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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27. 2023

왜 떼를 쓸까? 에 대한 딸의 답

며칠 전 밥을 먹고 난 후 지윤이가 말했다.


- "엄마. 지윤이는 엄마가 좋아서 엄마한테 밥 하지 말고, 설거지하지 말고 지윤이 안아달라고 하는 거야."


밥하고 설거지하는 시간을 못 기다려주고 안아달라고 울 때가 있어 고민했는데, 그냥 엄마가 좋아서 엄마랑 안고 싶어서 그랬다는 딸.


제법 컸는데 왜 못 기다려줄까 싶기도 하고, 미운 네 살 떼쓰는 시간도 많아 지치고, 짜증 날 때도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그러는지. 그저 엄마가 좋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면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 주면 되는 건데... 나도 여전히 엄마가 좋고, 엄마랑 함께하는 시간이 편안한데... 아이한테 너무 엄격한 기준으로 어른스럽게 행동하기만을 요구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요즘은 아이가 귀해서 너무 오냐오냐 키우는 건 아닌지 경계해야 하지만, 아이의 근본적인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고 헤아려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지윤이가 먼저 명쾌하게 표현해 주었고, 그 말을 듣고 안 듣고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하게 컸다. 나를 괴롭게 하는 울음이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되었달까.


떼쓸 때 참다 참다 혼자서 열받는 시간도 많았는데 그냥 엄마가 편하고 좋아서 그렇다는 걸 이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줘야겠다.


내가 엄마한테 투정 부린 걸 생각하면 별로 할 말이 없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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