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와이파이가 안 터지네. 왜 이러지?”
지난 주말 캠핑을 갔습니다. 산속 깊은 곳이라 그런지 휴대폰이 잘 안 터지고 와이파이 연결도 약했습니다. 네이버 화면에 여러 번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이러다 갑자기 사고가 나서 전화할 일이 생기면 어쩌지?’
‘급하게 검색할 일이 생겼는데 인터넷이 안되면 어쩌지?’
그 와중에 건너편 산에서 들리는 공사소리는 더 저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여기 군부대가 있다고 하던데 혹시 전쟁을 준비하나?’
그 소리로 마음을 졸이며 새벽까지 잠을 설쳤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사장님께 소리에 대해 여쭤 보고 나서 너무도 허무했습니다.
”아 그 소리요? 터널을 뚫는데 먼지를 제거하느라고 밤새 휀이 돌아가는 소리예요. “
진작 물어볼 걸 후회했습니다. 알았으면 맘 편히 밤잠을 잘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네 저는 이렇게 작은 일에도 불안이 많은 엄마입니다.
놀이터에서도 아이에게 항상 이야기합니다.
“OO야 조심해. 꽉 잡아. 이제 민다. “
”떨어지니까 시소에 바르게 앉아. “
”뛰지 마 넘어져. “
처음에는 아이를 위해 조심하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저만 이런 잔소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좀 과하구나.
집에서도 밤 10시만 되면 자러 가야 하는데 잘 생각이 없는 아이를 보며 마음속으로 애가 탑니다.
‘얘가 지금 안 자면 내일 학교에서 졸 텐데 ‘
’안 그래도 엄마아빠 키도 작은데 늦게 자면 키가 안 클 텐데 ‘
’ 양치를 안 하고 자면 이가 썩을 텐데 ‘
끝도 없는 걱정들이 올라와 결국 아이에게 큰 소리르 화를 내고 맙니다.
”너네들 이러다가 키 안 컸다고 나중에 엄마 탓이라고 하지 마! “
아무런 죄가 없는 아이들은 저의 호통에 무슨 일인가 하며 커다란 눈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남편은 이런 저에게 ’ 프로 걱정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저와 정반대 성향을 가진 그는 ’ 프로 단순러‘ 거든요.
이렇게 걱정 많은 저를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그의 단순함이 불안한 저를 안정감 있게 합니다. 겁이 나서 선뜻 행동하기 어려울 때 아무 생각 없이 행동을 하면 불안이 사라질 때도 많거든요.
비록 불안한 엄마이지만, 불안을 극복하며, 때론 불안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아이들을 키워 나가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야, 불안아! 너두 육아 잘할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