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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신세 많이 졌습니다"의 의미

리더십 인사이트

by 태준열


시청자 여러분 평생 신세 많이 졌습니다.


2024년 KBS 연기대상, 이순재 선생님의 대상 수상소감입니다.


어제 이순재 선생님의 추모 다큐 "신세 많이 졌습니다"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속사 대표의 인터뷰를 보며 마음에 울림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이처럼 울었습니다. 선생님을 보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었던 거죠. 저는 절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아.. 이 분은 인생을 참 잘 사셨구나"

어떻게 이렇게 많은 후배들이 눈물을 흘려가며 고인을 추억할 수 있을까.


사람의 인생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서 까지 타인을 탓하는 삶을 살고 어떤 사람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다 가기도 하죠. 이순재 선생님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는 촬영 현장에서 사람들을 배려했습니다. 나이로 대접받으려 하지 않고 유명하든 아니든 젊은 사람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모두 같은 일을 하는 동료로 여겼습니다. 물론 좋은 인성과 삶에 대한 지혜가 있는 분이었겠지만 그는 "배우라는 직업을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평소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스타가 되려 하지 말고 배우가 돼라"


이순재 선생님은 자신의 "위치"를 사랑한 게 아니라 "일과 직업"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스타가 아니고 원로가 아니고...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했기 때문에 나를 이 직업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게 해 준 시청자, 관객들이 고마웠던 거죠.

그가 했던 말 "시청자 여러분 평생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이 말은 진심이었던 겁니다.

이순재 선생님의 작품 리어왕에서

선생님을 떠올리며 리더십을 생각합니다.

많은 회사에서 리더 교육을 합니다. 저도 기업에 강의를 다닙니다.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로 팀장들을 교육하고 있죠. 시중에 리더십 책들도 무지하게 많습니다. 리더로서의 다양한 스킬들 - 팀원을 이끄는 법, 일을 잘 하는 법, 갈등해결, 문제 해결... 정말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궁극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key는 따로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왜냐하면 이순재 선생님처럼 내 위치를 생각하는 것보다, 보상을 먼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성찰하는 것, 사랑하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고마움... 이런 생각들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게 하기 때문입니다.


후배들을 막 대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신의 일과 직업을 사랑한 게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사랑한 것 아닐까요? 나의 일을 사랑한 게 아니고 팀장의 위치를 사랑한 것 아닐까요? 이사의 위치를 사랑 한 것이며 대표이사의 위치를 사랑한 것 아닐까요? 자신의 "역할"을 사랑하는 사람, 일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렇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이순재 선생님이 어떤 리더십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후배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갈등해결 방법을 몰라서 리더십이 없는 게 아닐 겁니다. 문제해결 방법을 몰라서 무능력한 리더가 되는 것도 아닐 겁니다. 코칭 자격증이 없어서 조직을 잘못 이끄는 것도 아닐 겁니다.


나쁜 리더가 되는 이유, 능력 없는 리더가 되는 이유는


내 일을 진짜 사랑하지 않아서 입니다.

내 일을 사랑하지 않으니 질문 할 것이 없습니다.

질문하지 않으니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일을 사랑하면 스스로 질문을 합니다.

질문을 하면 답을 합니다.

리더십은 이런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것이 리더십과 진짜 변화의 Key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리더십 지식과 방법을 머릿속에 욱여넣어준다고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잘 살고 싶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하는 과정이 좋은 리더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순재 선생님의 진심어린 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를 떠올리며 리더십을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오늘은 왠지 이 말이 계속 생각나네요.


리더십에 대해 올바른 길을 찾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오늘 이 시간은 "나는 내 일을 사랑하는가, 내 직업을 사랑하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답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질문을 던지고 답해 보는 하루를 보내겠습니다^^


아, 그리고 생각해 보니 저도..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제게 강의를 요청해 주시는 회사, 담당자분들, 교육기관들에게 신세 많이지고 있었네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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