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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없는 자녀의 행동 3 -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힘겨루기'

by 마음자리
몇 번을 말해도 소용이 없어요. 들은 척도 안 해요.
어려운 일도 아닌데... 빨래통에 빨래를 넣으라고, 숙제하고 놀라고...
매번 하소연하다 소리 지르게 되는 내 모습은 정말 비참해요.
뭐라고 하면 오히려 짜증을 내고...
예전엔 미안해하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젠 못 들은 척해요.
언젠간 한번 기강을 잡아야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날 미워하는 건가 싶어 겁도 나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힘겨루기 - 어느 누구도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 때만이 내가 정말 값어치가 있을 때야.”


부모가 아이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관계.

2살 때부터 아이는 '싫어!' '아니!' '미워!'를 배운다.

마트에서, 카페에서 소리를 지르고 울거나 드러누워버리면 난감해지는 부모들...

그런 행동을 통해 그렇게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게 될 때 느끼는 묘한 쾌감을 알게 된다.


부모는 당황하고, 좌절하게 되기도 하고 또는 한편으론 모진 마음을 먹게 되기도 한다.

그래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주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도 대해 보지만 '힘겨루기' 단계의 아이는 반성은커녕 더 거친 대응으로 응수한다. 결국 부모의 좌절감과 자괴감만이 남게 된다.


"애들 때 다 그러는 거지. 그걸 갖고 뭘 그렇게 예민하게 그래."

손자손녀를 너무 예뻐하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육아에 거리감이 있는 남편의 한발 떨어진 느긋한 조언이라도 듣게 된다면 이 답답함은 배가 된다. 나 혼자 나쁜 부모가 되는 것 같고 아이의 버릇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아서 걱정되기도 하고 동시에 패배감을 맛보게 된다.


힘겨루기의 양상 역시 관심 끌기처럼 다양한 행동으로 드러난다.

적극적 힘겨루기 - 논쟁, 반박 / '나쁜' 습관을 지속하기 / 짜증내기 / 꾸물대기
소극적 힘겨루기 - 일하기 싫어함 / 고집부리기 / 말 안 듣기 / 잊어버리기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 부모는 눈앞에 도전장이 날아드는 느낌이 든다.

노안영, [개인심리학 상담 원리와 적용] 중에서


힘겨루기는 긍정적인 방식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남이 뭐라든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겠다는 '힘겨루기'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일을 추진해 보고 싶은 '인정 욕구'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힘겨루기'


힘겨루기의 상황에서 유약해진 부모님은 결국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게 된다. 그렇게 소원이 이루어지게 되면 아이는 자신이 소리를 지르거나 막무가내로 행동을 해서 성공한 에피소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젠 나도 생각할 수 있고 알아서 행동할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 긍정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생각할 때 부정적으로라도 자신의 힘을 관철하고 싶어 한다.


안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믿는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성공을 위해 자신을 통제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그렇게 독립적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하며 효능감을 얻는다.


그러나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아이들은 다른 이들을 통제하려고 들거나 질서에 반항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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