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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꽃 일원이 Jun 29. 2023

짧은 만남과 동행

오늘은 당신이 더 생각납니다

그칠줄 모르는 굵은 빗줄기

곱디고운 어머니의 기약없는 기다림

그 모습에 당신의 얼굴을 보는 듯

한참을 지켜봅니다


세월의 흐름에 굽은 허리는

보조기구에 몸을 맡기고

조심스러운 걸음걸음

우산이 되고 동행자가 되어드린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볼일 보시고 조심히 돌아가세요

나 홀로 돌아오는 길


장대비에 젖은 슬리퍼와

바짓자락 물 한 바가지 씻기어 가고

바람에 축축함을 말린다


짧은 만남과 동행의 시간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그리움에

밀려오는 오묘함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오늘은 당신이 더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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