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과욕필망 過慾必亡 -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게 된다
한 은행의 금고가 털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를 입은 건 거대한 메인 금고가 아니라, 소액 현금을 보관하던 소형 금고였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소형 금고는 보통 뒷면 철판을 얇게 만든다고 합니다.
뒷면이 콘크리트 벽과 맞닿아 설치되니, 굳이 두껍게 만들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달랐습니다. 금고가 콘크리트가 아닌 패널로 된 가벽에 설치돼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가벽 너머에는 횟집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바로 그 허점을 노렸습니다.
범인은 건물에 아무도 없는 늦은 밤, 횟집에 침입했습니다. 산소용접기로 가벽을 절단한 뒤, 금고의 얇은 철판까지 정확히 잘라냈습니다.
지금 털고 있는 건 은행의 금고였지만, 무대(범행장소)는 은행이 아닌 횟집이었습니다.
덕분에 철통같은 CCTV 감시망을 완전히 비껴갈 수 있었죠.
마치 마술사의 트릭처럼, 감시의 눈은 은행에 쏠려 있었지만 손은 횟집에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문을 연 횟집 사장은 가게 안에서 이상한 흔적을 발견했고 곧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범행의 전말을 파악한 경찰은, 이 범인이 초보자가 아니라 숙련된 베테랑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가벽 구조와 금고 뒷면의 취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산소용접기를 준비한 점.
둘째, 불똥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횟집 바닥에 물을 흥건히 뿌려놓은 점.
셋째, 금고 속 현금을 모두 가져가지 않고 일부만 챙긴 점.
특히 경찰은 세 번째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한 베테랑이 아니라, ‘옥살이 경험이 많은 도둑’일 가능성이 컸던 것이죠.
경찰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범인은 가벽과 금고 절단에는 성공했지만, 금고 뒷면의 구멍이 생각보다 작았던 겁니다. 그래서 팔을 깊숙이 넣어야만 바닥의 돈까지 닿을 수 있었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팔에 상처라도 나면 혈흔이 남아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지문은 지울 수 있어도, 혈흔은 지울 수 없습니다. 전과가 있다면 데이터베이스에서 바로 신원이 드러날 테니까요. 그래서 그는 안전하게 꺼낼 수 있는 돈만 챙기고, 바닥에 있던 돈은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바로 그 절제 덕분에 완전 범죄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겁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몇 백만 원이 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직감했을 겁니다.
‘조금 더 하다가, 예전처럼 모든 걸 잃을 수 있다.’
아마 과거에 욕심을 부렸다가 감옥에 간 적이 있었겠지요. 옥살이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절제의 중요성을 배운 것입니다.
저도 그 마음을 압니다. 예전에 주식으로 1,500만 원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그제야 분산 투자, 분할 매수, 손절매 같은 원칙들의 무게를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호기심이 아닌 욕심이 만든 불꽃은 손가락이 데이는 정도로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피부가 타들어가야, 비로소 ‘뜨겁다’는 걸 인지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뇌가 고장 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더 무서운 점은, 3도 화상을 입고서야 자산이 불구덩이에 빠졌음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을 잃은 뒤입니다.
끝으로 우리는 이렇게 배워왔습니다.
범죄자는 참을성이 부족하고, 서민은 성실하고 인내심이 강하다고요.
하지만 감히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베테랑 도둑보다 절제력이 강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손만 뻗으면 닿는 돈 앞에서, 마지막 순간에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
그가 진짜 인생의 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