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우도, 타로, 그리고 아들러의 성장을 위한 이야기 6
어린 시절의 자아와 만나는 것은 단순히 그 시절의 불우했던 상처를 돌보기 위함만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큰 목표는 어린 시절의 자아에게는 우주와 연결되어 있는 나의 온전한 생명력을 포함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존경하고 좋아할 수 있지만
누구나 그저 만나기만 해도 한 번에 매료되기 쉬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이 누구일까요?
바로 '아기'입니다. 누구나 함부로 할 수 없고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
가까이 가게 되면 경이로움에 빠져들게 되는 건
그렇게 미약한 존재임에도 순수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리 무섭고 험악한 동물들이라도 갓 태어난 사진을 보면서 신기해하지 않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을 오롯하게 담고 있는 존재의 힘.
그에게서 창조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흔히 많은 심리치료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열등감의 표상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으로 감싸주게 되면 나의 어린 시절의 움직임은
얼마나 자유롭고 생동감이 넘쳐있나요?
세상을 향해 열려있고 수많은 호기심과 열정과 기대로 눈을 반짝이고 있습니다.
살면서 사회의 규범들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 존재가 인정받고 사랑받는 경험보다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들을 듣게 됩니다.
우리의 사회가, 교육의 현실이 그러하니까요.
그런 교육이 반복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연의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기 어렵게 됩니다.
뭔가를 더 채워야 할 것 같고 남들은 날고 있는데 나만 바닥을 기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어린 시절의 자아에게 있는 생명력은 나의 본래적인 움직임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과 우주와 연결되어 매우 자유롭고 창조적입니다.
십우도의 6도 귀우기가는 내가 무엇을 해도 소가 알아서 집을 찾아가는 그림으로
나의 존재를 믿고 나를 긍정할 때 나오는 창조적이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믿으십니까.
당신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다면 어떤 움직임이든
내 존재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우주와 함께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騎牛迤邐欲還家 (기우이리욕환가)
羗笛聲聲送晩霞 (강적성성송만하)
一拍一歌無限意 (일박일가무한의)
知音何必鼓唇牙 (지음하필고순아)
소 타고 유유히 집으로 가노라니 오랑캐 피리소리 저녁놀에 실려간다.
한 박자 한 곡조가 한량없는 뜻이려니 곡조 아는 이[知音]라고 말할 필요 있겠는가.
이제 동자와 소는 서로 떨어져 있어도 마치 한 몸인양 마음이 통하고 뜻을 함께 합니다.
하여 소가 무슨 행동을 하든 내 마음을 어긋나지 않고
나의 생각과 뜻을 오로지 드러내며 본연의 길을 찾아갑니다.
비로소 자유로워진 동자에겐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소와 함께 집을 찾아가는 여정이 더 이상 버겁지 않고
든든하며 우정 어린 소풍길이라 저절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강함・파워・용기・정열・행동력・기운 내어 승리를 거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행동함으로써 잘 진행됨・
신념・영적능력・카리스마・기적・집중력
고난・패배・타성・청산・죽음・구속・움직이지 못함・가만히 인내함・
자기희생・정지・무(無)의 상태로 돌아가 생각함
메이저 아르카나 22장 중 0번 광대로부터 10번 운명의 수레바퀴까지는
나의 힘과 열정으로 이루어가는 개인적인 성장을 완성시켜 가는 과정입니다만
이제 나에 대한 온전한 이해의 단계가 완성되고 나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세상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지혜에 눈을 뜨게 됩니다.
기적과 희생,
어떻게 내게 이런 신기하고 경이로운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내게 이런 비참한 일이 벌어지고야 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나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나의 길을 걸어갈 수 지혜를 얻게 됩니다.
기적도 희생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지혜를 주었음을 알게 됩니다.
변화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되
변화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자연의 섭리에 내어 맡기고 평안할 수 있는 힘은
나의 고유한 힘을 믿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는 화엄경의 말씀인데요.
아들러는 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한 사람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자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이다.'
우리는 자주 지금의 결과에 대해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탓하게 되지만
우리도 알고 있는 것처럼 외부조건이 그의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움츠려들며 삶을 비관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러한 상처를 딛고 일어서 아픔을 예술로, 상담으로, 교육으로 치유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많은 이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건이 중요하다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가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지금의 한걸음을 결정하게 됩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건강한 삶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고 타인과 공감하며 협력하여 상생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온전한 자기 이해를 통한 창조적인 움직임, 스스로의 생활을 책임지는 용기로부터 시작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명언은
내가 나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하기 시작할 때 하늘도 자연도 함께 움직인다는
자연의 섭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들러의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인간관
사람은 자신이 가진 유전, 환경, 자질, 열등감 그 모든 것들을 재료로 하여
독특하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만들어 나아갑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고 움직이는 창조의 힘은
내가 나에게 가장 신뢰로운 친구가 되어 함께 할 때 시작되고
진실한 힘은 실제로 우주와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이, 가장 오래 관계해야 하는 나를
함부로 대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정중하고 신뢰롭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격려해 주십시오.
당신의 본연의 힘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지 한번 믿어보아 주시겠습니까?
세상이 움직이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