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Mar 01. 2024

2024년 3월의 첫날

3월이라 봄이 왔겠거니

봄 맞으러 산으로 갔더니,

봄은 와 있지 않고

바람만 먼저 와있다.

귀가 시리고 손가락이 곱을 정도로 부는 바람.

지난가을 떨어지지 못한 나뭇잎이 바람이 흔드는 데로 펄럭인다.

치맛자락처럼 흔들리는 빈가지를 보고,

봄에 봄바람이 나는 이유를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봄 맞으러 나왔다가

바람만 맞고 돌아가는 3월의 첫날.

그래도 멸치국수와 파전으로 배를 채웠고, 계곡을 흐르는 물의 소리가 나무 위를 지나는 바람의 소리와 같다는 걸 알았으니 됐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4 설날 관악산을 오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