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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와 권리 사이

by 강하 Mar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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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로부터 "아빠 생일 선물로 갤럭시S25 울트라 주문했어요"는 연락을 2월 12일 받았다.


1TB 메모리 16GB RAM 제트블랙 사양의 삼성전자 자급제 폰 물량이 달려 배송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안내문자를 받았는데, 언제쯤 오려나 궁금하여 가끔씩 배송조회를 해보면, 3/13 - 3/10 - 3/18 - 3/12 - 3/18로 수시로 바뀌더니 급기야 3/20로 또 늦춰졌다.


밀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은근히 짜증이 나 3월 12일(수) 오전에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요지는,

"물량이 달려 납품이 늦어지는 건 이해한다. 아쉬운 건,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면 구매자에게 '이러이러한 사유로 언제까지 배송이 지연될 거같다'고 먼저 안내해주면 덜 답답할텐데, 늘 구매자가 알아서 확인해야 하느냐?"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3월말 출국 예정인데, 이러다 수령도 못 하고 출국하게 될 거같아 걱정이다."


"오래 기다리시게 하여 죄송하다. 고객님 주문 제품이 특히 레어 스펙인데, 고객님 제품 출고 모니터링에 신경쓰겠다."는 말을 의례적인 응대 멘트로 들었다.

그리고 오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송조회하니 3/20에서 3/18로 이틀 단축되어 있다. 이 변화가 재밌기도 해 아들에게 얘기하니 "매일 전화 해보세요"라며 웃는다.


그러더니, 상담통화 다음 날인 목요일 오전에 금요일에 배송된다는 배송안내 문자가 왔고 금요일에 실제 배송이 됐다.

배송조회시 3월 20일 배송예정이던 것이 고객센터 전화 후 이틀 만인 14일에 도착했으니, 결코 우연 만은 아닌 듯하다.


납품 모니터링에 신경쓰겠다던 상담원의 말이 의례적인 응대가 아니었음이 상당히 고마워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했다.

"이틀 전 김아 상담원님과 이러이러한 상담을 했는데, 오늘 제품을 수령했다. 김아 상담원님과 직접 통화는 어려울 듯하니 신경 써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드는 호기심.

고객센터 전화하지 않았다면 언제쯤 배송됐을까..


누군가는 나로 인해 순서가 밀렸을 수도 있다는 민폐 의식과 함께 이 또한 적극적인(?)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라는 자기 합리화가 상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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