠주고 그것을 참고해서 세특을 적어내라는 요구는 그만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그렇게 기록된 내용들(교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학생의 변화, 수업과 무관하게 학생이 개인적으로 노력한 것들 등)을 입학사정관들이 의미 있게 평가하지도 않습니다. 


수행평가 채점표만 활용해서도 얼마든지 교과세특을 유의미하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참고>

2019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중 일부. '평가'의 '결과'를 소재로 하여 기록해도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말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객관적'으로 입력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실마리를 교사추천서에서 얻었습니다. 이 서류는 학생이 어느 집단에서 어느 정도의 성취를 보였는지를 궁금해하거든요.




'참된 성장의 진실한 기록' 매거진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관련 정보에서 소외된 학생과 교사가 없도록 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하는 것만이 학생부종합전형을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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