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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 Jun 15. 2018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빠이빠이.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1. 예상대로.

예상대로 여당이 압승하였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말 그대로 ‘폭망’했다.

여당의 압승. 야당은 폭망.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나 개인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이번의 통렬한 승리가,

그들 스스로의 실력만으로 이긴 거라고 보진 않는다.  


압도적 승리의 원인을 세 가지로 보면,


첫째는,

대한민국 원탑 국가원수인 문재인대통령의 실력이 워낙 출중하여, 대부분의 영역에서 월등한 모습을 온 국민이 알도록 소통함으로써  

취임 후 1년이 넘었는데도 유래없는 높은 지지율과 인기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도 그 안에 포함된다.


둘째는,

적절하지 않은 인물을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린,

해도 너무 해 쳐먹은 게 드러나고 있는 MB를 구속시켜 비교적(?) 공정하게 재판 받도록 한,

2016년 발 촛불민심이 아직 예리하게 살아있어 쉽게 속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60%가 넘는 투표율을 보였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투표가 to do list에 들어가고 있다.


셋째는,

워낙 똥볼을 차서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민주당에게 조차 스스로 경쟁할 만한 상대가 되지 못한 야당들 덕이다.

애초에 지기 힘든 상대들이었던 것.


#2.측은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몇 개의 야당들이 있지만,  

특히 측은하게 눈여겨 보이는 당이 바른미래당인데,


이 당은 직전 대통령 선거의 후보를 두 명이나 보유했음에도 단 한 곳에서도 당선되지 못해(2등을 한 곳도 오직 두 곳(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서울 관악구청장)에 불과한 군소정당) 국민의당 시절부터 가져오던 매우 모호한 포지션을 스스로 증명해냈고,  


안철수 후보는 '나 도지사요.'로 한 때 온 국민에게 쌍욕을 먹었던 김문수후보에게도 밀려 '3등 전문 후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에 그친 안철수 후보(사진=연합뉴스)

앞으로 당을 지키려야 지킬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 후 당이 괴멸될 거라는 나 포함 많은 이들의 예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지게 되었다.  

안 후보도 아마도 조만간 한국을 떠나 몇 년 후에나 돌아올 것이며, 그 때는 정치인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2011년은 안철수의 해였다.

의사출신 성공한 기업인, 서울대학교 교수로 젊은이들의 멘토를 자청하며 '청춘 콘서트'를 통해 '호감형'의 캐릭터를 가졌던 그는.

2011년, 시골의사 박경철씨와의 청춘 콘서트(사진=머니투데이)

그를 배경으로 갑작스럽게 정계에 진출하며 '새정치'라는 말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매우 빠르게 사로잡았다.


시장후보직을 원순씨에게 양보하는 안철수 (사진=연랍뉴스)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에게 양보하면서 통큰사람이라는 인식도 더해져 ‘호감’이 '매우 호감'으로 커졌으며, 이 때부터 '상당히굉장히아주매우 빠르게' 대권주자라는 인식을 확보했다.


그는 ㄱㅎ와 맞붙었던, 문재인후보와 단일화를 해야만 이길 수 있었던 2012년 대선에서 단일화 논의를 지지부진하게 하다가,

매끄럽게 마무리 되기 전에 돌연 사퇴하며 '단일화 후보는 문재인'이라는 말을 한 후에 아무 지원도 없이 칩거하였다.  

단일 후보라고 인정했으면서도 약 2주간의 칩거기간을 가진 후에야 지원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선거 당일에는 문후보 옆에 있어주지 않고 혼자 미국으로 가버려서 아주 치사한 뒤끝을 남겼다.

난 그 때 부터 그를 '비겁한 쪼다'로 규정했다.


#3. 브랜딩이 여기서 왜나와?

브랜딩을 업으로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여러 경험을 하며 쌓은 믿음 중 하나로.

'갑자기 나타나서 확 뜬 브랜드는 꺾일 때도 날개없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


대중의 인식의 흐름이 그렇다.


예는 많지만, 특정 브랜드를 거론하기 좀 그러니까. 좀 더 쉬운 예로 설명해보자면,


과거 초딩시절,

'야, 쟤 조심해. 쟤가 주먹 한 번 휘둘렀는데, 덩치 엄청 큰애 얼굴이 (손으로 제법 큰 크기를 그리며)이-따만큼 부었었대. 옆에서 그걸 본 22명이 도망갔대.'  

라는 말의 '이따만큼'과 '22명'은 말이 전해지며 점점 커지기 마련이며,


'야, 대박 OO가 저 학교 얼짱 바로 코 앞에서 봤는데, 정말 이 반경 20km에서도 그 만큼 이쁜 애는 없을 거래!'

'코 앞'은 아마 7m에서 줄어든 거리일 것이고, 반경 20km는 '주변 몇 개 학교'에서 커진 넓이일 가능성이 높다.


'야야야. 너 저거 먹어봤냐? 나 전에 저걸 40분 기다려서 먹었잖아… 한 입을 딱 먹었는데, 와... 기다린 게 진짜 하나도 후회가 안되더라. 정말 저렇게 맛있는 거 근 한 5년 만에 처음이었어.'


그가 주먹을 휘둘러도, 그렇게 이-따 만큼 부을리가 없을 것이고, 그 학교 얼짱도 직접 보면 들은 것보단 아닐 확률이 높다. 그 메뉴는 15-20분 정도 기다렸을 것이고, 근 1년이 5년으로 늘어난 것일 가능성이 높다.ㅋㅋㅋ


호감(인식)을 만드는 자극의 강도가 크면, 지속성은 매우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모든 상품, 사람, 서비스의 경험을 할 수 없으므로, 인식이라는 것은 대체로 영상에서 배우가 맛있게 먹는 걸 봤거나, 어떤 매력적인 사람이 입은 걸 봤거나, 파워블로거의 리뷰에서 봤거나, 광고에서 봤거나, 친구에게 들었거나... 하는 ‘간접경험’으로 형성이 되며,

간접경험을 통해 인식을 형성한 후, 기회가 와서 직접 경험을 가지면 아무래도 인식과 실제의 gap으로 인해 실망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직접경험은 간접경험보다 좋기 어렵다. 간접경험을 하며 모델, 파워인스타그래머, 좋아하는 친구 등 경험 전달자들에 의해 '판타지'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든 예처럼.ㅋㅋ

(물론, 직접경험이 간접경험 이상으로 매우 좋고, 그 경험을 지속적으로 준다면... 그 브랜드는 쭈욱- 훌륭한 파워브랜드로 가는 것이고!)


#4. 왜 합쳤니...?

개인적으로는 ㄱㅎ 탄핵으로 새누리당이 자빠지면서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하태경 등 젊은 보수파 멤버들이 중심이 된(김무성은 할 수 없이 간 거고, 금방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잖아.)  

바른정당이 새롭고 합리적인 보수의 역할을 해줄 거라고 믿고 약간 응원했었다.

바른정당 시절의 밝게 웃는 유승민(사진=바른정당)

그런데 의외로 지지율이 너무 움직이지 않더라…

ㅡㅡ;

지지율은 안올라가고, 선거는 얼마 안남았고… 해서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하는데… 난 이게 바른정당의 결정적 개발질이라고 봤다.


국민의당은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진보색채가 강한 호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해서 만든 당이었으나, 서서히 보수색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엥?? 저런 게 새정치? 하드웨어랑 소프트웨어랑 서로 안맞는 거 아냐?' 라고 나는 생각 했었고, 그렇게 새정치 운운하던 것도 그 정의(definition)가 전달이 잘 안되며 신선도가 많이 떨어지던 상황이었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출범. 웃고 있지만...(사진=연합뉴스)

정치에 관심이 보통 정도만 되는 이가 봐도 두 정당이 가지는 공통점은,   

  1)지지율이 5% 이하로 매우 낮다는 것

 2)대선에서 떨어진 후보들(그것도 3, 4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정도의 물리적인 것 외에 정치 노선, 추구하는 가치의 공통점은 잘 모르겠더라.


어디 가서 방귀도 못 뀔 만큼 매우 낮은 두 당의 지지율을 합쳐서 조금 덜 낮은 지지율로 만들어보겠다는 의도였던 것일까?


아마 지지율 조사결과를 너무 숫자로만 믿었던 탓일 게다.

약 7-8% 정도씩 되는 두 당의 지지율을 물리적으로 합치면 15% 가량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합당의 바탕이 되었을것인데,


'엥? 호남의원과 호남지지자들이 바탕이 된 국민의당이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과 합당을?? 저게 뭐여? 난 그냥 더불어민주당 할래. 문대통령 잘 하는구먼'


'엥? 새누리에서 젊은 보수를 외치며 갈라져 나온 당인데 호남당과 합당을? 나 그냥 자유한국당 돌아갈래.'   

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지 않았을까? (난 많았다고 봄)


이런 인사이트는 없었을까? 아마도... 너무너무 급하고, 통합하고 싶어서 안보이고 안들렸을 가능성이 크겠지. 대부분의 후보는 축근들과 주변 분위기 때문에 선거하면 자기가 당선될거라고, 최소 선거비용은 모두 보전 받을 거라고(득표율 15%) 믿는다지?


꽤 오래된, 꽤 잘 팔리는 상품을 보유한 브랜드가 매출이 조금 떨어졌다고 자기 미션과 아이덴티티를 버리고 전혀 다른 포지션이나 아이덴티티로 옮겨갈 때,

고객들이 그걸 모르고 그냥 구매를 할까? 브랜드 색채에는 관심없이 그저 전에 샀던 브랜드니까, 아는 브랜드니까 그냥 구매를 할까?


요즘 세상, 복잡성이 매우 커졌다.

그 만큼 생각할 것도 따지는 것도 많아졌고, 정보접근의 민주화로 인해 조금만 노력하고 찾아보면 상세한 정보나 뒷 이야기들을 다 알 수 있으며,  

소비자도 유권자도 그 만큼 똑똑해졌다.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정당이 추구하는 바, 그 정당이 꿈꾸는 세상이 어떤 것인 지 이해하기 어렵고 모호하다면,  


지지 또한 없는 것.

ㅠㅠ


#5. 보수의 재건을 응원함.

자유한국당도 지도부는 몽땅 흩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당장 오늘부터 친박계와 친이계가 보수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계파 모두 두목들이 그 지경이 되었으니... 지지를 받지 못할 것.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서 재건하길 바랄 뿐.

과거에는 보수파가 더 실력이 있어서 금방 일어설 수 있었지만,  

이번엔 상태가 워낙 위중한 지라...다음 총선까지 일으킬 수나 있을 지!


내 느낌대로 소설을 써보자면.

자유한국당 당명 바꾸고, 친박 싹 밀어내고 박근혜 색깔 지우면, 어차피 홍준표도 물러나서 힘 못쓰겠다.... 유승민, 하태경, 이준석 등 바른정당으로 나갔던 사람들 돌아갈 명분 충분히 되고, 원희룡도 복귀할 거고, 반기문도 다시 데려올 수 있고...


아... 도지사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원희룡이 중심이 될 수도 있겠다. 그는 매우 영민한 사람이다.


기든 아니든 별 관심은 없지만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겠다.ㅋ 나보다 훨 똑똑한 사람들이니 보면서 배울 게 있을 것.


#5. 이제 잘 좀 하자.

내가 위에 이번 선거의 압승이 민주당의 실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상당 수의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다수당이 되었고,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교육감도 휩쓸었지만, 축배를 들 날은 오늘 하루로 족하다.


국민은 정치인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여전히 갖고 있으며, 2016 촛불혁명 이전보다 똑똑해졌을 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의 행동력까지 갖추었다.


민주당은, 돈보다 사람, 공명정대함, 북과의 소통, 빈부, 성별, 지역과 관계없는 고른 발전 등 뜻과 방향은 매우 민주적이고 좋으나,  

세를 만들고 치고 올라가는 실력이 부족해서 보수권에 허구헌날 깨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긴 후에도 늘 대의나 본질적 목적이 아닌 그 하위의 절차나, 명분 등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분열해서 깨진 경우가 많다.


지금의 대통령도 그 역사를 잘 알고있고, 그 학습의 결과로 지금의 출중함을 보이고 있는 거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 국민들이, 훌륭한 안목과 비전으로 압도적 승리를 만들어주었으니, 이제 일하기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뭐든 시작해서 밀어붙일 수 있는 매우 안정적인 그림.(그래픽=뉴스1)

하지만,

민주당이 대의를 위해 더 인내하고, 더 영민해지고, 더 담대해지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오늘같은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장담할 수 없다.


개헌도 해야하고, 남겨진 적폐도 마저 청산해야 한다.


교통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지역감정은 해소가 되어 가는 것 같으나(세상에… 경남에서 민주당 지자체장이 나왔다! 무려 강남구청장도 민주당이다!!),  

빈부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남녀간의 갈등은 어쩌면 지역감정보다 더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거다. 뭔가 발달을 해도 소통하기 어려운 주체들이잖아.

어려운 숙제가 점점 더 많아진다.


이니. 우리나라 최고 훈남

지금 우리 대통령 참 잘하고 계신다.

그로부터 좀 배우자.


잘 좀 하자 잘!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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