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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덕텐트 Dec 22. 2022

12월의 기도

어느 청년의 작은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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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모든 것들에 대해 기도드립니다.


시간이 무색하리만큼 봄을 맞이했던 우리의 한 해는 여름과 가을을 지나 매서운 겨울이 되었습니다.

지나가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만 같았던 2022년이 어느덧 우리와 작별을 고하고자 남은 일들을 떨어버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만남이 가득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많은 작별들이 찾아오는 그런 시간에 우리가 있습니다.


저의 시간을 돌이켜보니  저는 그리 좋은 나날들을 보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남을 도와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던 내 울부짖음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붕괴되었고,

십자가의 길을 걷겠다던 제 고백은 옅어지며 증발해버렸습니다.


제가 지금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구별하지 못하고, 제게 닥친 이 순간이 무슨 상황인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그리고 스스로가 앓고 있는지 아픈지도 분간하지도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아픔들은 단순히 나약한 청년으로서의 고통들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맺은 신뢰의 신의, 약속들을 모두 저버리는 것들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시기질투하고, 미워하고, 혐오하며 이해하려 하지 않고 보듬어 주지 못했습니다. 악한 죄의 마음을 굳게 지키면서 남을 정죄하고자 하였으며 손가락질하고 비웃기만을 일삼았습니다.


주님 저는 과연 아버지의 자녀일 수 있을까요

선한 영향력을 널리 퍼뜨려서 주님을 알리고 싶다던 제 고백은 얼마나 창피한 고백이었나요

누구를 사랑할 수 있으며, 무엇인가 사유할 수가 있는, 그런 자격을 과연 제가 갖고 있을까요


늘상 저를 돌아보며 내려놓고자 하지만 욕심과 탐욕이 많아 그러지 못하는 제 한심한 모습이 있습니다.

이번 12월 또한 남의 핑계를 대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사랑하지 못하고 날카로운 생각들만을 키우면서 살아갔었습니다.


하늘에서 보시기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주님


건방지고 한심한, 그리고 무능력스러운 이 못난 청년을 부디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흘러가버리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때에는 이미 그것들은 흘러가버리고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저의 흘러간 지난 한 해를 돌아봅니다.

흘려보낸 제 자신이 있습니다.


흘러가는 것들을 아무리 잡아보려고 실루엣을 헤집어보지만 저는 닿을 수 없고 잡을 수 없습니다.

그곳에 주님이 있지 않게 하시고, 끌고 가 주세요

소중함과 감사함이 무엇인지 깨닫고 살아가는 청년이 되게 해주세요


2023년의 시간들은 후회가 아닌 아쉬움으로만 남게 이끌어주시옵소서.

주님 남은 2022년의 시간들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남은 일정들을 잘 마무리하며,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여주시고

연말의 즐거운 분위기를 덮고, 그 안에 주인공이 제가 아닌 주님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주님이 이 땅에 인간으로 내려오셨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별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될 수 있을런지요


정답이 모두 그 발 아래에 있는 순간입니다.

주께서 우리를 찾아주셨던 그 소중함과 감사함을 부디 잡아서 되새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그 감사함을 영원토록 노래하고 찬송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주님, 저의 보잘 것 없는 기도를 받아주시고, 2022년의 마무리를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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