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컨설팅보다 직원 눈빛이 먼저다

by 태준열

필자는 컨설팅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필자도 인사, 조직개발 컨설팅을 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컨설팅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코칭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컨설팅이라는 단어는 왠지 의뢰인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이며 간접적인 느낌이다. 대신 코칭은 목적 자체가 의뢰인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전환점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직접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범위와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어려움에 처한 조직이나 뭔가 더 나은 상황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기업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다. 그런데 솔직히 컨설팅받은 조직 중 잘 된 곳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필자의 개인적 경험이라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어찌 보면 컨설팅은 '구조화를 통한 설득 기술자들의 향연’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현란한 그래프와 도표, 빼곡한 엑셀 시트가 첨부되어 있는 파워포인트를 보며 어쩌면 우리는 마음속으로 우와! 하고 감탄할지도 모른다. 지금 것 보지 못한 것이니까. 갑자기 컨설턴트가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이걸 하면 조직이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조직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기술자보다 전문가다. 필자가 조직개발 실장을 하면서 느낀 아쉬움 중 하나는 많은 조직들이 “기술자”와 “전문가”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거다. 기술자는 로직을 만들고 틀(frame)을 만들어 그 안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사람이다. 명확한 기준을 갖고 매뉴얼대로 행동한다. 이미 축적된 know how를 활용한다.


반면 전문가는 사람과 상황을 가장 먼저 본다. 사람은 어렵고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절대 속단하지 않는다. 때문에 틀(frame)과 규칙(rule)에 전적으로 매달리지 않는다. 상황에 유연하면서도 Why와 What, How에 집중되어 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본질을 중심으로 해결에 집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대표이사는 기술자보다 전문가를 필요로 해야 한다.


혹시 조직의 위험을 감지하였는가? 그렇다면 컨설팅 기술자보다 직원들 낮 빛과 눈빛부터 살펴보는 진짜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내 전문가를 보유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여유치 않다면 직원들의 신뢰를 받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조직개발이라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현상파악과 진단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처음 느껴지는 공기, 사람들 눈빛, 표정, 동료들과 인사하는 모양새 이런 단서들을 살펴보면 조직이 어떤 상태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유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사실 다 알 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다. 다만 용기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거나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조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의외로 복잡한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한 건 아니다 라는 것이다.

필자가 조직에서 수행했던 조직진단도 직원들의 눈빛과 대화에서 나오는 현상들의 조각 정보를 중심으로 가정을 세우고 정리하여 결론을 낸 것에 불과하다. 설문을 하고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나온 잘 정리된 DATA를 곁들여 대표이사 앞에서 solution PT를 멋들어지게 하였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결국 직원들의 소리를 들은 것이고 그들의 눈빛을 잘 포착했을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결국 그것이다. 현란한 기술자는 필요 없다. 아는 척할 필요도 없다. 누구나 그렇지만 진짜 전문가는 깊게 작업하고 쉽게 표현한다.


조직에 위험을 감지하였다면 직원 낮 빛과 눈빛부터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먼저다. 직원들과 면담 몇 번 했다고 조직 분위기를 다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컨설팅을 받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더 정확하게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단, 전제조건은 진짜 문제 해결을 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용기와 의지다. 우리 회사가, 우리 조직이 추락하는 비행기가 되고 싶지 않다면 허슬 플레이('척' 하는 일)를 몰아내고 진짜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들의 눈빛을 보고 이야기부터 들어보아야 한다.


아니, 직원들이 모인 회식자리에만 가 봐도 답은 나와있다.

엄한 곳에서 엄한 사람들과 엄한 이야기를 나누니까 회사는 계속 그 자리인 것이 아닐까.



조직 컨설팅받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컨설팅에 대해 좋지 않게 이야기한 듯하다.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모든 컨설팅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유와 상황과 때는 모두 다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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