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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딸 ‘피임 도구’를 사줘야 할까요?

중딩딸 성관계를 알게 된 부모의 눈물

by 동동이

"엄마, 저도 존엄성을 지키고 싶어요. 계단이나 옥상 같은 위험한 곳에서 관계를 맺으면 제 인격이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미성년자라 숙박업소도 못 가니까, 엄마가 주말에 잠깐 집을 비워주시면 안 될까요?"


이런 말을 들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요? 남 일 같지만, 사실 주변에는 자녀의 성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정말 많습니다. TV에서 배운 대로 성교육을 열심히 해줬어도, 막상 자녀 서랍에서 피임 도구를 발견하거나 성관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부모는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학교 현장은 어떨까요? 분명 성 관련 교육은 있지만, 담임 선생님께 성 문제 상담을 요청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난감해하며 전문 기관에 연결하거나, 심지어는 그 학생을 '문제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성은 민감하지만, 반드시 다뤄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는 선생님께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들에게 서로를 비하하는 성적인 욕설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보다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아이들 스스로도 알고 충격을 받았던 사례처럼, 청소년 성문화 속에서도 심각한 불균형과 왜곡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중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의 성관계를 알게 된 두 부모가 서로 상의 끝에 자녀들에게 피임 기구를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자식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만약 아이들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거나 큰 사고를 쳤을 때를 생각하면, 부모의 이런 행동이 차라리 나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이 무엇인지 우리는 고민하게 됩니다.


청소년에게 성을 누릴 권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늘 논란이 되는 질문입니다. 청소년의 성적 자유를 허용해야 할까요? 아니면 위험으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까요?


저는 그 무엇보다 존엄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이 존중받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예를 들어,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비위생적이거나 무책임한 관계를 가지려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지 욕구에 충실한 감정일 뿐이니까요.


청소년의 성 문제는 단순히 '해도 된다'와 '안 된다'를 넘어, 복잡한 현실과 윤리적 고민이 얽혀 있습니다. 우리는 피임 기구를 제공했던 부모의 사례에서처럼,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현실을 인정해야 할지 아니면 청소년의 성적 활동 자체를 막고 이상을 지켜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이 논의의 핵심은 존엄성입니다.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선택과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청소년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그들에게 책임 있는 선택을 요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아직 그럴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부모로서 통제와 보호의 울타리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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