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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Aug 16. 2023

[김코치의 상담실]#17. 대기업 토끼, 못 간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 중 '(끝없는) 경주'에서 이기는 이는 누구일까



나는 토끼인가, 아님 거북이인가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모르는 이는 없다. 

토끼의 빠른 발로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손쉽게 이길 줄 알았지만, 오히려 토끼가 가진 못된 습성(자만심)으로 경주에서 졌다는 것이다. 이 우화에서의 교훈을 어렸을 때에는 '꾸준함 또는 인내심'으로 받아들였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누가 보던 보지 않든 간에 묵묵히 해낼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냥 토끼이고 싶었다. 

토끼의 빠른 발이 더욱 부러웠다. 그 발(실력)만 있으면, (해야 하는 것 중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토끼가 되려고 했다. 정확히는 토끼의 실력을 갖추려고 했다. 하지만, 진짜 토끼에게 짓밟히기 일쑤였다. 그리고, 특히 나보다 뛰어난 발놀림을 가진 토끼에게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때 깨달았다. "나는 토끼가 아니었구나...." 


대부분 이 상황에서 망연자실한다.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상담에 와서 그렇게들 많이 이야기한다.) 

그럴 때면 해드리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모릅니다."

게다가 우리가 뛰는 경주의 룰이 무엇인지, 승자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지도 모릅니다. 일단, 주최 측(회사)에서 뛰라고 하니까, 뛰는 것뿐입니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뛰는 것이 이 기나긴 경주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알지 못합니다. 그동안 뛰어왔던 '관성'에 의해 뛰어갈 뿐입니다. 그런데, 분명히 이건 알고 있습니다. 뛰다 보니, 뛰어가던 방향과 방법으로 계속 뛰어갈 수 없는 길이 나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는 것은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레이스에서 

토끼와 거북이 중에 어떤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내가 만들고, 이겨야 하는 경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나의 경주는 1) 궁극적으로는 미래에 내가 만들 새로운 경주를 위한 것이다. 그때도 내가 뛰어야 하겠지만, 최소한 내가 전적으로 유리한 레이스를 그릴 수 있는 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2) 현재의 경주는 함께 뛰는 이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에 집중하고, 3) 그 과정에서 어떤 것이 유의미한 방법이며, 유의할 점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주어진 레이스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과 컨디션(조건)을 발견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4) 기대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레이스 전, 중간, 후의 각 단계 및 구간별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나의 대처 능력을 시험하며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결국, 최종의 레이스를 위해 우리는 예비 레이스에 올라서 있을 뿐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어떤 레이스(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에 참여하고 있는가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어디에 있던 토끼의 (1) 영민함과 (2) 빠른 발, 그리고 거북이의 (3) 성실하면서 동시에 (4) 우직함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거나, 종국적으로 내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서는 위의 4가지 태도 중 어떤 준비와 노력을 통해 강화 또는 보완할지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대기업에 갔지만 그 사람이 토끼라면.. 

중소기업에 갔지만, 그 사람이 거북이라면..



대기업에 간 토끼는 분명 '방심하게 될 것'이다. 

운이든 실력이든 혹은 두 가지 요인으로 들어갔다면, 그걸로 대부분 만족할 것이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어렵게 들어간 자리이기 때문에 더더욱 지키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지키려고 하면 할수록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방심'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내가 만든 조건이 아니지만, '이름난 기업, 높은 연봉에 양질의 근무조건 등이' 마치 내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심취하게 된다. 


따라서, 방심하지 않도록 늘 '주위'를 살펴야 한다. 

여기서 주위는 '가까운 사람들의 크고 작은 변화'부터가 시작이다. (함께 일하는) 가까운 사람들은 이미 나와 유사한 영역 속 활동을 하는 이들이다. 당연히 나와 비교적 비슷한 배경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 평소에 취급하는 데이터를 포함한 포괄적 경험치가 또 다른 전문성을 만들어낸다. 거기서부터 나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또 하나는, 내가 포함된 '시장과 회사 및 연관된 경쟁사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이 결국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기대의 방향과 방법, 내용 등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 변화에 리드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따라가는 것처럼' 보여줄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아마도 대기업에 다니는 토끼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천성이 방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다. 아니,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만 필요한 만큼만 실천한다. 문제는 그게 '초반에는 일부 통'할 수 있지만, 경력이 쌓이고 뜻하지 않게 직책을 갖거나 그에 준하는 권한을 갖게 되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거북이가 가진 3) 성실함과 4) 우직함을 미리부터 기본 태도로 갖추어 가야 한다. 




중소기업에 간 거북이는 분명 '자포자기' 할 것이다. 

실력이 없던, 운이 없던, 두 가지 없든 간에 마음에 들어간 곳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다니고 있는 직장에, 그 속에서 하고 있는 일에 큰 관심과 욕망은 없다. 그래서, 이곳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또 다른 어딘가로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여기서 잘 버티고,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 이것도 앞선 대기업 토끼의 사례처럼 '지키는 것'의 종류지만, 지금 있는 자리를 지키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또는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희망 없는 게으름'에 가깝다. 


따라서,  자포자기를 막기 위해, 실제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절실하다. 

'희망의 실현한다'는 것은 마음속에 가진 욕망이 투영된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구현한다는 말에 가깝다. 따라서, A) 기존에 하던 일(직장, 직무)로 부터 내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무엇이 있는지를 계속 찾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 가장 가깝게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성장 과정에 대해 탐색해 보거나, 그 과정에 있어 내가 겪게 될 여러 어려움과 문제를 내 의지대로 충분히 풀어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낮아진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할 만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만약 내 일로부터 희망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B)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때 대부분 '잘하는 일 또는 잘 되(어 보이)는 일'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하고 싶은 일 또는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지는가"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일은 없다. 좋아하고 관심이 가는 일로부터 잘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실제로 잘하게 될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위의 이야기도 중소기업에 간 거북이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성실하고 우직한 거북이가 아니라, 일 보다는 노는 걸 좋아하는 토끼였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결말을 맺고 만다. (커리어 성장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고,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마련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거북이지만 토끼의 빠른 발과 영민함을 통해 지금 위치에서 나를 탈출시켜 줄 수 있는 Key를 스스로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해볼 필요가 있다. 설사 부분적으로 '잘 안된다'라고 해도 거기서 분명 배우거나 깨닫는 것이 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희망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거북이들은 간혹 너무 빨리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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