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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22일 재오픈 첫날부터 '문전성시'

냉면류 1만5천원ㆍ편육 3만원...중국산 메밀 사용

지난 2022년 6월 25일 문을 닫았던 평양냉면 전문점 ‘을지면옥’이 종로 한 복판인 낙원동에서 22개월 만인 지난 22일 11시5분에 문을 열었다. 정식 오픈 시간은 11시30분이었으나 대기 손님이 몰리자 일찍 입장시켰다.       

을지면옥 실내.[사진=하응백]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이르면 4월 경에 시원한 냉면 육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는데 맞아 떨어졌다. 가격은 물냉면, 비빔냉면, 온면은 1만5000원, 사리 9000원, 비빔사리 1만원, 쇠고기국밥 1만3000원, 수육(200g) 3만5000원, 편육(200g) 3만원으로 책정했다. 메밀은 중국산을 사용하고 다른 식재료는 대부분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22일 을지면옥 앞에는 오픈 전부터 손님이 하나둘 모이더니 11시경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이승훈]


올 3월부터 리모델링 건물 외벽에 간판을 달면서 재오픈 날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위치는 종로세무서 옆인 낙원동 55-1 옛 제일빌딩을 리모델링하고 간판을 달았다. 간판 서체는 과거 입구에 소박하게 쓰여 있던 간판손글씨체에서 따왔다. 옛 간판은 식당 앞 외벽에 달았다.      


을지면옥이 들어서는 낙원동은 종로오피스텔이란 랜드마크와 종로세무서란 관공서, 아귀찜 골목, 특히나 익선동 초입이란 의미에서 종로의 가장 핫한 곳이다. 을지면옥이 들어서면서 일대는 더욱 붐빌 것으로 전망된다. 

            

을지면옥의 물냉면과 비빔냉면.[사진-하응백, 이승훈]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로구 삼일대로 30길 12(낙원동 55-1외 1필지)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5층 짜리 빌딩의 매입가는 112억 원이다. 공교롭게도 빌딩이 건축된 해가 1985년으로 을지면옥 개업한 연도와 같다. 옛 을지면옥 자리에서 불과 1㎞ 떨어진 거리라 정서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을지면옥 의정부 계열 평양냉면 원조인 평양면옥의 둘째 딸이 차린 2대 손맛을 잇는 점포다. 첫째 딸은 중구 필동에 필동면옥, 셋째 딸은 서초구 잠원동에 의정부평양면옥 강남점(구 본가 평양면옥)을 열었다.      


편육과 제육을 반씩 나눠서 옆자리와 나눴다고. 참고로 반반메뉴는 없다. [사진=이승훈]


의정부 계열 평양냉면의 특징은 소와 돼지고기로 육수를 내고 고명으로 얹으면서 송송 썬 대파와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것이다. 냉면 사진만 봐도 의정부 계열 냉면이란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평냉 마니아들에게 익숙한 선육후면(수육과 소주 한잔 먼저 먹고 냉면으로 마무리)과 관련 을지면옥 제육을 기막힌 술안주로 만드는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 빈 냉면 그릇을 하나 달라고 해서 제육을 한 접시를 쏟아붓고 무김치와 수육소스 그리고 겨자 두 세 스푼 넣어 비비면 양념이 매콤 시큼 간간한 새로운 안주 ‘무침제육’이 완성된다.           

을지면옥 인기 메뉴인 편육. 대부분 이를 제육이라고 부른다.[사진=하응백]

한편 옛 을지면옥이 있던 자리는 세운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구도심이 사라지고 곳곳에 주상복합 아파트 등 마천루가 들어섰다.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수많은 노포 맛집도 사라졌다. 을지면옥도 그중 하나였고 시행사와 마지막까지 보상금 문제로 긴 소송전을 벌였지만 양측 모두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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