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오늘
오늘 나는 네모난 손 하나를 붙잡았다.
나에게 들어온 그 손이 반갑고 좋아서 나는 풍선을 잡은 아이처럼 마냥 들떴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같이 조금 걸었다.
내가 잡은 이 네모난 손은 지평선처럼 반듯하다. 너무 바르고 올곧은 손이라서 아무리 손을 꽉 잡아도, 부드러운 느낌이 없다. 나는 평평한 땅을 손안에 쥐고 있는 것 같다.
거대한 땅 하나가 내 손안에 들어왔으므로, 나는 앞으로 나아갈 기운을 얻는다. 너의 손을 잡고만 있으면, 위태로운 세계 속에도 나의 두 발을 힘차게 내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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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손을 잡고 걷다가 나는 네모난 손이 이리저리 흔들린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손은 자잘하게 자꾸만 움직인다. 이쪽으로 가려다가 저쪽으로 가고, 위아래로, 양 옆으로, 규칙 없이 흔들린다. 방향을 잃어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방황하는 손을 나는 놓지 않는다. 흔들림이 고스란히 나에게로 전달된다. 나는 조심스럽게, 연민의 마음으로, 네모난 손을 들여다본다. 손에는 잔주름이 많고, 상처가 곳곳에 나 있다. 손의 주인이 오래전부터 스트레스성 피부염으로 힘들어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흔들리는 걸까. 다치고 찢겼기 때문에.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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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나를 데리고 두려움으로 간다. 소비하고 소비되는 곳, 소리 지르고 울부짖는 곳,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 잊히거나 사라져 버릴 만한 곳으로. 나는 그런 곳에는 결코 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살기 위해서 때로 우리는 두려움을 향해 가야만 한다.
손이 소리 지른다. 화를 내거나, 두려움에 떤다. 나는 그런 손을 어떻게든 잡아서 괜찮다고, 그런 일은 아무렇지 않은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미안해. 나의 손은 땅 같지 않아서 너에게 앞으로 나아갈 기운을 주지는 못 해. 나는 이 사실이 미안해서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무서워도 괜찮아. 그래서 흔들려도 좋아. 나는 그런 흔들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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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손이 흔들리는 이유를 나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이유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일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그저 흔들리는 손을 세게 부여잡는 것. 그리고 나 역시 매 순간 흔들리고 있음을 나의 진동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흔들리는 두 손이 만나서 우리는 더욱 크게 진동한다. 그런 우리의 모습은 바람에 나부끼는 종이 인형처럼 위태롭고, 연약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두 손은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단단하다. 그 어떠한 것도 흔들리는 우리의 손을 가르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확신하면서 나에게 들어온 단단한 이 손을 있는 힘껏 세게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