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전통무 원형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젊은 춤꾼들의 단체인 ‘이춤컴퍼니’(예술감독 이하경)가 세 번째 정기공연으로 가을밤을 수놓는다.
이춤컴퍼니는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제3회 정기공연 ‘기록’을 무대에 올린다고 28일 밝혔다.
이춤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단원들이 춤을 대하는 다양한 모습과 태도를 관객과 직접 대면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전통춤의 계승이라는 틀 안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예인들의 치열한 자기성찰과 각자의 춤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무대에 풀어낼 예정이다.
공연 첫 순서로 김천흥 류 ‘승무’를 선보인다. 이 ‘승무’는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 출신 김천흥 선생이 1936년 사사해 1967년 인남순 원장(한국전통문화연구원)에게 전승한 것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조은서 단원이 무대에 선다. 조은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승무’와 스승들의 말씀, 춤·북 연습일지, 춤길 인생 방향에 대한 고민 등을 몸짓과 기록으로 보여 준다.
무대는 한영숙 류 ‘태평무’(김현결), 이매방 류 ‘살풀이’(김재희), 재해석한 ‘교방굿거리춤’(윤이재)순으로 이어지며 전통춤 전승자로서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을 기록해 춤과 함께 보여주는 색다른 형식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이춤컴퍼니는 2020년 첫 번째 정기공연에서 ‘있는 그대로, 이춤’이란 주제로 전통을 오롯이 담아내며 또 다른 형식의 움직임들과 상호작용하는 즉흥무대를 꾸몄다. 이는 최소한의 안무 약속 안에서 즉흥 움직임과 대사로 전통춤을 마주하는 훈련과정을 무대에 올린 것이다.
2023년 두 번째 정기공연인 ‘시대를 잇는 순간의 춤’에서는 궁중무용 ‘춘앵전’의 원형을 보존·계승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단원들이 치열하게 공부하고 실습했던 흔적을 공연화 했고 이를 통해 춘앵전 창사 전창과 모든 정재 창사를 직접 부르도록 하는 훈련에 대한 성과를 얻었다.
이춤컴퍼니 이하경 예술감독은 “전통무 계승이라는 현실적 틀 안에서 예인들이 춤의 길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 연습을 기록한 흔적, 자신을 마주하는 심정, 존재에 춤을 입혀보고 상상하는 공간을 무대로 꾸몄다”며 “춤을 대하는 단원들의 솔직 담백한 정신과 애정, 고민, 마음, 몸짓 등을 만나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서울호서예전 경규원 교수는 “이춤컴퍼니가 걸어가는 춤의 길이 관객여러분 각자의 순간들을 춤으로 연결하고 그것이 '이 시대의 춤' 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춤컴퍼니는 ‘이 순간의 춤’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특정 춤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순간의 의미 있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예술 단체다. 궁중정재를 계승하고 전통춤과 악기, 연기, 창작 움직임의 즉흥적 훈련을 통해 다양한 예술로 표현되는 순간들을 의미 있게 몸짓으로 새기려고 노력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전석 2만원. 예매 및 문의는 010-5760-9686(김담휘)
조은서 단원의 김천흥류 승무는 '스승님과 함께 걷는 길' 입니다. 우리 조은서 단원은 고 김천흥 선생님을 실제로 뵌적이 없습니다. 김천흥 선생님의 승무를 사사하신 인남순선생님께 승무를 전수받고 있는것인데요, 어떻게 하면 살아생전 뵙지못한 선생님의 춤, 그 춤의 맛을 올바르게 계승할 수있을까 저희 젊은 세대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김천흥 선생님을 뵌 적이 없지만 선생님의 영상과 기록물을 곁에 두고 찾아보고 노력하며 인남순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선생님과 함께 걸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여정을 담아보았습니다.
김재희 단원의 이매방류 살풀이는 '세상에 모든 엄마,딸에게' 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딸이지요. 무용수 한명을 키우기 위해 어머님의 희생과 노력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김재희 단원의 어머님은 본인이 아픈 지금보다 나의 딸이 시험에서 떤어져서 울고있을때가 그렇게 힘드셨다고 합니다. 가장 후회되는것은 내가 이렇게 음식을 잘하는데.. 본인 엄마한테 한번도 음식을 만들어드리고 끓여드린 적이 없는것, 그게 후회된다 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담긴 살풀이춤 함께 하시겠습니다.
김현결 단원의 한영숙류 태평무는 '자연속에서의 자유' 입니다. 어떤 효과에 기대지 않고 연습실과 무대, 어떠한 공간 안에서도 자연속에서의 숨과 편안한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싶었습니다. '어둠속에서 이 무용수의 춤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가' 춤은 추는게 아닌 추어지는 것을 해내기 위해, 이 춤이 모두에게 숨이 되고 치유가 될수있길 바라는 김현결의 태평무 입니다.
윤이재 단원의 교방굿거리의 재해석 작품은 '어머니들의 젊은 시절' 입니다. 여인들의 젊은 시절은 꽃과 같지요. 단단하고 곧은 꽃대 위로 피어나는 한송이 아름다움. 자신의 딸을 보며 젊은 날을 회상합니다. 어느순간 그 시절로 돌아가 젊은날의 내가 되기도 현재로 다시 돌아오기도 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는 한송이의 꽃, 윤이재의 색으로 온전히 존재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