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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01. 2024

친구들과 함께 한 50주년 홋카이도

관심두는 만큼 편해진다


같은 학교를 다니고 50년을 함께 했음에도 출발점에서부터 다른 행동양태가 나옴이 흥미롭다. 국가기관, 대학, 대기업 등에서 나름 일정 이상의 위치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음에도 각각의 성격과 취향, 관심과 흥미에 따라 공항에서의 동선이 각기 다르다.


사전 온라인 모바일 체크인을 하기도 하고, 현장 셀프 체크인을 하기도 하고, 보안검색대 진입시에도 길게 늘어선 일반 동선을 이용하는 친구와 간편하고 빠른 스마트패스 동선을 이용하는 친구로 나뉜다. 여행 빈도수와 알고 있는 정보 수준이 비례하는 건 아니다. 별개다. 새로움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변화없는 빈번함이 반복된다. 평소 IT에 대한 관심여부에 따라 같은 여행을 하면서도 누리는 편리함이 달라진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인프라를 모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활용도가 낮은 친구에게 일상에 편리한 앱과 활용법을 알려주면 "넌 이런 걸 어떻게 다 아냐?" 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참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다. 글쎄.. 난 이런 걸 어떻게 알까.. 새로운 게 나올 때마다 누가 일일이 알려주는 것도 아닌데..


그 때마다 내 대답은 늘 동일하다. "내가 아직 나이답잖게 철이 덜 들어 호기심이 많잖아.."  사실 이 말 외에 적절한 답이 없다. 거창하게 탐구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이것저것 관심이 많고 '꼭 이거여야 하나..' 하는 의문이 많다 보니 새로운 걸 접해보려는 게 내겐 습성이자 일상이다.


예를 들어, 가끔 여행에 관한 앱을 검색해 내가 평소 사용하는 앱 외에 신규 개발된 앱이 있는지, 어떤 기능이 있는지 살핀다.

언론에 새로운 게 뜨면 찾아서 해보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앱을 새로 설치하면 터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것저것 마구 눌러 본다. 어떤 화면이 나타나고 그 화면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야 호기심이 풀린다. 그럼에도 무엇이 있는지 몰라 활용하지 못 하는 기능이 태반인 게 요즘의 IT 수준이다.

또, 같은 분야의 앱을 복수로 설치하여 활용도에 따른 장단점을 비교하여 내게 맞는 것을 고른 후 몇 개월 후 다시 비교해본다. 사용하지 않는 앱 중에 업그레이드된 기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편해지는 건 맞다.

관심 갖는 게 귀찮으면 세상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는 (의식하지 못하는) 대가를 치른다. 물론, 이런 분야에 관심이 덜하다고 개인능력이 뒤떨어지는 건 아니다. 각기 관심분야가 다를 뿐이다. 그러니, 꼭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뭐든 신경쓰는 게 피곤하거나 관심두기가 귀찮고 하던 대로가 편하면, 그 분야에 관심 많은 사람을 지인으로 두면 된다. 세상사 다 알 필요는 없으니 필요할 때 물어보면 된다. 실제 내게 가끔 조언을 구할 때 "공부 좀 하지~" 하고 농담삼아 타박을 하면 "응답 자판기가 옆에 있는데 굳이 머리 아프게 알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잖아." 하는 친구가 있다. 단지, 내겐 타인에게 물어보는 과정까지의 느긋함이 없을 뿐이다. 물론, 나역시 내가 지식이 짧은 분야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대상이 있다.


위에 언급한, 어떻게 잘 아느냐는 친구의 질문에 호기심이라는 답을 하면서 덧붙이는 말이 있다.

"큰 일 할 사람은 이런 거 몰라도 돼. 이런 자잘한 것에 관심 두느라 내가 큰 일을 못하나봐.." ^^


확실한 건, 점차 증가하는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해 불치병에 걸리거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최소 15~20년은 더 살아가야 할텐데, 점점 편의성이 강화되는 문명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알상이 불편해진다면 나이와 비례되는 상실감으로 인해 삶의 끝부분이 우울해지는 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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