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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소리

우리의 생각이 삶을 만들어간다.

by 마음자리
그녀는 남편의 거친 스킨십이 아이들을 공포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걸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그만 좀 하라고 몇 번이고 말을 해도 듣지 않고 결국 파국에 이르고야 만다고.


아빠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때때로 거칠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녀의 표현은 매우 단호하고 위협적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반복되는 이야기. 표현되는 감정이 좀 과장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아빠가 놀아주는 거고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생이 넘어서 싫으면 싫다고 말할 나이인데...


부부의 갈등은 어린아이들을 향한 과한 스킨십으로 시작된 것 같았고 남편은 도무지 아내의 잔소리를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쫓아다니면서 괴롭히고 있다고. 결국 참다 참다 화를 내면 나만 미친놈이 되는 것 같다고 이렇게는 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보이는 현상으로만은 이해하기 어려운 악순환... 아들러는 그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초기기억 기법을 소개했다. 5~7살.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인상적인 기억. 그때의 기억을 표현하는 방식은 현재의 자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나는 그녀의 초기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6살 때쯤 언니를 기다리려고 문 앞에 앉아 있었어요. 문 앞에 앉아 다리를 올리며 장난치고 있을 때 커다란 트럭이 지나갔죠. 순간 내 다리가 바퀴에 감긴 것 같았어요. 정확하게 기억나는 건 없지만 차 안에 빨려 들어갔죠. 온몸이 다쳐서 뼈가 드러났던 기억이 나요. 그 후 1년 동안 병원에서 수없는 수술을 받았죠. 지금도 그 흔적이 있어요. 다행히 지금은 회복했지만 여름이면 반바지를 입지 못해요. 상처가 커서...


그녀는 사고가 났다는 것과 뼈가 드러났던 장면을 기억했지만 그 외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많이 무서웠겠어요...라고 말하자. 글쎄요. 그때 일은 기억나지 않아요. 잘 회복했다는 것. 그것뿐이죠.


나는 잊어버렸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많이 무서웠다는 것을 반증하는 건 아닐까요?

그녀에게 되묻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6살 아이가 그런 큰 교통사고를 당해서 1년간 병원에서 골절로 수술을 하고 버텨야 했다면 상상이긴 하지만 병원에서 겪어야 하는 수많은 검사와 처치에 대해 몸으로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반복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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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들러상담학회 아들러상담전문가 1급 / Adlerian / 불완전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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