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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우호성, 그리고 존중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는 용기

by 마음자리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각자마다의 성격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하나의 기준을 찾는다면 그것은 일관성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는 용기 1_일관성


자녀들은 자신의 처해진 상황을 안전하다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바탕이 되는 것이 부모의 일관성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한다.


참아요. 참고 참지만...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되더라고요.
나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언제까지 두고 봐주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성질을 내고 돌아서게 되면 내가 더 비참해져요.


좋은 부모를 흉내 내고 싶어 한다. 곱게 말을 하고 예쁘게 안아주고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는 부모.

그러나 솔직해지자. 우리는 언제나 그럽게 곱고 예쁘게 미소 짓는 상황만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장면 중에는 늘 내편이라 생각했던 부모의 돌변한 얼굴에 대한 두려움이다.


아빠를 보고 너무 반가워서 뛰어갔어요. 길을 건너는 와중에 차가 달려왔고 부딪칠 뻔했죠.
난 너무 놀라서 아빠에게 달려갔는데 아빠는 내 뺨을 때리셨어요. 그리고 크게 소리치셨죠.
'미친 X, 똑바로 보고 건너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난 그 순간의 아빠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아빠도 역시 너무 놀랐을 테고, 그 흥분한 상태의 모습이 진심은 아니었을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의 경험은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내가 알고 있는 아빠의 따뜻한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언제든 무서운 아빠로 돌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이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눈치를 보게 만든다.

그때부터 이 상황에 대한 자신의 판단보다는 부모의 표정을 살피고 괜찮은지 아닌지를 이해하게 된다.

나 스스로 보다 타인의 반응을 의식하게 되는 삶의 태도는 부모의 일관적이지 않은 양육에서 비롯된다.


일관성을 가진다는 것, 부모가 늘 내가 이해하는 그 모습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부모에게는 매우 어려운 숙제다. 상담에서도 상담자가 가져야 하는 첫 번째 과제가 '일체성'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 놀라고 긴장하고 화나고 불안해하는 자신의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부모가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위 남들이 괜찮다고 말하는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솔직한 나의 모습과는 멀어지게 되어있다. 내가 불안했고, 놀랐고, 긴장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나도 너처럼 인간적인 한계가 있는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우리의 대화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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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들러상담학회 아들러상담전문가 1급 / Adlerian / 불완전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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