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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군 Feb 24. 2021

매체를 사는 게 아니라, 고객을 사는 것

Publisher Buying에서 Audience Buying으로

Publisher Buying에서 Audience Buying으로.


작년에 Moloco 에서 진행한 마케팅 컨퍼런스에서 'Audience Buying' 이라는 용어를 처음 듣고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난다.  과거의 퍼포먼스 마케팅이 예산을 집행하고 매체를 사는 것(Publisher Buying) 이었다면, 앞으로는 단순히 매체를 사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매체를 통해 캠페인에 적합한 잠재 고객을 사는 것(Audience Buying)으로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였는데, 정말 여러모로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매체들이 경쟁하듯이 이야기하는 '머신 러닝'이라는 것도 결국 개별 캠페인에 잘 반응할만한 사람들을 찾는 예측 분석 모델링에 대한 이야기니깐.


실제로 마이리얼트립 마케팅 조직에서 작년에 가장 크게 성과를 낸 것 중 하나도 내부 데이터와 매체의 타겟팅 기능을 잘 결합해서 각 캠페인에 적합한 Audience를 찾는 프로세스를 고도화 한 것이었다.  (DA광고 CTR 5%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잠시 감상하시겠습니다...근엔 저거보다 더 높은 결과도 종종 나와요^^)

전에 소개했지만, 여기서 한번 더 자랑;;;


비슷한 맥락에서,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의 전통적인 역할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퍼포먼스 마케팅은 비회원을 데려오기 위한 마케팅이고, CRM 마케팅은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라고 구분해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퍼포먼스와 CRM을 가르는 기준이 '회원' 여부가 되어야 할까?  


비회원과 회원이라는 구분은 operation의 편의성을 위한 구분일 뿐, '비회원'이나 '회원'은 그 어떤 공통적인 속성도 가지지 않은 그룹핑이다.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한 (논타겟팅) 푸시메시지나 이메일의 오픈율은 2%를 넘기기 어렵다.  이 2%라는 숫자에 집착하다보면 더 자극적인 메시지, 혹은 더 모호한(넓은 사람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식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차라리 퍼포먼스, CRM을 굳이 구분하지 말고 '캠페인에 가장 적합한 고객을 찾아서 다양한 채널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Audience 기반 마케팅을 진행하면 어떨까?  (물론 CRM 메시지는 회원정보에 기반해서 마케팅 수신동의 한 경우에만 발송할 수 있긴 하다.)  실제로 마이리얼트립에서 이 기준으로 고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재정립하고 나서, 타겟 사용자의 반응율을 크게 높이고 불필요한 메시지 발송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예전에는 푸시 반응율 3% 나오면 괜찮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마이리얼트립 CRM에서 발송하는 메시지들은 오픈율 10% 정도는 되어야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5~7%씩은 나오니깐...^^)  결국 회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캠페인 타겟인지 그렇지 않은지가 중요하고... 만약 캠페인 타겟에 해당되는 사용자라면 퍼포먼스와 CRM 등을 통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짧은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잘 타겟팅 메시지가 적절한 맥락에 제공된다면, 메시지의 양이 살짝 늘어나더라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진 않는다.)


오디언스 기반 마케팅


흔히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리타겟팅'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잠재고객 = 리타겟팅 이라고 단순 분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캠페인에 따라 '리타겟팅'도 얼마든지 세분화해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리 서비스에 접속했던 사람을 리타겟팅 모수로 잡아서 돌리는 광고가 정말 모든 캠페인에서 뾰족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리타겟팅'이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퉁쳐서 생각하지 말고, 각각 어떤 캠페인을 위한 리타겟팅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한 '캠페인별 리타겟팅'이 되어야 커뮤니케이션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캠페인별 리타겟팅


마케팅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보면 '요새 어떤 매체가 괜찮다더라...' 류의 매체 평가, 혹은 '예산이 늘어서 새로운 매체를 테스트하려고 한다...' 매체 확장에 대한 이야기를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케팅팀에서 새로운 매체를 테스트하는 걸 굉장히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편이다.  특히나 캠페인 목표와 매체의 강점이 잘 align된다는 확신이 없다면,단순히 예산이 늘었다고 매체 늘리겠다는 건 강하게 반대하는 편...)


특정 매체가 좋다/나쁘다는 판단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전체 오디언스 규모나 Fraud Detection 같은 기본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매체의 효율'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로는 굉장히 모호하다.  같은 매체라고 할지라도 어떤 목적의 캠페인을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느냐에 따라 효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매체로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Publisher Buying을 하고 있나, 아니면 Audience Buying을 하고 있나?
이 매체는 내가 원하는 XXX 캠페인을 위한 OOO 잠재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나?  그러한 고객들을 어떤 방식으로 타겟팅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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